힐링 - 살아서 꽃피지 않는 영혼은 없다
박범신 지음, 성호은 일러스트 / 시월의책 / 2021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에세이 형태의 시

이 책 "힐링"은 박범신 작가의 에세이이다. 그런데 내가 읽은 소감은 "에세이가 아니라 시"이다. 한 문장 한 문장이 마치 시를 쓴 듯 힘이 있다. 더구나 작가의 3년간 SNS에 쓴 글을 모아 편집한 책이라고는 한다. SNS에 쓴 글이 이 정도라면 역시 훌륭한 작가는 나와는 다른 세상에 있구나라고 느낀다. 책을 읽지 않고 감상하게 되었다.

나도 블로그에 금융 상품 투자, 서평 등을 쓰는데 그동안 썼던 블로그 글이 부끄러워진다. 혼자 만의 감상에 끄적이지는 않았는지, 순간의 성과에 과하여 그르친 정보를 쓴 것은 아닌지 되돌아보게 되었다.

선배의 조언

내가 이 책을 선택하면서 처음 들었던 생각은 보통의 힐링 에세이처럼 이상적인 말이 많겠지 정도였다. 그러나 책을 읽으면서 공감했던 이유는 삶의 선배가 알려주는 속삭임 같았다. 이 책은 내가 요즘 허전했던 것, 잡히지 않았던 것, 혼란스러운 일들을 그건 이렇고, 이건 그런 것이라고 정리해 주었다. 삶의 선배가 해왔던 고민을 이제서야 내가 따라가고 있다는 안도감도 들었다.

내면의 목소리, 음률

나는 책을 읽으면서 공감되거나 생각의 확장을 주는 문장에 줄을 친다. 보통 책 한 권에 5번 이하의 문장이 포함된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면서는 줄을 긋지 못했다. 처음 몇 문장에 줄을 치다가 모든 문장에 줄을 그을 것 같아 그만두었다. 작가는 SNS를 통하여 그 당시 3년간의 느낌을 쓴 것이 아니라 살아온 경험을 3년간 표출한 것 같다. 이 책에 담긴 한 줄 한 줄이 오랜 시간에 담가온 생각의 문장이었으리라..

책 내용 중 " 내 문장에 의해 내면에서 생생한 목소리 혹은 억압돼 있던 음률이 솟아오를 미지의 독자들을 상상하면 흥분된다"라고 밝혔는데, 작가의 예상은 정확하다. 나도 그렇고 다른 독자들도 비슷한 느낌을 가졌을 거라고 생각된다. 책 제목처럼 힐링으로 다가온 이 책은 요즘 내가 주로 앉아 있는 의자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 있을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