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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 메리 루빛뚱 ㅣ 큰곰자리 중학년 1
공수경 지음, 보람 그림 / 책읽는곰 / 2024년 11월
평점 :
'진짜 내 소원'이란 그림책이 있다. 길을 가다 램프를 주었는데, 지니가 나타나 세 가지 소원을 들어준다는 내용이다. 아이가 빈 첫 번째 소원은 "공부 잘 하게 해줘."이지만, '그건 네 소원이 아니라 네 엄마의 소원'이라며 엄마가 공부를 잘 하게 된다. 두 번째 소원은 "돈을 많이 벌게 해 줘."라고 빌지만, '그건 네 소원이 아니라 네 아빠의 소원'이라며 아빠에게 새 차가 생긴다. 세 번째 소원은 이뤄졌을까?(그건 그 책의 스포일러라서 여기에 쓸 수 없으니 각자 찾아 읽기 바란다)
이 책의 주인공 루빛뚱은 100대 루돌프가 되기 위해 가족의 지대한 관심을 받으며 부담감을 안고 살아간다. 루돌프가 되기 위한 경합에서 이기려면 달리기도, 날기도, 길찾기도, 코에서 빛내기도 잘해야 한다. 문제는 경합이라는 제도가 생긴 이유에 있다. 산타 마을에 사는 모든 순록이 맨 앞에서 썰매를 끄는 '루돌프'가 되고 싶어하는데다 루씨 집안의 라이벌 또씨 집안도 대대로 루돌프를 배출해왔기에 루빛뚱은 경합이 마냥 즐겁지가 않다. 더구나 루빛뚱은 다리도 짧고 코 빛도 약한 편이라서 자신감도 많이 낮아져 있는 상태다. 루빛뚱은 예선을 거쳐 본선 결선까지 가게 되는데, 마침내 루돌프가 될 수 있을까?
자신이 정말 좋아하는 것, 하고 싶은 것을 찾아가는 루빛뚱의 이야기를 읽다 보면 한 가지 목표만 바라보고 달리게 하는 사회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된다. 초등학교에선 자기를 이해하고, 발견하고, 나의 자랑거리를 찾아보게 한다. 다른 사람과의 경쟁을 줄이고, 친구와의 협력과 배려를 경험하게 한다. 성적으로 줄 세우기 보다 현재 수준과 얼마만큼 성장했는지에 초점을 맞춘다. 그렇지만 결국 제도권 교육은 대입을 빼고 말할 수 없기 때문에 우리의 사회가 산타 마을의 순록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마침 2학년 국어엔 글을 읽고 자기 생각을 말과 글로 쓰는 활동이 있다. 루빛뚱이 코갑을 만들어 결선에 참가하는 장면까지 읽어주고, 각자의 생각은 어떤지 이야기를 나눠봐야겠다. 그리고 순록들의 이야기를 나누며 자기가 정말 하고 싶은 것에 대한 이야기를 글로 써보게 해야겠다. 재미있는 수업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