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 나의 작은 집에서 경험하는 크고 안전한 기쁨에 대하여
김규림 외 지음 / 세미콜론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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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이라는 공간의 변화.

집이 직장이 되고, 학교가 되며 이전과는 다른 공간이 되어 버렸다.

이러한 낯선 시절,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의 여성 10인 작가들을 통해 

그들만의 집이라는 공간에서의 경험을 엿볼 수 있었다.

 

집순이인 나이지만, 

작년부터 이어진 코로나는 나에게 다른 의미의 집순이로 만들어 버렸다.

역사 속에서만 겪을 줄 알았던 일들을 내가 살고 있는 이 시점에 겪으니

이건 책과는 다른 삶과 현실이다.

 

나는 꿈꾼다. 어떨 수 없이 돌아가는 곳이 아닌

내가 온전히 도망가고 안전할 공간 인 나의 집, 나의 공간을...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감사합니다.

 




집은 스스로의 세계다... 오직 자신의 힘으로 조용히 내일의 각오를 다진다. 더 나은 사람이 되기를 희망할 때 그 시작점은 언제나 집이었다.
- P42

의미없는 순간에 의미를 부여하는 마음이 가장 드라마틱한 것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며, 오늘도 나의 집에서 나만의 오늘을 산다. 계속 반복되는 하루이기를, 별일 없이, 아픔 없이, 흔들림 없이, 매일매일 같은 각오로 살 수 있기를. - P48

아무도 모르고 아무도 궁금해하지 않는 나만의 이야기들이 이 곳에 있다. - P64

집은 가장 온전한 쉼의 공간. 있는 그대로의 나를 끌어안아주는 친구다. 그 안에서 나는 누구에게도 보이지 않은 불완전한 자아를 내려놓는다. 어디서도 드러내지 않는 나태함을 발산한다. 내가 만든 공간. 나를 만든 공간. 집 안 구석구석에는 내 모든 성격과 취향과 가치관이 묻어 있다. 어딘지 조금 엉성하고 부족하지만 정다운 집이 바로 나의 집이다.

결국 나다운 집은 나 닮은 집이라는 걸. - P147

누구에게나 독립적인 자신만의 공간은 필요하다. 내 취향으로 가득한, 나만의 물건들이 나만의 질서로 자리 잡은 곳, 내가 허락하지 않으면 누구도 들어올 수 없는 곳. - P182

나는 나와 단둘이 지내게 되자, 내가 어떻게 쉬고 싶은지에 눈을 떴다. 어린 시절부터 내내 꿈꾸던 ‘내 방‘은, 완벽히 홀로 지내는 집을 가리켰는지도 모른다. 사람이 살기 위해 벽 따위로 막아 만든 칸.
- P189

원하는 삶이란 걸 완성되는 게 아니라는 걸 조금씩 알아가고 있다. 내일과 닮아도 되는 오늘을 보내며, 하루치 여유를 만나는 게 지금 내가 원하는 삶이다. 오늘에 딱 맞는 잔을 골라서, 어울리는 자리에 앉아서 하루를 시작할 수 있는 내일을 그저 반복하면서, 비슷한 다음이 분명 이어질 거라고 믿고 있다. 지금, 그럴 수 있는 집에서 살고 있다. - P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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