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 길지 않은 휴가를 갔다왔습니다.
고향이 부산인지라 휴가를 그쪽으로 가는 일이 거의 없었지만
이번에는 부산으로 갔다 왔습니다.
부산가는 일은 자주있지만 갈 때마다 특별한 일이 있어서 가는 것이라
여유있게 지내다 오는 일은 거의 없었습니다.
물론 이번에도 가족들이랑 같이 가는 것이라 여러군데를 가 볼 수는 없었지만
해운대랑 남포동을 둘러 볼 기회는 있었습니다.
오랜만에 가본 남포동 나들이는 걸음걸음에서 옛생각 한 움큼 씩 밟힙디다.
몰라보게 달라지고 없어진 장소들 때문에 섭섭한 점 많았지만
여전히 새빨간 떡볶이(부산 떡볶이가 유난히 빨갛습니다. PIFF광장엘 가시면 떡볶이 함 보세요)랑
기름기 넘쳐나는 튀김이랑 도나스(도너츠 아님^^),
전국 어느 곳에서나 호떡을 보기만 하면 생각나는 부산극장 앞의 찹쌀호떡!
제대로 걷기 힘든 대각사 뒷골목.
이것들은 여전히 그자리를 지키고 있더군요.^^
대각사에서 미문화원 쪽으로 조금 올라가면 있던 광복문고도 없어졌고,
추억이 가득한 유나백화점 앞 골목의 조그맣고 깜찍한 카페"CAN"도 없어졌고,
부영,아카데미,국도 극장도 없어졌고,
미화당 백화점도 예전의 그 자리가 아니고,
그 앞 골목의 늘 가던 국수집"우리집"도 없어졌고,
자주가던 레코드 가게도 없어졌고,
음악감상실 "무아"도 흔적이 없고...T.T
왜 이리 없어진 것이 많은지...그래서 가슴 먹먹한 나들이 였습니다.
하지만 대영극장 자리에 들어선 대영씨네마의 상영관 자리 배치는 예전 그대로더군요.
그 옛날 그 극장의 배치대로 인 것 같아 개인적으로 참 좋았습니다.(개인적으로^^)
[벤허]도 거기서 봤고, [터미네이터]도 거기서 봤고, [레인맨]도 거기서 봤었던 기억이 나더군요.
남포동을 다시 찾은 그날 어렵게 시간내서 그 극장엘 들어갔었는데
상영되고 있는 [시실리2Km]는 눈에 안들어오고 자꾸 옛생각 만 나더군요.
(나도 많이 늙었네.ㅠㅠ)
이번 휴가는 ....
타향살이 10여년이 넘는 동안 추억에 너무 무심했던 나 자신을 느낄 수 있던 휴가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