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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남편이 퇴직했습니다 - 사모님 소리 듣던 28년차 전업주부, 하루아침에 집안의 기둥이 되다
박경옥 지음 / 나무옆의자 / 2019년 7월
평점 :
많은 사람들이 퇴직 이후의 삶을 준비하지 못하고 퇴직을 맞는다고 한다. 나도 퇴직 이후의 삶에 대해서 막연한 생각만 있었다. 퇴직 기념으로 해외여행을 갈까? 한 달 살기나 1년 살기를 해볼까? ... 우선 이런 장밋빛 꿈에 대한 생각이 들고 남는 시간을 좋아하는 책을 읽으면서 여유롭게 지내는 상상 말이다.
이 책을 읽기 전에는 퇴직 이후의 생활에 대한 내용이 담긴 책을 읽어보지 못한 것 같다. 그동안 일에 너무 바쁘고, 현재에 닥친 업무에 치이다 보니 퇴직이라는 생각은 너무 멀게만 느껴진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객관적으로 되돌아보면 퇴직은 나에게도 그리 먼 미래가 아니다. 이 책은 퇴직 이후에 생활에 대한 구체적인 생각을 갖게 해 주었다. 퇴직한 남편을 바라보는 아내의 입장에서 솔직하고 서술되었고, 생활의 다양한 분야에 대해 상세한 경험이 담겨있다. 간접 경험이란 걸 가깝게 느끼게 해주는 책이다.
사실 퇴직 이후의 재정 문제에 대해서는 지금도 가끔 시뮬레이션을 해본다. 과연 얼마가 있어야 기본적인 생활을 유지하면서 노후 생활을 보낼 수 있을지 말이다. 서점에도 각종 공적연금, 개인연금에 대한 책이 있고, 노후 생활을 위한 재정적인 가이드를 해주는 책도 무수히 많다. 나도 너무 재정에 관한 생각에 치우쳐 퇴직 이후의 생활만 생각하지 않았나 되돌아보게 되었다. 아내와는 문제, 자식과는 문제, 거주 지역 내 공동체 등 사회생활 등 퇴직 이후의 삶은 그렇게 간단하지는 않을 텐데 .... 그런 면에서 이 책은 다양한 분야의 경험과 대안을 제안해준다.
최근에 인간극장에서 철학자 김형석 교수님 편을 다시 보기로 보았다. 5편으로 되어있는 시리즈물이었는데, 1회만 보려고 하다가 단숨에 5편을 다 볼 수밖에 없었다. 일단 김 교수 님의 절제된 삶에 대해 배울 점이 많았고, 백세가 넘는 연세에 아직도 강연, 글쓰기 등 일하는 모습에 감탄하였다. 예전엔 사회적으로 퇴직 이후의 삶은 여생이라 여기며 짧은 기간이라는 생각이 지배적이었지만, 이젠 평생직장이라는 개념도 많이 퇴색되었고, 의료기술의 발전으로 퇴직 이후의 기간이 퇴직 이전의 기간만큼 남는 셈이다. 퇴직 이후의 삶에 대해 다양한 생각을 갖게 해 준 이 책을 많은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