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진 틈이 있어야 그 사이로 빛이 들어온다 -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프리드리히 니체 지음, 김신종 옮김 / 페이지2(page2)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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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깨진 틈이 있어야 그 사이로 빛이 들어온다"를 만나기 전 나는 유튜브나 여타의 니체를 친절하게 풀어쓴 책을 접한터라 니체를 모르지는 않는다고 생각했다. 
이 책을 덮고 제일 먼저 든 생각은 "내가 얼마나 오만했던가."였다. 마치 고1~3학년 3년 과정을 한 권짜리 요약서를 일주일 정도 훑어보고 수능 고득점을 바라는 일개 초등학생이 아니었던가. 
책을 읽는 동안은 내가 지금 니체의 생각을 제대로 따라가고 있는걸까. 내가 니체를 제대로 읽어낼 깜량이 안되는 건 아닐까라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었다.
내 이해력이 달리거나 내 완벽주의가 내 발목을 잡거나 둘 중 하나였을 것 같다. 물론 난 전자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그 중에서도 인상 깊었던 대목을 몇 자 적어보면 다음과 같다.

'그대들에게 말하건대, 인간이 춤추는 별을 낳으려면 자신 안에 혼돈을 품고 있어야 한다.'-p25

-이 책의 제목과 일맥상통하는 구절이라고 생각했다. 자신 안에 혼돈이라는 날카로운 것을 품어 찢어진 살갗 틈 사이로 진실(빛)이 들어오는 것이 아닐까.
죽음에 이르지 않을 만큼의 파멸을 통해서..

'나는 모든 글 중에서, 오직 자신의 피로 쓴 글만을 사랑한다. 피로 써라. 그리하며 피가 곧 정신임을 그대는 알게 될 것이다.'-p73

-'피로 쓴다'는 것은 자신의 몸이 직접 체험하고 직접 사유하고 깨달은 것을 써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나의 형제들이여, 나는 그대들에게 이웃과의 사랑을 권하지 않는다. 나는 그대들에게 가장 멀리 있는 자와의 사랑을 권한다.'-p121
-나를 냉정하고 객관적으로 바라봐 줄 수 있는, 나를 가장 잘 모르는 자들을 가까이 두라는 권고 내지 나와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이 완전히 다른 자들을 만나 새로운 세계를 경험하라는 뜻으로 해석해보았다. 

'나의 눈물과 함께 그대의 고독으로 들어가라, 나의 형제여. 자신을 뛰어넘어 창조하려 하고, 그렇게 하다가 파멸하는 자를 나는 사랑한다.'-p127
-철저히 홀로 되고, 추락하고 온 몸이 부서진 뒤 자신을 극복하고 창조할 수 있는 존재가 될 수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상처 받고 홀로 됨을 두려워하면 결코 창조를 이루어 낼 수 없다.

읽는 내내 정답을 알 수 없는 그리고 어쩌면 정답이 존재하지 않는 퍼즐을 푸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그래도 읽어내고 싶었다. 정신이 아닌 몸으로 읽어냈다고 해야할까. 
친절하게 한 술 한 술 떠먹여주는 니체를 주제로 한 자기 계발서를 읽은 분들이라면 더욱더 니체의 정수가 담긴, 날 것의 니체를 만날 수 있는 이 책을 읽어봐야 하지 않을까? 몸이 아닌 정신으로 2회독을 시작하려 한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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