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광선의 14번째 책은 아베를 카뮈의 희곡 ‘계엄령’입니다. ‘계엄령’은 전체주의의 폭력에 맞서는 인간의 저항을 다룬 내용의 희곡으로, 1948년 발표 당시 강한 사회적 메시지로 혹평-평단은 정치적이라는 이유로, 대중은 ‘페스트’의 극화가 아니라는 이유로-을 받았습니다. ‘페스트’의 배경과 유사하게 전염병이 도시를 뒤덮고, 이를 빌미로 하여 국가 권력이 계엄령을 통해 개인의 자유를 철저히 억압하는 상황은 유럽의 세계대전 전후 사회의 불안과 공포를 여실히 반영합니다.특히 주인공 디에고는 무력과 공포를 수단으로 통치하는 지배자들에 맞서 시민을 일깨우고 적극적인 행동으로 저항합니다. 그의 선택은 까뮈에 의해 ‘행동하는 인간’의 윤리적인 모범으로 선택 받으며 부조리한 현실에서도 인간은 자유의지로 선택하고 부조리함에 맞서 싸울 수 있다는 희망을 전달합니다. 이 작품은 읽는이-또는 보는 이-에게 ‘자유란 무엇이며, 저항이란 어떤 가치를 갖는가’라는 철학적 질문을 던지며 독자와 관객 모두를 깊은 생각에 빠지게 합니다.디에고의 대척점에 있는 인물은 ‘나다’입니다. 스페인어로 ‘없음-무’를 뜻하는 나다는 독재에 대하여 저항이 아닌 포기를 선택합니다. 그는 신을 부정하고 ‘허무’만이 유일하게 가치가 있음을 주장하며 독재자를 상징하는 ‘페스트’에 동조하여 앞잡이가 되어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릅니다. 부조리의 역설을 설파하는 허무주의자가 권력에 야합하는 과정은 현실의 그것과 소름끼칠 정도로 닮아 있죠.카뮈는 이 소설을 통해 침묵하는 자는 공범이라고 규정합니다. 이는 작금의 민주주의가 위협받는 여러 현실 속에서도 여전히 유효합니다. 특히 SNS와 디지털 미디어가 여론을 지배하는 시대에, 침묵이야말로 권력에 동조하는 가장 저열한 방식임을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계엄령’은 역사적 허구가 아닌, 현실의 자화상입니다. 인간의 자유의지를 찬양하는 이 희곡은 독자에게 ‘이런 상황에서 나는 어떤 선택을 할 것인지’를 묻습니다. 한 편의 해프닝으로 끝나버린 최근의 사태가 ‘계엄령’에서 벌어진 것과 같았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계엄령 #계엄령희곡 #알베르카뮈 #카위계엄령 #녹색광선 #책 #책리뷰 #서평 #내돈내산 #문학 #독서 #독서리뷰 #힙스터 #도란군 #도란군의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