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수 (양장) - 어느 살인자의 이야기
파트리크 쥐스킨트 지음, 강명순 옮김 / 열린책들 / 2000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파트리트 쥐스퀸트의 '향수'를 읽은 건, 벌써 7년 전의 일이다. 그 때 이 책이 얼마나 흥미가 있었는지 책을 잡은 후 마지막 페이지를 넘길 때까지 밥을 먹으면서까지 책에서 눈을 떼지 않았던 기억이 또렷하다. 하지만. 그렇게 재미있게 읽은 책이건만 정작 책을 쓴 작가의 의도가 뭔지는 파악할 수가 없었다. 왜 그루누이가 그런 죽음을 택해야 했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었다. 그런데, 얼마 전에 다카하시 신지의 ‘논픽션 붓다’를 읽다가 발견한 아래 구절을 통해 비로소 이 책을 쓴 작가의 의도를 이해할 수 있었다. (적어도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인간의 어리석음은 몸을 가짐으로 비롯됩니다. 인체의 다섯 가지 감각기관으로부터 접하게 되는 유혹과 그로 인한 욕망이 본래의 순수한 빛을 가리워, 인간은 무지로 빠져듭니다. 바로 그 욕망으로 인한 행위들을 업이라고 부르며, 업을 씻는다는건 그런 욕망으로부터 벗어나는 걸 의미합니다.'(다카하시 신지의 논픽션 붓다에 나오는 내용을 요약해서 적었음.)

보고, 듣고, 냄새 맡고, 맛보고, 피부로 느끼는 다섯가지 감각을 대표해서 ‘향수’가 이 책의 주된 소재가 되었고, 작가는 인체의 감각기관에 매혹당하는 것이 인간을 얼마나 어리석게 만드는지를 잘 보여준다.

마지막에 '향수'의 주인공은 죽음을 택한다.

이 광기와 어리석음으로 얼룩진 세상을 향한 작가의 강력한 의사 표현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그러면 인간은 '향수' 외에 무엇을 즐기며 살아야 하는 걸까? 현재 작가의 삶과 연관지으면 이 책 어딘가에서 실마리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