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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저 2만 리 1 ㅣ 비룡소 클래식 25
쥘 베른 지음, 드 뇌빌 외 그림, 윤진 옮김 / 비룡소 / 2011년 2월
평점 :
TV에서 만화를 보며 자랐던 세대인 제가 제일 좋아하는 작품 중의 하나가 세기의 명작인 ‘신세기 에반게리온’의 제작사인 가이낙스의 ‘신비한 바다의 나디아’입니다. 1800년대 말 파리 엑스포의 비행대회 출전하기 위해 파리로 온 ‘장’이라는 소년이 우연히 신비한 소녀 ‘나디아’를 만나게 되는데 그녀가 가지고 있던 정체불명의 보석 블루워터를 노리는 일당들에게 함께 쫓기게 되며 벌어지는 모험을 다룬 애니메이션입니다. 거의 모든 회차를 챙겨봤을 정도로 재미있게 보았는데 작중 등장하는 나디아와 장의 조력자로 등장하는 사람이 바로 오늘 리뷰할 ‘해저 2만리’의 주인공과 이름도 같은 노틸러스 호의 ‘네모’ 선장입니다. 이 작품이 애니메이션의 원작이라는 사실은 꽤 나중에서야 알게 되었는데 항상 그렇듯 이런저런 사정으로 30여년 만에 원작을 읽게 되었네요.
세계 곳곳의 바다에 불가사의한 괴생물체가 출몰하며 세상의 이목이 집중되는데, 결국 한 선박이 이것에 의해 큰 피해를 입게 되자, 미국 정부는 괴생물체의 정체를 밝히기 위해 ‘링컨’호를 파견하게 됩니다. 주인공인 저명한 해상 생물학자인 아로낙스 박사와 그의 성실한 하인이자 주인과 버금갈 정도의 박물학적 지식을 지닌 콩세유, 괴생명체를 사냥하기 위해 섭외된 최고의 작살잡이 네드 랜드, 이 세 사람은 링컨 호에 오르게 되는데, 링컨 호가 이것의 정체를 밝히기 직전 벌어진 사고로 이들은 조난당하게 되고, 이 세 사람은 사실은 괴생명체가 아닌 잠수함이었던 ‘노틸러스’ 호에 구출됩니다. 잠수함의 선장 ‘네모’와 선원들은 자발적으로 바깥과 철저히 차단된 채 고립된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네모 선장은 이들 세 사람에게 잠수함 내에서의 제한된 자유만을 허락한 채, 그들이 죽을 때까지 노틸러스 호를 벗어날 수 없을 것이라 못 박고, 이들은 반년 동안 노틸러스 호와 함께 지구 곳곳의 바다 모험을 하게 됩니다. 네모 선장은 어떤 이유로 이런 생활을 하게 되었으며 그의 목적은 무엇인지, 선장처럼 출신 등의 정체를 알 수 없는 수십 명의 선원들 또한 어떤 이유로 노틸러스의 승무원이 된 것일까요?
생전의 쥘 베른은 큰 인기를 누린 작가였지만, 그 인기에는 ‘대중적’이란 꼬리표가 항상 달려 있었습니다. 당시의 과학과 기술의 발전상에 독창적 상상력과 뛰어난 문장력이 뒷받침 된 스토리텔링을 더한 그의 작품이 대중에게 큰 인기를 끌며 거둔 상업적 성공이, 그의 문학적 명성에 오히려 해가 된 것이죠. ‘대중적이나 문학적이지 않다’는 그에 대한 평가는 사후에 ‘공상과학’과 ‘모험’ 소설로 대표되는 그의 작품군이 ‘아동문학’으로 인식되면서 더욱 굳어지게 되었고, 이런 평가는 비교적 최근에서야 그의 작품에 대한 과학적 영감과 문학적인 재평가가 이루어지며 그의 ‘문학적 명예’가 회복되게 되었습니다. 저명한 SF 장르소설 작가인 레이 브래드버리가 쥘 베른의 영향력에 대해 ‘우리 모두 어떤 면에서든 쥘 베른의 아이들’이라는 극찬으로 요약했을 정도로 쥘 베른의 유산은 오늘날의 예술가들에게 큰 영감을 주고 있습니다. 본서 외에도 ‘지구 속 여행’, ‘80일간의 세계 일주’, ‘신비의 섬’ 등 여러 작품들이 영화, 드라마, 애니메이션 등으로 계속해서 2차 창작되고 있으니 그는 명실상부한 ‘과학 소설의 아버지’라 할 수 있는 것이죠. 저 역시 자칭 ‘과학 소설의 자식’으로서 쥘 베른의 작품을 계속해서 읽을 것입니다. 그에게 영향을 받은 작품들까지 포함해서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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