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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을 위해 사느라 오늘을 잊은 당신에게 - 90세 현직 정신과 의사의 인생 상담
나카무라 쓰네코 지음, 오쿠다 히로미 정리, 정미애 옮김 / 21세기북스 / 2019년 10월
평점 :
이 책의 제목이 유독 눈길을 끌었다. 내일을 위해 사느라 오늘을 잊은 당신에게...나에게 직접 말해주는 것처럼 느껴지는 제목이 아니던가? 내가 요즘 관심 있었던 주제이기도 했다. 지금까지 일했던 시간보다 앞으로 일할 시간이 훨씬 짧게 남았다는 생각이 자주 들었던 요즘이기도 하다. 그래서, 미래에 대한 걱정과 준비에 많은 생각을 하게 된 시기이기도 했다. 그러던 중 이 책을 만났다. 오늘을 잊은 건 나도 해당되기 때문이었다. 평일에는 업무에 치이는 생활에 주말만 바라보고, 주말에는 다음 연휴의 여행을 바라보았다. 오늘을 잘 살기 위해 노력하기보다는 내가 계획한 기간 동안 잘 버티고 지켜내길 원했다. 결국, 오늘을 잊었던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이런 제목을 가진 이 책의 작가가 궁금하였는데, 90살 된 정신과 의사 쓰네코씨였다. 인생 선배의 경험을 접할 수 있을 것 같아 일단 안심이 되었고, 작은 책 사이즈에 편안한 문체로 인해 금방 읽어 내려갈 수 있었다. 이 책은 쓰네코씨의 삶에 이야기이기도 하고, 독자들에겐 90살 어른이 주는 삶에 대한 가르침으로 요약할 수 있다. 쓰네코씨 자신의 인생 사와 환자와의 상담에서 얻은 교훈을 담담하게 들려준다.
인상 깊었던 것은 쓰네코씨의 삶에 대한 여유이다. 90살의 정신과 의사라는 직업이 주는 선입견과는 달리 쓰네코씨의 인생 사는 순탄치 않았다. 어릴 때부터 어려웠던 가정 형편, 남편과의 불화, 의사로서 자리 잡기 등 어려운 점이 많았지만, 어려움에 순응하고 긍정적인 마음의 여유를 가지라고 조언한다. 인생은 항상 어려움이 있기 마련이니, 미리 걱정하지 말고 난관과 걱정과는 거리를 두고 현재를 인정하며 즐기라고 한다. 그런 말은 그냥 남들에게 말하기는 쉽지만, 그것이 실제 행하기에는 어려운 이야기지만, 그녀의 삶이 그렇게 살아왔기에 쉽게 들리지는 않는다.
그녀는 또한 인간관계에 대한 중요성에 대해 자주 강조한다. 그녀가 의사가 되기까지 주변 사람들의 도움을 받았고, 삶의 중요한 변곡점에선 항상 사람들의 도움이 있었다고 회고한다. 반대로 인간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 또한 심했지만, 상대를 존중하고 일정 거리를 두면 마음의 안정을 찾을 수 있다고 조언하고 있다.
어떻게 보면 도덕 책이나 논어에 나올법한 이야기이지만, 하나하나 공감하며 읽었던 이유는 내가 지금까지 생활해온 이야기와 비슷하기 때문이다. 생각해보면 나 자신이 살아온 삶의 태도 또한 사람에게 스트레스 안 받고, 긍정적인 마음의 평온을 가장 중요하게 여긴 것 같다. 나 자신을 다시금 되돌아보게 해준 이 책을 이따금씩 자주 펼쳐볼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