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파트의 주목 신간을 본 페이퍼에 먼 댓글로 달아주세요.
아직도 중년 남성들의 이야기란 정치나 사회, 경제적 이슈같은 거대담론류의 이야기들이다. 그래서 날 것 같은 그림에 일상의 소소한 이야기들을 담고 있는 이 책에 더 정감이 간다. 좀 더 아저씨스러운 이야기들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남자는 어깨로 말한다는 똥 폼 보다는 오히려 소소한 수다가 어울리는 족속이 아저씨들이자 남자들일지 모른다. 옥상에 올라가 담배피며 나누는 말들에 별 것 있던가.
먹고 살기 어려운 시대일수록 '스타일'이 중요하다... 고 생각한다. 자신만의 스타일을 만들어 가는 것. 그것은 자아를 가장 개성적으로 표현하는 것이 길이면서도, 자존심을 유지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기도 하다... 고 생각한다. 그 스타일을 만들어 가는데 있어서 DIY는 굉장히 유용한 수단이 되는 것은 물론이다. 물론 DIY에도 빈부의 격차가 존재하지만, 스타일은 다른 사람과 경쟁하는 것이 아닌 스스로의 다름을 만들어내는 과정인 것을 떠올리며... 조금은 느긋한 마음을 가져보자. 내 손의 가능성을 믿고, 자신만의 스타일을 만들어보자. 겉 모습의 치장이 아닌, 삶의 자세와 태도로서의 스타일이 필요한때다.
조금 더 어렸을 때는 북적북적하는 연말의 분위기가 한없이 좋았는데, 이제는 12월에야 말로 어딘가로 떠나고 싶은 생각이 치밀어 오른다. 따뜻하게 몸을 녹일 수 있는 남쪽이거나, 사람없어 한적한 무인도이거나... '오기사가 만난 나르시즘의 도시'라고. 이것도 좋을 것 같다. 축축한 것보다는 한없이 자신을 드러내는 도시의 풍경이 12월에는 어울릴 것 같다. 그 도시 속, 조용한 어딘 가에서 한 없이 사색하고 싶어진다. 무언가를 돌아보지 않으면 한 살더 먹는 것에 그저 허기가 느껴질 것 같은 나이가 된 탓인가? 매일 마주치는 풍경을 벗어나 낯선 곳에서 올 1년을 반추해 볼까.
인생 즉, 공수레 공수거인데, 인간이란 참으로 무던히도 모으는 족속인 것 같다. 호모 콜렉터스라고 할까. 그저 마음에 들고 좋아하는 것을 모으는 일은 사실 꽤나 즐겁다. 남에게 쓸모없어 보이는 것일지라도 누군가에는 그것 자체로 하나의 소우주이자 세계관 아니던가. 어린 시절 딱지로 부터 우표, 장난감, 책, CD... 무던히도 모으고, 모으는 것 만큼 때론 질려했거나, 잊어버렸거나, 다락방 어딘가에 팽겨쳐 놓았던 것들을. 이 책과 함께 그 기억과 추억을 일깨어 보고 싶다.
그냥 이 작가의 사진을 보고 궁금해졌다. 굉장히 댄디하게 생긴 이 작가가 일상에서 건져올린 감성은 어떤 것일까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