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피엔스 - 유인원에서 사이보그까지, 인간 역사의 대담하고 위대한 질문 인류 3부작 시리즈
유발 하라리 지음, 조현욱 옮김, 이태수 감수 / 김영사 / 2023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지구과학, 생물학, 인류학 등 다양한 학문의 지식을 결합하여 거시적인 관점에서 문명을 조망하여 이를 통해 ‘인류의 미래’를 탐구하는 ‘빅히스토리’ 서적-및 이런 종류의 벽돌책-은 내용의 방대함과 다양성, 전문성으로 인해 쓰는 것과 읽는 것 모두 매우 어려운 책 중 하나입니다. 나름 독서가라고 자부하는 저도 집에 쟁여 놓은 벽돌책이 한 아름인 경우가 많으니 말 다한 셈이죠. 취미를 영위함에 있어 좋아하는 것만 할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오래 전에 산 이 책 ‘사피엔스’, 열심히 읽어보았습니다.

‘빅히스토리’ 책은 그 특성상 역사 등의 거시적인 관점이 주체가 될 수 밖에 없습니다. 제레드 다이아몬드의 ‘총 균 쇠’가 그 좋은 예시입니다. 그러나 이 책은 사피엔스, 즉 인간을 중심에 놓고, 인간이 지구의 역사에 지금까지 끼친 막대한 영향력과, 이제는 지구를 지배하게 된 인간이 어떻게 처신해야 하는지를 다루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에게 익숙한 결정론적 역사관-또는 역사적 유물론-에 입각한 사실-혹은 사실에 가까운-서술 방식과는 달리, 이 책은 문명의 역사에 대한 저자의 큰 주장과 이에 대한 해석과 정리의 형식으로 되어 있습니다. 이런 서술 방식은 장단점이 있습니다. 전문 지식과 사고력 수준이 낮은 일반 대중이 이해하기 쉽다는 것이 있다는 장점과, 상당히 논쟁적일 수 있는 극단적인 주장과 이에 대한 나이브한 해석이 될 수 있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주장에 대한 근거의 서술이 논리적이라 해서 주장이 참인 것은 아니기 때문에, 책을 읽는데 많은 주의가 필요합니다. 그래서 이런 류의 책을 읽을 때 저는 상반되는 주장이나 내용을 서술한 책을 병렬 독서로 읽곤 합니다. 예를 들어 이 책과 ‘총 균 쇠’를 같이 읽거나, 리처드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와 스티븐 제이 굴드의 ‘풀하우스’를 읽는 식으로 말이죠.

‘사피엔스’ 역시 상기의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대중적인 인지도와 엄청난 판매량 때문에 이런 반대의 목소리가 묻히고 있는 것일 뿐이죠.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이 책에 대한 이런 비판을 무시해도 될 정도로, ‘사피엔스’는 결국은 역사의 끝에 서게 될 인류의 미래에 대한 대담한 제언을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과거의 역사는 그 해석과 관계없이 이미 벌어진 사실입니다. 역사로부터 교훈을 얻기 위해서는 과감한 해석도 필요합니다. 이 책을 읽은 모든 이에게 인류의 미래에 대해 고민해볼 여지를 제공했다는 것만으로도 ‘사피엔스’의 가치는 충분할 것입니다.

#사피엔스 #유발하라리 #김영사 #인문사회 #책 #내돈내산 #책리뷰 #서평 #책읽기 #독서 #독서리뷰 #리뷰 #비문학 #도란군 #도란군의서재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