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내가 달리기를 하며 배운 것들 - 인내하며 한 발 한 발 내딛는 삶에 대하여
안철수 지음 / 21세기북스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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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이 시작되기도 전인 하이텔, 나우누리 시절엔 컴퓨터 바이러스가 최전성기였다. 지금은 윈도우 자체에 보안 기능이 담겨있어 오히려 바이러스 활동이 뜸해졌다. 그 시절 안철수 씨가 배포한 안티바이러스 프로그램인 V3 최신 버전을 받기 위해 일주일에 한 번씩 새 버전이 나왔나 확인하는 것이 주말의 습관이었다. 나에겐 받는 것이 습관이었다면 안철수 씨는 배포하기 위해 프로그램을 짜는 것이 일상의 습관이었을 것이다.

그때부터 알게 된 안철수 씨는 그의 겸손한 성품이 더해져 나의 멘토가 되었다. 그의 정치적 성향이 어떠한지, 그의 정치적 행보가 옳았는지에 대한 평가는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 물론 나도 그의 정당을 정치적으로 응원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것과는 관계없이 이 시대 안철수 씨는 많은 사람들에게 멘토로서의 자격은 충분하다고 생각된다.

안철수 씨의 책은 빠지지 않고 다 읽어본 것 같다. 사실 안철수 씨의 책 내용은 중국 고전이나 도덕 책에 나오는 내용 같아서 비판을 받은 경우도 있었다. 정치를 공식적으로 선언하면서 출간된 안철수의 생각이 대표적이다. 개인적으로는 안철수의 생각이란 책을 매우 인상적으로 읽어보았다. 하지만 편파적인 언론과 대중은 글자 한자 한자 거짓을 찾고, 표절을 찾고, 평범한 진리를 누구나 다 아는 사실로 매도하였다. 정치적으로는 평범한 진리는 눈길을 끌 수 없었다. 하지만 세상의 진리는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문제는 그 사실을 얼마나 진실되게 실천하며 살아왔는가 일 것이다. 안철수 씨는 그 점에서 책의 내용대로 살아온 분이라 그의 주장은 힘이 실려있다. 

그런 점에서 달리기를 하며 배운 것들이란 이 책 또한 반가운 마음으로 읽어보았다. 이 책은 일단 정치인으로서가 아닌 그냥 인생 선배로서, 달리기 선배로서의 가르침이 담겨있다. 정치적으로 힘든 6년을 보내고 실패에 빠졌을 때 달리기가 그룰 위로해주었고, 그가 마라톤 풀코스를 완주하기까지의 과정이 담겨있다. 독자들에게 달리기 시작하기를 추천하고, 달리기에 대한 시작부터 지금까지의 도움이 될만한 그의 경험에 대한 상세한 조언도 실려있다.

안철수 씨는 몰입감이 대단히 높은 분인 것 같다. 이 책을 읽어보니 달리기의 장점, 시작하는 방법, 꾸준하게 유지할 수 있는 팁, 달리기를 잘할 수 있는 방법 등 달리기에 대한 전반적인, 하지만 중요한 내용들을 알기 쉽게 설명하고 있다. 짧은 시간에 달리기 전문가에 도달해야만 해 줄 수 있는 조언이기에 그의 몰입도에 놀랍다. 그렇기 때문에 의사로서, 컴퓨터 전문가로서, 기업가로서, 교수로서, 정치인으로서 변신을 할 수 있었다고 생각된다.

현대 사회에서는 정치적으로 능한 사람이 정치인으로서뿐만 아니라 일반 회사원으로서 성공 확률이 높다. 하물며 안철수 씨는 말이 어눌하고 정치적으로 약지 않다. 그런데 어떻게 정치인으로서 성공할 수 있을까?.. 정치인은 눈치와 계산이 빠르고 본성이 냉정하고 악한 마음이 있어야 하는 것 같다. 사람은 누구나 모든 일을 잘 할 수 없기 때문에 정치는 그런 사람들에게 넘겨주고, 나의 멘토의 남아주기를 희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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