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 견디는 기쁨 - 힘든 시절에 벗에게 보내는 편지
헤르만 헤세 지음, 유혜자 옮김 / 문예춘추사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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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한 번이라도 시도해 보라!

한 그루의 나무와 한 뼘의 하늘은 어디에서든 찾아볼 수 있다.

굳이 파란 하늘일 필요도 없다.

햇살은 어느 하늘 아래에서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p.17

내가 헤르만 헤세를 처음으로 좋아하게 된 것은 중학교때의 일이다. 친구들을 만나기로 했는데 너무 일찍 도착해서 근처에 대형 서점이 있어서 들어갔는데, 그 때 헤르만 헤세의 명언집을 처음 봤다. 그 당시 그 책이 너무 좋아서 그 자리에서 다 읽었는데, 책을 사서 나왔다. 그리고, 아직도 그 책을 가지고 있다. 몇 년 전에 생각나서 다시 읽었는데, 굉장히 철학적이고, 심오한 내용이 많았다. 지금 생각해보면 다 이해하지 못했으면서도 좋다고 생각 했던 것 같다. 그런데, 그 때의 강렬한 인상 때문인지 헤르만 헤세의 이름만 들어도 좋고, 『삶은 견디는 기쁨』이 출간 된 것을 보고 꼭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헤르만 헤세는 이 책에서 삶의 기쁨은 큰 것이 아닌 사소한 일에서 시작된다고 한다. 먼 곳에 있는 것이 아닌 우리가 쉽게 접하고, 만나는 소소한 일상 속에서 기쁨이 있다고 한다. 책을 읽으면서 한 해를 돌아봤다. 나에게도 수많은 기쁨이 함께했다는 생각도 들고, 그 시간들이 고맙다는 생각이 들었다.

"힘든 시기에는 자연으로 나가서 수동적이 아닌,

적극적인 자세로 그것을 즐기는 것보다 더 좋은 약이 없다."

p.139

"지옥으로부터 탈출하라. 그것은 얼마든지 극복할 수 있다.

시작이 있으면 최상의 것은 저절로 이루어진다."

p.153

헤르만 헤세의 글을 읽으면 희망이 생기고, 위로가 된다. 특히 『삶을 견디는 기쁨』은 에세이라서 그의 생각이 바로 전달되어서 더 문구 하나, 하나가 와닿는 것 같았다. 그가 죽음을 대하는 태도, 그가 힘든 고통을 느끼고, 그 고통에서 벗어나려고 했던 이야기,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을 직접 읽고, 느낄 수 있어서 책을 읽고도 여운이 남는 책이다. 

가장 흥미로운 내용은 그가 책을 쓰다가 갑자기 영감이 떠오르지 않아서 한 동안 글을 쓰지 못했던 적이 있다는 부분이였다. 헤르만 헤세의 작품을 보면 깊이도 있고, 완성도가 높아서 천재적인 면이 있다는 생각을 했는데, 그런 헤르만 헤세도 힘듬을 느끼면서 창작을 한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헤르만 헤세의 에세이와 시, 그림을 담았다. 사실 그림은 처음 봤다. 그래서 더 뜻깊은 책이라 생각된다. 그의 그림들은 주로 자연을 담았는데, 보기 편한 그림들이다. 기교가 들어가지 않은 평양 냉면같은 느낌의 그림들이 가득해서 그림을 보는 재미도 있다. 

친한 지인들에게 선물을 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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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철학 필독서 50 - 플라톤부터 마이클 샌델까지 2500년 철학 명저 50권을 한 권에 필독서 시리즈 2
톰 버틀러 보던 지음, 이시은 옮김 / 센시오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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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여러분을 철학의 세계로 안내하는

입문서로, 철학 사조나 시기, 입문서나 학술서에서 기준으로 삼는

'학파'와 '주의'같은 통상적 범주에 초점을 맞추지는 않았다.

여러분은 그저 읽고 깨우치면 된다."

p.8


사실 『세계 철학 필독서 50』이라는 제목을 보고, 단지, 철학서를 요약했을 것 같아서 읽을지 말지 고민이 조금 있었다. 보통 한 권에 여러 책을 담은 책들이 수박 겉핥기식으로 넘어가는 경우가 많아서 조금 걱정을 했는데, 첫 장을 펴자마자 그런 우려가 사라졌다.


저자가 서문에서 밝힌 것처럼 기존의 틀을 깨고, 저자 알파벳 순으로 정리 했다. 고전 철학부터 현대의 철학을 같이 담았다. 고전보다는 최근 저서들이 더 많은 듯하다. 양성 평등, 자유, 성공, 윤리, 행복, 의지, 창조 등 다양한 주제를 담았다. 저자가 철학은 메타학문이라고 말한 것처럼 다양한 인문학의 주제를 담았다.


가장 큰 장점은 명저를 단순히 요약한 것이 아니라, 저자가 받아들이고, 이해하고, 사고한 것을 저자의 말로 써서 어려운 내용도 좀더 편하게 이해할 수 있게 풀어서 썼다는 점이다. 저자가 비유나 예시를 적절하게 사용해서 이해하기가 쉬웠다. 특히, 예시는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고, 알고 있는 것으로 들고 있어서 그 사상과 현재의 상황을 접목해서 볼 수 있고, 이해하는데 도움이 많이 되었다.


명저에 대한 글이지만, 항상 주제를 끝내고 뒷 부분에 저자에 대한 이야기, 같이 읽으면 좋은 책들을 같이 소개 하고 있어서 좋았다. 그 주제를 읽고 더 관심 가는 부분은 책을 찾아 볼 수 있어서 나도 더 알아보고 싶은 부분은 별도로 메모를 했다. 작가의 세심한 배려를 엿볼 수 있는 부분이였다.


개인적으로 처음 들어본 저서도 있었다. 내 생각과 다른 내용도 있었다. 그래서, 이 책을 통해서 다양한 책, 저자, 사상들을 접할 수 있고, 내가 생각해보지 않았던 주제에 대해서도 생각해보는 시간을 갖게 되어서 책을 읽는 즐거움을 충분하게 느낀 책이다. 저자가 글을 굉장히 흥미롭게 쓴다는 생각이 들어서 저자의 다른 책들도 읽어보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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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금성의 그림들 - 나의 생명이 그림으로 연결되어 어느 날 당신과 만날 것이다 주용의 고궁 시리즈 2
주용 지음, 신정현 옮김, 정병모 감수 / 나무발전소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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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억만의 필묵도 선으로 시작해서 선에서 끝난다.

(중략)

중국 화가는 선을 추상에서 구상으로 바꾸었다."

p.20


사실 평소에는 중국 화가들의 작품을 접하기 쉽지 않다. 나도 오래전에 대만에 갔을 때 고궁 박물관에서 보고, 우리나라에서 특별전을 통해 중국의 산수화를 본 것이 다이다. 처음 작품들을 봤을 때 멋지다는 생각을 했는데, 세부사항이 기억이 잘 나지 않았다.


『자금성의 그림들』을 통해 좀더 가까이에서 중국 화가들의 작품을 다시 만날 수 있었다. 이 책을 읽고, 돌이켜 보면 예전에 작품들을 본 것은 설명없이 작품만 보다보니 아는 만큼 본다고 잘 모르고 넘어간 부분들이 많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을 통해서 중국 화가들의 작품의 가치를 더 알게 되었다.


이 책에는 많은 작품을 담지는 않았다. 그러나, 소수의 작품을 깊이있게 다뤘다. 그림을 그린 시기의 왕들의 이야기, 시, 시대적 상황과 배경, 작가의 이야기를 담고 있어서 그림뿐만 아니라 중국의 역사, 문화를 같이 이해하는데 도움이 많이 되었다.


작품들을 보면 선이 아름답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자는 중국 작품과 서양 작품의 차이가 '선'에서 시작된다고 하는데 맞는 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선 하나로도 음양, 바람의 방향, 시선, 인체의 아름다움 등 다양한 표현을 하기에 충분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조맹부'는 송설체가 유명해서 서예가로 알고 있었는데, 그림에도 두각을 낸 분이라는 것을 처음 알았다. 그의 작품이 인상깊었고, 가장 눈에 들어온 작품은 왕희맹의 <천리강산도>였다. 두루마리로 긴 작품이라서 책에 담기에는 세세한 부분까지 담지는 못했지만, 색감이 강렬하고, 산세의 표현이 너무 멋있어서 실제로 꼭 보고 싶은 작품이다.


이 책을 통해서 다양한 중국 화가들의 작품을 만나서 중국 작품에 관심이 더 가게 되었고,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많아서 책을 읽으면서 재미있었고, 중국을 더 알아가는 기회가 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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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항해시대 최초의 정복자들 - 포르투갈 제국의 해외 원정기
로저 크롤리 지음, 이종인 옮김 / 책과함께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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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지구의 숨겨진 절반을 알게 된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했지만,

포르투갈인은 적도 너머 더 멀리 나아갔다.

그렇게 하여 미지의 해안에 이내 접근할 수 있었는데,

이전의 다른 누군가를 본받은 사람들이 노고를 기꺼이 감수하고

엄청난 모험을 수행한 덕분에 가능한 일이었다.

p.517


'대항해'라는 단어만 들어도 가슴 벅차올랐다. 미지의 세계를 향해 간다는 이미지가 강해서 그랬던 것 같다. 『대항해시대 최초의 정복자들』 을 읽으면서 여러가지 생각이 들었다. 그 동안은 좋은 이미지만 가지고 있었는데, 이 항해를 통해 수 많은 사람들이 희생되었고, 착취 되었다는 사실을 직시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이 책은 포르투갈 제국이 항로를 개척해 가는 과정을 정말 객관적인 입장에서 서술하고 있다. 가장 큰 장점이라고 생각하는 부분중 하나인데 '카메라 아이' 기법을 사용해서 너무 생동감 넘치고, 생생한 묘사를 통해 바로 내 앞에서 펼치진 일처럼 보였고, 감정까지 그대로 느껴졌다. 그 현장에 있던 사람이 나에게 바로 이야기를 해주는 느낌도 들었다. 그래서 책을 읽는 동안 너무 재미있어서 몰입해서 읽었다. 책을 다 읽은 이후에도 여운이 계속 남았다.


포르투갈은 처음에는 향신료, 금 등을 통해 부를 얻을 수 있다는 기대, 새로운 곳을 정복한다는 기대와 미지의 세계로 향하는 모험심, 종교적인 이유로 대항해를 시작한다. 사실, 포르투갈은 유럽의 변방이고, 인구도 적고, 수입이 나올 곳이 적어서 왕이 전폭적으로 지원해서 아프리카를 돌아서 인도로 향한다.


여러 시도와 시행착오 끝에바스쿠 다 가마가 이끈 선박은 떠난지 2년 만에 4만 킬로미터를 항해하고 돌아온다. 이것을 시작으로 포르투갈은 끊임없이 바다로 바다로 나간다. 그 들이 가지고 온 향신료 양이 많아서 무역의 장인 베니치아에서 경계를 하고, 염탐꾼들을 보내기까지 한다. 이 성공을 통해 막대한 부를 가지게 되었다.


그런데 그 이면에는 장시간 배를 타면서 신선한 야채와 과일을 먹지 못해 괴혈병으로 죽고, 뎅기열로 죽고, 물과 식량부족 등으로 많은 사람들이 죽었다. 그리고, 새로운 땅을 정복하는 과정에서 전투로 또 많이 죽었다. 그리고, 그들은 약탈과 착취도 하고, 이교도를 '하느님의 뜻'이라고 여기고 대량 학살을 하는 등 안타까운 일들도 벌어졌다.


포르투갈인들은 자신의 형제, 조카가 죽음으로 맞이했는데도 미지의 땅에 대한 열망은 식지 않는다. 인도로 만족하지 못하고, 더 나아가서 지금의 말레이시아인 말라카까지 간다.


저자인 로저 크롤리는 본인의 감정은 빼고 객관적인 사실만 서술하면서 책을 마친다. 저자의 주관적인 입장이 빠져서 사실 더 내가 몰입해서 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좋은 책을 써준 작가분께 박수를 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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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든에서 보낸 눈부신 순간들 - 그래픽노블로 만나는
존 포슬리노 지음, 강나은 옮김, 헨리 데이비드 소로 원작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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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은 머리 위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발밑에도 있다."

p.112


이 책의 시작과 끝은 이 문구이다. 인상깊은 문구이다. 『월든에서 보낸 눈부신 순간들』을 한 문장으로 요약한다면 이 문장이 아닌가 싶다.


"말하자면 나는 나의 해와 달과 별, 나의 작은 세상을 독차지한 셈이다."

p.62


소로는 월든 호수에서 몸을 씻고, 밤이면 부엉이의 울음 소리를 들으면서 자고, 감자, 옥수수 등을 심으로면서 자연속에 살았다. 아니, 자연과 하나가 되었다. 그가 경험한 것을 쓴 『월든』을 바탕으로 『월든에서 보낸 눈부신 순간들』을 만들었다.


개인적으로 『월든』을 좋아한다. 이 책을 읽고, 내 마음에도 변화가 왔다. 비가 오는 날은 빗소리를 들을 수 있어서 좋고, 바람이 부는 날은 바람을 몸으로 느낄 수 있어서 좋고, 눈이 내린 날은 눈 덮인 풍경을 볼 수 있어서 좋았다. 그래서 주변에도 『월든』을 선물하기도 하고, 추천하곤 했는데, 지루해 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월든에서 보낸 눈부신 순간들』을 읽고나서 이 책의 큰 장점을 알게 되었다. 그래픽북이라서 이미지에 간결한 글을 담았다는 점이다. 그래서 『월든』을 읽고 싶은데 완독하지 못한 분이나, 가볍게 『월든』을 만나고 싶은 사람들에게 정말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월든』의 핵심을 담아서 이 책을 통해서 소로의 생각, 그가 느꼈던 것을 같이 공유를 할 수 있다.


헨리 데이비드가 선택한 삶이 참 부러웠다. 하버드를 졸업했는데, 모든 세속적인 유혹을 다 버리고 도끼 하나만 들고 월든 호수로 와서 땅을 일구고, 자연을 벗 삼아서 살면서 만족해 하면서 사는 모습이 너무 부러웠는데, 누구가 쉽게 따라할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이렇게 책을 읽으면서 대리 만족을 하는 것 같다.


그래픽도 쓱쓱 힘을 빼고 그린 그림이라서 책을 보면서 마음이 편안해졌다. 친구가 낙서한 그림 같아서 편하고 쉽게 볼 수 있는 장점이 있는 책이다. 주변에 선물하고 싶은 책이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그래픽노블 #월든 #자연주의자 #고전읽기 #헨리데이비드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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