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집의 방화범 그린이네 문학책장
하은경 지음, 이윤희 그림 / 그린북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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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는 세 편의 짧은 추리동화가 담겨 있다. 지은이가 지은이의 말에서 추리를 만드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라고 고백한 것과 같은 이유때문일까, 아이들을 위한 추리 동화는 잘 찾아보기 힘든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이 책이 더욱 반갑게 느껴진다. 옆 집의 방화범, 블도그 미구, 춤추는 아이, 이 세 편의 추리동화는 각각 짧지만 탄탄한 이야기 구조를 바탕으로 꽤나 흥미 진진하게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친구들과 함께 읽으면서 누가 범인일까 맞추어 보는 것도 재미일 것 같다.

그런데 세 편의 추리 동화에서 공통적으로 느낀 것은, 표면적으로는 추리동화의 옷을 입고 있지만 사실상 세 편 모두 관계에 대한 이야기가 아닌가 하는 것이었다. 뭔가 불편함이 느껴지는 관계에서 그 사람에 대한 오해가 풀리면서 친밀한 관계가 되는 과정이 따뜻했다. 알면 사랑하게 된다는 말처럼 한 사람에 대해 제대로 알게되고 편견없이 보게될 때 비로소 제대로된 관계를 맺을 수 있게 된다는 과정과 결론이 맘에 들었다.

단순한 흥미를 위한 것만이 아닌 따뜻함까지 느낄 수 있는 좋은 동화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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넬슨 선생님이 사라졌다! - 조지아 어린이 그림책 수상, 애리조나 어린이 독자상 수상, 캘리포니아 어린이 독자 메달 수상, 2020 7+8월 학교도서관저널 추천 바람그림책 92
해리 앨러드 지음, 제임스 마셜 그림, 김혜진 옮김 / 천개의바람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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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라면 한 번쯤 고민해 보았을 것이다. 아이들에게 어떤 선생님이 될 것인가 하고 말이다.

 

넬슨 선생님은 아이들에게 고운 목소리로 이야기하고 제멋대로인 아이들을 크게 제지하지 않는 허용적인 선생님이다. 교사라는 꿈을 꾸면서 처음부터 아이들을 확 휘어잡고 아이들을 꼼짝도 못하게 무서운 선생님이 되고야 말거라고 다짐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많은 선생님들이 아이들에게 '좋은' 선생님이 되기 위해 이런 태도를 고수하기도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넬슨 선생님이 난관에 부딪혔던 것 처럼, 아이들이 말을 듣지 않는다든가 제멋대로 행동하기 시작한다. 그러면 교사는 고민에 빠진다. 나는 과연 어떤 선생님이 되어야 할까. 어떤 선생님이 아이들에게 '좋은' 선생님일까.

 

넬슨 선생님은 잠시 다른 사람이 되어 보기로 한다. 다른 사람처럼 꾸미고 전혀 다른 선생님의 모습으로 아이들 앞에 나타난다. 아이들은 새로 나타난 마녀같은 선생님 앞에서 꼼짝을 못한다. 다시 넬슨 선생님의 소중함을 깨닫고 선생님을 찾아 나서지만 어느 곳에서도 찾을 수가 없다. 다행히 다음 날 넬슨 선생님이 다시 나타나고 아이들은 '멋지게' 변한 모습으로 선생님을 마주한다.

 

아이들의 귀여운 반응이 신선하기도 하고 깜찍하기도 했지만 한편으론 씁쓸하기도 했다. 마녀같은 선생님이 있어야만 넬슨 선생님의 진가를 알아 봐주는 것인가. 아이들은 정말 변한걸까. 소위 말하는 '약발'이 언제까지 갈까.

 

복잡한 생각을 하다가 잠시 멈췄다. 문득 아이들은 이 책을 어떻게 볼까. 이 책을 보고 아이들이 어떤 생각을 할지가 정말 궁금해진다. 우리 반 아이들과 함께 읽으면서 이야기 나눠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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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인에 맞선 소녀, 그레타 토토의 그림책
조위 터커 지음, 조이 페르시코 그림, 김영선 옮김 / 토토북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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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노벨평화상 후보, 타임지 2019 올해의 인물, 청소년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의 이야기를 그림책으로 펼쳐 보인다. 큼직한 사이즈와 따뜻한 그림체가 책에 대한 호감도를 높이고 첫 장부터 초록초록한 배경이 보는 사람의 기분을 좋게 한다. 이 안에 담긴 그레타의 이야기는 더욱 따뜻하다.
흔히 어떤 의견을 관철시키려 노력하는 운동가라고 하면 뭔가 투쟁적이고 저항적인 느낌이 강한데, 그레타의 이야기에선 그런 느낌을 전혀 느낄 수 없다. 조용한 외침과 따뜻한 공감이 이어지면서 아름다운 결과를 이루어 낸다. 심지어 '거인'으로 표현된 환경파괴자에게 조차 부정적인 느낌을 부여하지 않는다. 거인들도 그레타의 조용한 울림에 공감하여 그들의 생각과 행동을 평화롭게 바꾸는 모습이 정말 인상적이었다.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정의를 독단적이고 폭력적으로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이렇게 평화롭게, 따뜻한 공감을 통해사도 충분히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는 놀라운 지혜를 알려준다.
따뜻한 그림에 더 따뜻한 이야기가 보는 사람들의 마음을 한껏 열어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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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 조심! 인종 차별 해요 라임 어린이 문학 32
오드렝 지음, 클레망 우브르리 그림, 곽노경 옮김 / 라임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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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아이들에개 설명하기 어려운 인종차별에 대한 이야기를 강아지라는 친근한 동물을 통해 풀어낸다.
인종 차별을 하는 개가 있다는 참신한 상상력에서부터 시작되는 이 이야기는 강아지의 이야기와 주변 이웃들의 이야기가 적절히 섞이면서 자연스럽게 인종 차별의 문제에 대해 접근한다.
마엘의 가족은 우연한 기회에 주인을 잃은 강아지를 맡아 기르게 된다. 마냥 귀엽기만 한 줄 알았던 강아지가 사실은 인종 차별을 하는 강아지라는 것을 알게 된 가족들은 여러 가지 곤란한 일을 당하게 된다. 어릴 때 큰 상처라도 입은 건지 인종 차별적인 태도를 쉽게 바꾸지 못하는 강아지 마누를 두고 온 가족은 고민에 빠진다.
이 때 강아지를 맡아주겠다고 나선 친구가 있었는데 바로 엠마라는 친구이다. 그런데 엠마의 아빠 역시 인종 차별 주의자라는 게 밝혀지고.
할아버지 할머니의 영향으로 인종차별을 하게된 엠마 아빠와는 달리 엠마는 이런 아빠를 창피해하고 얼른 어른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한다. 편견 없는 아이들의 모습에서 오히려 어른들이 더 부끄러워 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인종 차별 문제는 생각지도 못한 사건 덕분에 해결이 된다. 온 몸을 던져 마누를 구해준 흑인 이웃 덕분이다. 엠마의 대사 중에 사람의 마음을 바꾸어주는 요정만이 인종 차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했는데 흑인 이웃이 그 요정의 역할을 하게 된 것이다.
결국 편견은 단순히 설명이나 교육으로 바뀌기 어렵고 개개인이 인격적으로 만나고 관계를 형성할 때 깨어지는 것이 아닐까 싶다. 프레임에 갇히는 것이 아니라 각각의 인격에 집중하는 것이 인종 문제의 해결을 가깝게 하는 방법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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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내기 주권자를 위한 투표의 지혜 - 첫 선거 설렘이 민주주의 성숙으로 철수와 영희를 위한 사회 읽기 시리즈 6
손석춘 지음 / 철수와영희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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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내기 주권자를 위한 투표의 지혜라는 제목을 보고 말그대로 새내기를 위한 책이니까 아주 쉽고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일줄 알았다. 하지만 막상 책장을 넘겼을 때 생각보다 빽빽한 글밥과 진지한 내용에 조금 놀랐다. 은연중에 내가 새내기 주권자를 너무 어리게만 생각했기 때문일까. 이 책이 이제 막 투표권이 생긴 새내기 주권자들에겐 어렵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계속 됐다.

사실 어려운 것은 투표의 역사라고도 할 수 있는 우리의 복잡한 근현대사 그 자체인거지 이 책은 그것을 꽤 쉽게 이야기 해준다. 교과서로, 시험 대비로 계속 공부해왔던 근현대사의 배경 지식이 있다면 이 책을 읽으면 뭔가 한 번에 근현대사가 정리되는 기분까지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 이 책은 투표의 지혜라는 제목보다 투표의 역사라는 제목이 더 어울릴 법하다. 책 내용의 90퍼센트 이상이 근현대사 이야기라는 느낌이 강했다. 물론 그 안에는 선거와 투표의 이야기들이 있다. 그 역사와 배경을 알아야 지혜로운 투표를 할 수 있는 것이 사실이기도 하다. 게다가 그 복잡한 이야기들을 조근조근 일목요연하게 정리해서 이야기를 해주니 머릿속에 엉켜있던 복잡한 실마리가 풀린듯 명쾌하기도 하다. 하지만 조심해야 할 것은, 이 책의 내용에도 나와있듯이 한 가지의 신문만 봐선 안 되듯 이 책만 읽고 선거의 역사를 다 알았다고 해선 안될 것이다. 확실한 것은 이 책이 투표의 역사에 대한 길잡이가 될 것이고 이를 통해 선거에 관심을 갖게 되고 제대로 된 투표를 하고자 하는 마음이 들게 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는 거다.

선거가 다가온다. 이 책은 투표에 대한 실망과 무력감을 느끼고 있던 나에게 다시 한 번 투표의 필요성을 생각해보게 하고 지난 역사와 현재의 모습을 생각해보며 지혜로운 투표를 해야겠다는 마음을 먹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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