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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다
아모스 오즈 지음, 최창모 옮김 / 현대문학 / 2021년 3월
평점 :
저는 독실한 천주교 신자인
부모님 밑에서 자라 한때 사제의 꿈을 꾼 적이 있을 정도로 깊은 신앙심을 가지고 있었으나, 지금은 소위
말해 먹고 살기 바뻐 냉담자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천주교 교리와 성경에 대한 학구적인 관심은 아직은
남아 있기에 가끔은 종교 관련 서적을 읽곤 합니다. 저의 천주교에 대한 주요 관심사 중 하나가 ‘가리옷 사람 유다’에 관한 진실이며 오늘 리뷰할 아모스 오즈의 ‘유다’는 이 관심사에 대한 나름의 해답을 얻기 위해 읽은 책입니다.
‘유다’는 아모스 오즈의 유작으로. 그는 소설가이자 수필가, 사회운동가로 활동한 사람입니다. 그는 조국 이스라엘의 역사와 현실, 그리고 유대인들의 마음을 섬세하게
그려냈습니다. ‘유다’는 유대인들이 애써 외면하고 있었던, 그러나 유대 역사에 있어 가장 중요한 사건의 중심 인물이었던 유다에 대한 소설입니다.
소설의 배경은 1959년의 예루살렘으로 대학원생인 주인공 쉬무엘은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과 쓰고 있던 논문-유다에 관한-에 대한 절망감으로 대학원을 그만두기로 결심합니다. 그런 그에게, 한 장의 벽보가 새로운 길을 제시합니다. 숙식을 제공하는 대신, 노인의 말동무가 되어달라는 내용의 벽보를
통해 새로운 일자리를 얻게 된 그는 또 다른 인물인 아탈리아-노인의 며느리였으며, 매우 매력적인 중년 여성-를 중심으로 긴장과 감정, 침묵과 대화가 뒤섞인 묘한 동거를 시작합니다. 쉬무엘은 아탈리아와의
욕망의 밀당과 노인과의 끊임없는 대화를 통해 그들 구부지간과 죽은 아들이자 남편의 과거를, 그리고 이스라엘의
영광과 치욕의 역사에 대해 조금씩 알아가게 됩니다.
이야기의 또다른 축은 ‘유다’입니다. 예수를
배신한 인물로 알려진 유다 이스카리옷. 쉬무엘은 그의 행적을 재평가하고자 합니다. 그는 정말로 비열한 배신자였을까요? 아니면 강한 의지와 신념의 화신이었을까요? 이 질문은 유다라는 한 인물에만 머물지 않고 이상과 현실, 믿음과
배신 등 형이하학적이거나 형이상학적인 의문으로 이어집니다. ’유다’는
이러한 물음들에 대해 유다라는 이름에 덧씌워진 거짓과 오해의 흔적을 따라가며 읽는 이 각자에게 ‘유다’가 무엇인지 알아내기 위한 여정을 제공합니다.
‘유다’는 무언가에 대한 판단에 있어 얼마나 많은 시간과
대화, 기다림이 필요한지를 생각하게 합니다. 누군가의 신념과
가치관을 이해하려면 그가 어떤 길을 걸어왔는지를 먼저 알아야 한다는 사실을 말이죠. 어쩌면 우리 모두는, 누군가에게 유다였던 적이 있었을지도 모르며, 이것만으로도 이 복잡하고
어려운 소설을 읽을 이유는 충분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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