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가페 1 : 사랑 하나 못하는 놈 - 상 - 지구에 닥친 대격변(大激變), 그 이후의 세계에서 펼쳐지는 대서사시
곤도사 지음 / 좋은땅 / 2013년 9월
평점 :
절판


아가페는 절대적 사랑 입니다. 무조건적이고 절대적인 조건없는 사랑를 하는 소년이 등장합니다. 소년이 소녀를 사랑하고 소녀를 지키고 싶어했지만 어떤 사건에 휘말리면서 이야기는 점점 더 흥미진진하게 이어져갑니다.


소년과 소녀의 첫 만남은 흡사 영화 늑대소년을 떠올리게 합니다. 겁에 질린 눈빛, 약간은 경계하는 모습 그러나 용기를 내어 다가가는 늑대 소년이 이 소설에서는 소녀의 모습니다.

소녀를 지키고자 소녀를 따라다니고 소녀를 지키기 위해서 싸움을 하는 모습에서는 소년이 늑대소년입니다.


죄를 지은 사람의 자식으로 태어나서 세상을 살아 가는 건 참 힘든 일입니다. 주인공 소년 쳐리는 그런 아이입니다. 전설속의 살인마 잭의 아들. 자신의 출생의 비밀을 모르고 있지만 어느 순간 악한 기운이 자신의 속에서 조금씩 자라고 있음을 소년은 느낍니다.

그러나 자신은 죄를 범하지 않을거라고 다짐하며 , 착한 아이라고 말하는 목소리를 듣고 자랍니다. 그러나 악은 생각하지 않은 곳에서 다가옵니다. 일련의 사건을 격은 후로 소년 은 기억상실증과 실어증의 증상을 겪게 됩니다. 그리고 그 사건으로 인한 상처를 극복하고 더 큰 어른으로 성장하게 됩니다.


소년을 생각하는 소녀가 있습니다. 소녀는 소년보다 자신이 나은 사람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소녀는 소년보다 공부도 더 잘했고, 소년이 저지른 죄를 범하지 않았으니까요. 그리고 그 행동이 소녀를 지키기 위해서 한 행동임에도 소년에게 왜 그랬냐고 소리를 지르고 책망하여 소년이 사라지게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후회 합니다. 왜 나에게 그렇게 잘해주었던 오빠에게 그런 말을 했을까 하면서 말입니다. 소년을 다시 만나고 싶습니다. 만나서 사과 하고 싶습니다. 그러한 마음으로 아프고 힘없는 사람들을 도와주며 하루 이틀을 보내고 있습니다.


주인공 소년 소녀 외에도 매력적인 매우 많은 등장인물이 등장합니다.

환보좌관, 딘보좌관, 혜나중사, 기추와 여비. 르화 교주......

공감이 되는 인물도 많고 멋진 인물들도 많습니다. 그들은 소년 소녀를 위한 주변인물이 아니라 그들 각자의 이야기를 하는 역동적인 인물들 입니다.


판타지의 상상력은 상상할 수 없는 새로운 생명체 들도 만들어 냅니다.. 하늘을 지배하는 지즈, 바다를 지배하는 리워야단, 땅을 지배하는 베헤모스. 본적도 상상할 수도 없는 동물들이 나오며, 살아서 움직이는 생명 나무. 마력석은 아픈 사람들을 치료하기도 하고 에너지원으로 쓰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숨겨진 바이블이라는 무기로 싸움을 하기도 합니다. 바이블을 가진 자들은 일반인 들을 이길 수 있습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크게 느낀 것은 그간 소설을 좋아한다고 했지만 나는 정말 일정 분야의 소설만을 그동안 읽어왔다는 것입니다. 장르문학으로 불리는 특히 판타지로 분류되는 새로운 형식의 글을 읽고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마음과 그가 만든 세계에서 그가 만든 인물들이 되어 보는것. 그것이 판타지 문학이 주는 매력이 아닌가 합니다. 곤도사가 초대하는 그의 세계관 속으로 함께 빠져들길 기대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8 - 정유정 장편소설
정유정 지음 / 은행나무 / 2013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전작 7년의 밤에서는 세령시를 묘사하더니 이번 작품에서는 화양시가 주 배경이다. 

작은 지방 소도시에서 일어나는 일을 사실하고 세밀하고 치밀하게 묘사하는 수법을 구사한다. 

전작도 영화화하면 참 좋겠지만 이 책도 그랬으면 좋겠다 하는 생각을 들게 한다. 



재형 링고 동해 윤주 수진 기준 등 다인칭 시점의 소설이라고 할 수 있겠다. 

각각의 시점에서 상황을 묘사하고 그 일련의 사건들이 하나의 이야기를 이룬다. 늑대개 링고의 시점이 특히 더 몰입이 되었다. 

개의 입장에서 이런 이야기를 쓰려고 얼마나 노력했을까 하는 작가의 마음이 느껴져서......


간호대학을 나오고 간호사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근무를 하다가 소설가가 되었다. 그리고 한국 문학계의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멋지다. 멋지다. 멋지다. 


구제역으로 수많은 돼지들이 살처분 되는 장면을 뉴스에서 보면서 이 소설을 구상했다고 한다. 

인간의 가장 친숙한 친구인 개(강아지)에게서 정체모를 전염병이 걸린다면 인간은 살기 위해서 어떻게 할까 하는 의문에서......

나도 걸리도 너도 걸리는 누가 걸릴지 모르는 질병이고 어디서 와서 어떨게 사라졌는지 모르는 그에 대한 설명은 없었지만 


재형의 이야기로 시작되고 재형의 이야기로 끝이 난다. 수의사로 개를 가장 사랑했던 그러나 나의 생존을 위해서는 밧줄을 놓아버렸던 그의 마음에 심심한 위로를......


 OST도 참 좋다. 특히 링고의 테마. 


[밑줄긋기]

347쪽

"욕망이 없다면 잃어버릴 것도 없어. 잃을 게 없다면 두려움도 없고. 드림랜드에 있으면 그렇게 살 수 있을 줄 알았어. 잃지 않고, 두려워하지 않고. 적어도 그때보다 무서운 일은 일어나지 않을 줄 알았어. 그런데 그것도 아닌 모양이야."


472쪽

일상을 멈추라...... 그의 위장 속에서 조약돌 같은 것들이 딱딱, 소리를 내며 부딪쳤다. 그것이 웃음과 분노라는 걸 목젖이 열린 후에야 알았다. 기준은 낄낄 소리 내어 웃기 시작했다. 기둥 구조물에 등을 기대고 발아래 차량들을 내려다보며 미친 사람처럼 웃어댔다. 일상을 멈추라니. 살아남은 자가 몇이나 되는지도 모르는 곳에 와서 일상을 멈추라니.

화양에서 일상을 앗아간 세상은 화양을 잊은 것 같았다. 죽은 자를 땅에 묻듯, 시간과 망각 속에 화양을 매장해버린 후 자신들의 일상을 영위하고 있었다. 화양에 대한 뉴스는 점점 줄어들었다. 곧 시작될 브라질월드컵 얘기에 밀려 어느 날엔 아예 언급도 없이 넘어가기도 했다. 당연한 얘기지만 ‘그날 새벽’에 대한 이야기는 단 한 번도 나오지 않았다. 그러므로 그날 새벽, ‘700미터 구간’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죽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진상이 밝혀지려면 기나긴 세월이 지나야 할 터였다. 바깥세상 사람들은 그 일을 믿으려 하지 않을 것이다. 그래야 마음이 편할 테니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살인자의 기억법
김영하 지음 / 문학동네 / 2013년 7월
평점 :
절판


김영하 작가의 장편소설이 좋다. 

첨 책을 보고선 왜이리 얇아! 하고 투정을 했다. 예상대로 한두시간이면 읽히는 책이다. 

그러나 여운이 남는다. 생각이 남는다. 그리고 다시 처음부터 읽게 된다. 

이 소설의 마력이다. 


치매에 걸린 70살의 연쇄살인범이 일인칭 화자의 시점으로 이야기를 한다. 

치매에 걸려있기에 책은 여백이 많고 생각의 흐름을 끊어준다. 

기억하고 싶은 내용은 자꾸 잊어버리고 내가 무엇을 기억해야 하는지도 잊게 된다. 

잔혹한 살인마가 두려워 하는 것. 그건은 시간이고 기억이다. 

기억하는 것이 사실일까 내 상상속의 현실일까?

현실과 기억이 뒤죽박죽 되고, 그리고 서서히 사라진다. 빨리 읽히지만 계속 잔상을 남긴다. 


70살의 할아버지가 좀비를 믿는다고 하는 그의 사상과 유머가 왠지 모르게 웃음을 짓게 했다. 좀비 무섭다. 근데 나도 있을 것 같다. 


[밑줄긋기]

북트레일러  http://youtu.be/g9opTh5eP8c


46쪽

나는 좀비가 진짜 있다고 믿는다. 지금 눈에 안 보인다고 존재하지 않는다는 법은 없다. 좀비 영화를 자주 본다. 


144쪽

나도 죽으면 좀비가 될까. 아니, 이미 돼 있는 건가. 


47쪽

두렵다. 솔직히 좀 두렵다

경을 읽자.


48쪽

머리가 복잡하다. 기억을 잃어가면서 마음은 정처를 잃는다.


63쪽

"박주태는 어떻게 만났니?"

아침을 먹다 은희에게 물었다.

"우연히요, 정말 우연히요."

은희가 말했다. 사람들이 입버릇처럼 쓰는 '우연히'라는 말을 믿지 않는 것이 지혜의 시작이다. 


115쪽

사람들은 악을 이해하고 싶어한다. 부질없는 바람. 악은 무지개 같은 것이다. 다가간 만큼 저만치 물러나 있다. 이해할 수 없으니 악이지. 중세 유럽에선 후배위, 동성애도 죄악 아니었나.


144쪽

한 남자가 찾아와 만났다. 기자라고 했다. 그는 악을 이해하고 싶다고 했다. 그 진부함이 나를 웃겼다. 나는 그에게 물었다.

"악을 왜 이해하려 하시오?"

"알아야 피할 수 있을 테니까요."

나는 말했다.

"알 수 있다면 그것은 악이 아니오. 그냥 기도나 하시오. 악이 당신을 비켜갈 수 있도록."

실망한 기색이 역력한 그에게 덧붙였다.

"무서운 건 악이 아니오. 시간이지. 아무도 그걸 이길 수가 없거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딸과 함께 떠나는 건축여행 - 개정증보판 딸과 함께 떠나는 건축여행 1
이용재 지음 / 멘토프레스 / 2007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주말이면 딸의 손을 잡고 건축여행을 하는 건축평론가 이용재씨.

건축만으로 생활이 어려워 주중에는 택시 운전을 하며 스케줄을 짜서 주말에는 가족과 함께 건축 여행을 다닌다.

이 건물은 이렇게 만들어졌단다. 이렇게 끝나는 것이 아니라 건물이 만들어지게 된 시대적배경과 건물을 만든 건축가의 이야기가 함께 나온다. 건축에 대한 지식이 전무한 나도 쉽게 술술 읽히는 것을 보면 저자의 글재주가 남다르다고 인정할 수 밖에 없다.

책의 형식은 고등학교 역사책처럼 본문 양 옆에 각주가 존재하는데 뒷면에 쭉 모아서 나온 책보다 그때그때 함께 읽을 수 있으니 참 좋다.


집 앞이라 매일 지나다니면서 본 곳도 있고 내가 다녀온 곳도 있었지만 모든 책을 다 읽을 때까지 내가 다녀온 곳, 혹은 들어봤던 곳이라도 이 건물을 어떤 건축가가 어떤 의도로 지었을까 하는 생각은 한 번도 해보지 않았기에 즐거운 독서였다. 꼼꼼하게 머리에 담아야지 하면서 읽으면서도 소설처럼 술술 읽히고, 그리고 이 곳에 가야지 하고 생각하면 그곳에 갈 수 있는 방법까지 자세히 설명하고 있으니 건축책임에도 여행서로 함께 분류되어도 좋을 것 같다.


총 4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1장은 근현대사, 2장은 시대인물, 3장은 아트와 실용주의 ,4장은 교양과 휴식의장 이다.

각 장을 큰 주제를 가지고 설명을 하니 시대적 정치적 문화적 그리고 휴식까지 교육적으로나 문화, 예술적으로 그리고 휴식이나 볼거리를 보기 위한 배려까지 실제 찾아갈 우리에겐 꼼꼼한 배려이다.


1장 건축, 근현대사를 몸에 새기다

전두환 정부 때 구상되고 세워진 국립현대미술관은 재미건축가인 김태수에 의해 설계 되었는데, 한국적인 것을 가미하라는 정부관리들의 말을 듣지 않았다. 삼청교육대가 머하는 곳이지 모르는 국내사정을 잘 모르는 건축가이기에 가능 했던 것이다. 

104쪽

"팔각정이 어째서 한국적인 건축인가? 조선적인 건축이지. 어이없군!"

그의뜻을 굽히지 않았고 지금의 국립현대미술관이 완성된다. 국내최초의 현대미술관으로 산과 강이 예술이므로 건축물도 그 자세를 따른다. 설계자는 창의성보다 자연 경관을 예우했다.



지하철 4호선역 이름 그냥 왜 그런 지명인지 전혀 궁금하지도 않았는데 이런 여우고개라는 뜻이 있었고, 남현동도 이렇게 탄생 되었다니! 역사적 사실을 독자들을 가르치려는 자세가 아닌 딸과 대화형식으로 풀어가면서 이야기를 해주는 그의 문체가 책을 한층 더 돋보아게 한다.

122쪽

남현동은 남태령에서 유래한 것으로 "남쪽으로 넘어가는 큰 고개' 라는 뜻이다.

남태령, 그러니까 사당역에서 과천으로 넘어가는 이 고개는 얼마나 오지인지 여우와 한바탕 붙어야 넘을 수 있다 하여 '여우고개'라 불렸습니다. 어느 날 여우고개를 넘어가던 고종 황제가 아랫사람에게 물었지요. ' 이 고개 이름이 뭐시더냐, 풍광이 훌룡하렷다.' 이에 아랫사람들이 서로 눈치를 살치더니 차마 여우고개라 하기는 뭐하고 '예, 전하 남태령이라 하옵니다. 남쪽으로 넘어가는 큰 고개입지요.' 그 후 사당역에서 과천으로 넘어가는 우측 관악산 쪽 언덕은 죄다 남현동이 되었다는군요"



2장 시대인물, 건축으로 남다


이상 고택은 종로구 통인통, 경복궁역 근처에 있다. 그가 어린시절을 보낸 집인데 그 곳에서 오감도, 날개등의 작품을 썼던 곳이다. 건축가 김원이 그곳을 구매는 했지만, 재정적 어려움에 부딪혀 이상기념관이 되기까지는 아직까지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163쪽

김해경은 문학도를 꿈꾸지만 백부의 반대로 공돌이가 된다. 예나 지금이나 문학에만 전념하다간 굶어죽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그는 총독부 건축기사로 취직한다. 당시로는 최고의 직장이었다. 지금으로 말하면 건교부 서기관이다. 첫 업무가 서대문에 전매청 담배공사 짓는 일을 감독하는 거였다. 그가 현장에 가니 왜놈들이 그의 성이 이씨인 줄 알고 '이상(李さん)' 이라고 부른다. "나는 김상(金さん)인데요"라고 말하기도 귀찮고. 그래 김해경은 이상이 된다. 이제 아셨죠?


3장 건축, 아트와 실용주의의 유쾌한 만남

담쟁이 넝굴이 온 건물을 휘감고 있는 경동교회는 동대문에서 동대입구쪽으로 가는 길에 위치해 있다. 건물이 오래 되어 보이는 구나 하고 말았는데 그 유명한 김수근 건축가가 1945년에 지어진 곳을 1980년에 재건축하여 지금의 모습이 되었다고 한다. 다음에 동대문 갈 일 있으면 다시한번 가서 유심히 살펴야 겠다.


서울대학교 미술관이 있다는 이야기는 이 책을 통해서 처음 알았다. 학생들만을 위한 공간이 아니라 지역사회와 소통하는 의미를 함께 가지고 있다고 하고 경사진 언덕에 자연을 훼손하지 않고 지어졌다고 하니 그 부분을 더 눈여겨 볼 필요가 있겠다.


담양 정토사 무량수전은 <무량수전 배흘림기둥에 기대서서>라는 그 유명한 책에 나오는 건물인가 했더니 그것은 영주 부석사였다. 하여간 배산임수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건물이면서도 설계 자체가 당시 보수적인 불교계에서 실험적인 건축이라고 했으니 어떤 모습일지 궁금하다. 이 장에서는 사찰을 보는 방법도 소개하고 있다. 일주문은 기둥이 두 개인데 왜 일주문이며 사천왕문을 지나고 해탈문을 통과 하면서 모든 걸 버려야 하고, 그 이후에 사찰의 중심이 부처님의 사리를 모셔둔 대웅전이 나온다.


2005년 안양시는시름시름 죽어가고 있는 안양유원지를 세계적인 예술가들이 참가하여 만든 안양 예술공원으로 탈바꿈 시킨다. 독일의 설치미술가인 허먼 마이어 노이슈타트의 <리볼버>는 멀리서 보면 권총모형으로 보이는 자연을 보는 영화관이 된다. 이곳을 정말 당장이라도 가 보고 싶다.


이태원에 위치한 삼성미술관 리움은 1990년대 삼성이 임직원 명의로 땅을 사들일 때는 무수한 소문을 야기시켰었다. 삼성회장이 아방궁을 지으려고 땅을 사들이다라고 하는. 리는 삼성그룹 창업자의 성인 이병철 회장의 성에서 <리Lee> 와 뮤지엄Museum에서 <움um> 따왔다. 과거를 담은 뮤지엄1은 고미술품 전시장 현재를 담은 뮤지엄2는 근현대미술 전시장 미래를 담은 아동교육문화센터로 구성되어 있는데 각 전시장은 각기 다른 건축가가 동시에 설계했다. 시을 두고 같은 대지 내에 다른 건축가가 설계한 경우는 있지만 이런 경우는 처음 이라고 한다. 전부터 가봐야지 했던 곳인데 책을 읽으면서 더 가고싶은 마음이 커졌다.


인사동 쌈지길은 인사동의 명소로 자리잡아서 인사동을 가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기억하는 명소가 되었다. 그런데 그곳이 어찌 지어졌는지에 대해서는 당연히 관심이 없다. 사정을 알고보니 참 고생하며 지은 건물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거리 중앙에 단층 12개의 가게를 보존해야 하고, 1층에 음식점을 두지 말고, 대지면서의 10%이상 안마당을 만들고, 지상면적의 3백 평 이상은 상가로 할 것 그리고 낮에는 공사차량을 끌고 들어올 수 없다.


이화신세계관과 글로벌 타워, 동덕여자대학교학생관이 세워진 이야기도 흥미진진한데, 아직은 기숙사는 그저 잠자는 곳이라는 인식하에 밋밋하기 그지 없는 공간인데 정말 예쁘고 실용적인 공간으로 탈바꿈하는 시도들에 대한 이야기 이다.


파주 출판도시는 팩의 도시이면서 건축 박물관이다. 언제든 개발되 있으니 꼭 가보라고 저자는 권한다.


저자의 스승이 살고 있는 집에 대한 이야기도 나오는데 경기도 이천에 있는 다물마루이다. 화려하지만 사치스럽지 않은 한옥이다.


4장 건축 공간, 교양과 휴식의 장이 되다

암사동 선사시대 주거 유적지와 국립중앙박물관은 초등학교를 다니는 자녀를 둔 수도권 학부모들은 다 가봤을 곳이다. 갈 때마다 학생들이 손에 필기구를 들고 진지한 표정으로 다니고 있으니까. 그만큼 살아있는 교육의 장이다.


1928년 경성지방법원 자리에서 1948년 대법원이 되고 서초동으로 대법원이 옮겨 가면서 서울시립미술관이 탄생하게 된다. 일제시대 수많은 독립 투사들이 그곳에서 사형선고를 언도받고 서대문형무소에서 이슬로 사라졌다. 그런 역사가 숨쉬고 있는 건물이라는 생각을 하니 기분이 숙연해졌다.


딸이 태어난 곳이 압구정의 한 산부인과 였는데 압구정에 대한 지명 유래도 살짝 이야기 해준다. 인상적인 부분이라 이쪽도 살짝 옮겨 보았다.

389쪽

세조인 수양대군의 공신이 한명회인데 호가 압구정(狎鷗亭) 입니다. 이 아저씨가 그 옛날 압구정동 현대백화점 근처 한강변에 압구정이라는 정자를 짓고 가끔 왕하고 막걸리 한잔했다고 합니다. 그래 이 동네 이름은 압구정동이지요. 지금은 아파트 들어서면서 흔적도 없이 사라졌지만.


건축비평가인 건축전문가에서 택시기사로 직업을 바꾸고 일반대중으로 시선을 바꾸어서 자신이 알고 있는 이야기를 딸에게, 그리고 우리 독자에게 하고 있는 작가를 보면서 이런 작가가 있어서 우리는 행복하다고 생각한다. 주말에 우리 모두 가까운 곳으로 떠나서, 이 건물은 어떤 시대적 이야기를, 건축가가 어떤 의도로 만들었을까를 잠시 상상하면 더 즐거운 나들이가 될 것 같다.  

이용재씨와 그의 딸과 함께 한 즐거운 건축여행을 마치니 매우 섭섭한 기분이 든다. 이제 우리 가족과 함깨하는 진짜 건축여행을 떠날 차례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001-A322566075 1판1쇄를 기대하는 마음. 그 책을 받은 그 기쁨은 다른 이들은 모르는 책을 그 작가를 사랑하는 사람들만 공유하는 기쁨이죠. 책 낭독회라 상상만해도 즐겁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