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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든 던져 드립니다 ㅣ 노란상상 그림책 114
황지영 지음, 조보람 그림 / 노란상상 / 2024년 9월
평점 :
표지만 보면 영락없이 다람쥐가 무대 위에서 무엇이든 던지며 자신감을 찾거나 재주를 뽐내는 이야기일 거라 생각할 것이다. 달팽이는 친구고, 앞 발에 든 야구공을 비롯해 그림 영역 바깥에 있는 연필, 빵, 도토리, 카메라, 자명종, 바이올린, 찻잔, 주전자, 호박 같은 것들을 던졌다 받고 눈 감고 던지고, 재주 넘으며 받고, 저글링 하듯이 재주를 뽐낼 것만 같은 생각이 든다.
철처하게 오판이었다. 일부만 맞고 대체로 틀렸다. 사랑을 잔뜩 받으며 자라는 아이는 사랑스럽다. 무관심이나 냉대를 받으며 자라는 아이를 만나면 그 부모에게 화가 난다. 주인공인 톨이는 안타깝게도 후자. 수줍음이 많은 톨이가 뜻밖의 재능을 발견하는 모습에 순탄하게 흘러갈 것 같던 기대감이 산산히 부서지며 불편한 가족의 모습을 만났을 땐 정말이지 뭐든 던져버리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학대 받다가 죽은 아이의 이름을 넣은 법, 수십 년 전 버림받았다가 죽은 뒤에 유산을 갖겠다고 나타난 생물학적 부모 때문에 생긴 연예인 이름이 붙은 법이 생각난다. 물론 작가는 그정도로 막장 부모와 가족의 모습으로 만들지는 않았지만 그림책임을 감안하고 본다면 이미 충분히 경악할만하다. 이런 부모 밑에서 자랐다면 톨이는 어쩔 수 없이 부모의 결정에 따를 수 밖에 없을 거라 생각하자 마음이 답답해졌다. 다행히 같이 공놀이 하자는 친구가 있었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톨이의 선택에 통쾌한 마음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