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천진 시절은 물론 중국 천진에 살았던 시절을 의미하지만, '우리가 천진했던 시절'처럼 중의적으로 읽힌다. 천진에서 상아는 부의 격차를 목격한다. 숙소는 쓰레기 수거장 옆에 있었지만 시내에는 "한가운데 우뚝 홀로 선 금황색 빌딩(177)"이 있었고, 상아는 차츰차츰 욕망을 학습해 간다. 간혹 외근을 나갔다 돌아오는 길 소위 성공한 사내들의 자가용을 타기라도 하면 "모종의 우월감(152)"을 느꼈고, 점차 "삶의 어떤 변화, 질적으로 더 나은 변화를 원"하게 되었다. (153) 새로운 욕망에 눈 뜬 상아는 결국 변화를 선택하지만, 상아나 정숙 모두 천진 시 한가운데서 황금빛으로 빛나던 금황빌딩에 더 가까이 다가갈 수는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