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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령, 80년 생각 - ‘창조적 생각’의 탄생을 묻는 100시간의 인터뷰
김민희 지음, 이어령 / 위즈덤하우스 / 2021년 1월
평점 :
이어령 교수님?
이화여대 교수시고 문화부 장관도 하셨던 분. 지금까지 이어령 교수님을 알고 있었던 내용은 대충 이랬다. 그리고 아마 한나라당, 아니 신한국당(?) 위원도 하셨나? 정도의 생각이었다. 그 정도 많이 왜곡된 지식으로도 이 책을 선택하게 된 것이 오히려 다행이었다.
대한민국의 스티브 잡스
책을 읽고 이어령 교수님에 대해서 알게 된 건 충격이었다. 혼자서 이렇게 많은 일을 할 수가 있구나! 80년의 생각이란 책 제목이 딱 어울린다. 나도 50년을 살면서 50년의 생각이란 이름을 붙일 수 있을까? 너무나 부족함을 느낀다. 끊임없이 의문을 품고, 아이디어를 창조하고 생각을 일상화하는 것이 나에게 무엇보다도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한민국의 중요 행사마다 이어령 교수님이 위원장, 자문 역할을 맡을 수밖에 없었던 이유이다. 나도 88 서울 올림픽 개회식, 폐회식을 TV로 생중계했던 기억이 난다. 이전에도 다른 올림픽이나 월드컵 행사를 보았기에 춤과 노래와 행진이 어울리는 일반 행사이겠거니 생각했지만 대한민국을 한 편의 드라마로 보여주는 듯 큰 감동을 받았던 것 같다.
책 속에 소개된 교수님이 창조했던 많은 테마와 아이디어의 공통점은 스토리가 들어있다는 점인 것 같다. 그것도 일반인이 이해할 수 있고, 한 꺼풀 벗겨보면 심오한 감동이 있는 스토리이다. 그런 점에서 스토리가 있는 상품을 창조한 스티브 잡스를 생각했다.
반대 의미
책 속의 교수님 말씀 중 반대 의미에 대한 내용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진실의 반대말은 거짓이 아닌 망각이고, 따로의 반대말은 같이 가 아닌 서로라는 것. 나이가 들어가다 보니 삶의 통찰을 이런 것에서 느끼게 된다.
외로움
책 속에서 가장 의외였던 점은 외로움이었다. 협업도 많이 하고 인맥도 넓은 교수님이 말하는 외로움이란? 혈연, 지연, 학연과 엮이지 않은 점, 한 분야만 고집하지 않은 점, 파벌을 형성하지 않은 점인 것 같다. 한국 사회에서 이렇게 살아오신 분이 있었을까? 그런 분의 삶의 후반부의 감정이 외로움이라면 아이러니하다. 이 책은 그런 점에서 교수님의 외로움을 많이 덜어드릴 수 있을 것 같다. 나처럼 교수님을 이해하고, 존경하고, 올바르게 아는 독자가 생겼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