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하는 공포 산책자 에쎄 시리즈 2
지그문트 바우만 지음, 함규진 옮김 / 산책자 / 2009년 1월
평점 :
절판


원제는 liquid fear이다. 옮긴이가 밝히듯이 저자가 사용한 liquid라는 말은 여기저기 스미는, 어느새 젖어드는, 차갑고, 무한하며, 숨막히게 하는 등의 의미일텐데 이를 유동하는 이라고 번역했음을 밝히고 있다. 저자는 이 책에서 죽음, 악, 테러리즘 등을 거론하며 우리가 공포에서 벗어날 수 없을뿐만 아니라 이 사회에서 공포는 또 하나의 자본창출의 수단이 되어 자체 재생산되는 구조를 지닌다고 하였다. 전쟁의 공포를 이용한 군비확장, 질병의 공포를 이용한 건강식품의 판매 등등. 공포는 자본주의 사회의 훌륭한 상품이다. 그 전 시기에도 공포는 물론 그와 같은 역할을 하였겠지만 소비지상주의의 자본주의는 공포를 상품화하기에 더욱 적절하다는 것이다. 자본주의의 발전에 따라 노동계급으로부터 혁명이 자연스럽게 일어나리라 보았던 맑스가 실패하고, 지식인이 불을 붙이고 이끌지 않으면 자연발생적인 혁명은 일어나기 힘들다고 보았던 레닌도 세상을 바꾸는데 실패한 지금 지식인이 역할은 무엇인가? 이 공포에 대항하기위한 지식인의 역할은 무엇인가? 바우만은 다소 슬픈 해결책을 내놓는다. 인류의 지속가능성을 위해서 지식인은 자신들의 예언이 틀리기를 바랄 수 밖에 없는 현실이라고. 지식인과 민중(이제는 인류 전체라는 의미의) 사이에 새로운 협약이 이루어지길 기대해야 한다고. 어려운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