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용 - 다문화제국의 새로운 통치전략 카이로스총서 16
웬디 브라운 지음, 이승철 옮김 / 갈무리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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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에서 관용이 윤리적, 정치적 의미로 널리 알려지게 된 것은 홍세화의 『나는 파리의 택시운전사』로부터의 촉발이었다. 독재에 대한 저항의 담론으로 제기된 이 관용은 현재까지도 지속적으로 논의 되고 있다. 제국의 통치수단으로써의 관용? 어찌 보면 불관용이 넘쳐나는 한국사회에서 쉽게 받아들이기 힘들지도 모르겠다.

이 책에서 주로 논하는 관용은 미국과 유럽국가의 국제사회 통치전략으로써의 관용담론이다. 이미 다양한 인종이 뒤섞여 있고, 노블리스 오블리제(Noblesse oblige)가 발달한 미국과 유럽에서의 관용과 한국에서의 관용은 차이가 있어 보인다. 먼저 전자의 경우에는 아래로부터의 저항을 통제하기 위한 위로부터의 통치수단이고, 한국의 경우에는 독재시대를 계기로 현재 신자유주의에 대항하는 아래로부터의 저항수단이다.

 이명박정권으로부터 관용을 찾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어쩌면 이 책은 정치적 자유는 확장시킨 반면 대량 정리해고를 통한 실업과 빈곤을 심화 시켰던 김대중, 노무현 정권시기에 대한 적절한 분석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저자가 책에서 밝혔듯이 관용담론이란 복합적인 상황 속에서 너무나 다양하게 사용되고 있으며, 현재 이주민노동자, 다문화가정 등 한국 사회에서도 관용담론이 활발히 논의되었던 서구의 조건이 마련되고 있다.

 얼마 전 여야 의원 20명이 참석한  '다문화가족정책연구포럼'이 창립식을 열지 않았던가. 조화와 존중을 외치면서 차이 그 자체에 대한 문제제기를 은폐하려는 시도는 이미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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