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 학교에 가다 - 학교민주주의와 시민 교육 이야기
최형규 지음 / 살림터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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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가 단순히 어린 아이들을 사회에서 잘 기능할 수 있도록 훈련시키는 곳이 아니라, 사회와 조화를 이루며 때로는 변화를 만들어내는 주체인 시민으로 성장시키는 곳이 되기 위한 제안과 저자의 경험, 노력이 담긴 책.
교육 관련 책을 읽으면서 항상 느끼는 점은 이상적인 학교란 신기루같고 나와는 멀리 떨어져 있으며, 과연 존재하긴 하는 것인가 하는 의문을 갖게 한다는 것.
좋은 시민을 기르기 위해서는 기르는 사람이 먼저 좋은 시민이어야 한다는 것이 절대 불변의 진리라고 생각한다. 저자 역시 좋은 시민이기에 더 나은 교육을 위해 노력해온 것.

책의 중간 중간 보이는 오자와 미주가 책 읽기를 다소 불편하게 하는 점이 아쉽다.

아이는 가정에서 부모와 보호자가 하는 행동을 보고 배운다. 어른들이 어떻게 사는가를 보고 스펀지처럼 흡수한다. 자녀는 부모의 거울과 같아서 부모는 아이의 얼굴에서 자신의 얼굴을 봐야 하고, 아이의 행동에서 자신의 행동을 먼저 돌아봐야 한다. 누누이 말하지 않더라도 가정이 대표적인 초기 사회화 기관이라는 점에서, 부모가 가장 먼저 만나는 스승이라는 점에서, 이견이 없을 것이다.
가정이 행복하지 않을 때 아이들은 올바른 성장에 방해를 받는다. 부부 사이가 좋지 않은 경우 갈등이 생기고 가정의 평화는 깨지기 쉽다. 갈등은 자녀에 대한 무관심이나 방치로 이어지거나 아니면 반대로 대리만족을 위해 아이에게 모든 것을 걸며 집중할 가능성이 높다. 물론 둘 다 바람직한 방향이 아니다. - P1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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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 돼지, 닭, 오리… 슈퍼에 가면 흔히 볼 수 있는 먹거리. 우리가 먹는 고기는 사실 살아있던 동물을 죽여서 얻은 결과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맛있게 먹고 살아왔다. 굽고 찌고 삶고 끓여서 우리를 배불리하고 살찌워오면서. 개나 고양이는 반려 동물이라고 끔찍이 여기면서, 눈이 예쁜 소를 죽이고 똑똑한 돼지를 죽여 배를 채웠다.
저자는 수의사로 도축장에서 85일을 버티며 계속 질문한다. 자신이 돼지를 위해 하는 일이 진정으로 죽임을 당하는 그 돼지를 위한 일이 맞는지. 자신이 하는 일이 동물이 고통받지 않도록 하는 것이 맞는지. 무위에 그치는 것은 아닌지.
일한지 33일째 되는 날, 지난 날의 저자처럼 수의대에서 공부하고 있는 학생들이 찾아와 실습하는 것을 도우며 저자에게 질문할 때 부끄러움을 느끼며 대답하는 장면이 인상적이다. 본인도 가졌던 질문에 대해 잘못된 것이 잘못이 아니라고 말하는. 그럼에도 질문을 멈추지 말라고 말한다.
결국 지친 저자는 일을 그만둘 수 밖에 없었지만 그것은 결코 포기나 패배, 나약함이 아니다. 아무리 두드려도 바뀌지 않는 세계에서 살아갈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고기를 먹지 않는 다면 돼지들이 피를 흘리고 죽지 않아도 될 것이니 오늘도 한 끼 식사는 채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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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5분 후 마침 혼자서 돈방 앞에 서 있으려니 스벤이 다가온다. "도축해도 좋다고 서명해주시겠어요?"
나는 이니셜로 서명한다. 스벤이 끄덕 인사를 하고는 그 줄에걸린 팻말을 다른 면으로 돌린다. 한 면은 빨간색, 다른 면은 초록색이다. 돼지들을 다음 공정으로 몰고 갈 동료에게 도축이 허락되었다고 알리는 신호이다.
가슴이 뜨끔한다. 내가 지시를 내렸구나!
하지만 서명을 열 번 더 하고 나니 더는 내 개인의 책임이라는기분이 들지 않는다. - P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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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 산문
박준 지음 / 달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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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 읽고 나면 다시는 들춰보게 되지 않는 책이 있고, 다 읽고 나서 어떤 순간이나 상황을 마주하고 별안간 책 속의 문장이 떠올라 다시 들여다보게 되는 책이 있다. 나에게 박준 작가의 산문집은 후자에 해당하는 책이다. 책이 나오기 전에 기대하게 되고, 책을 받아들고 나서 한달음에 읽지 못하고 조금씩 읽어가다가, 다 읽고 나서도 가끔 삶이라는 것이 버겁고 알 수 없을 때면 들여다보게 되는.
이번 산문집은 전작보다 더 따뜻한 시선이 느껴진다. 문체때문이기도 하겠고, 그가 어떤 장면을 바라볼 때의 마음이 내게 더 와닿았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한 해가 다 지나가는 때에 작가가 좋아하는 나무의 빛깔을 닮은 표지의 따뜻한 책을 만나게 되어서, 아직은 추위가 한창이라 새순이 올라오는 봄이 저만치 멀리 있는 것 같지만 까무룩 잠들었다 깨면 봄이 와있을 것만 같은 마음이 든다.

‘과거를 생각하는 일에는 모종의 슬픔이 따릅니다. 마음이 많이 상했던 일이나 아직까지도 화해되지 않는 기억들이 슬픔을 몰고 오는 것은 당연한 일이겠지만 문제는 즐겁고 아름다운 모습으로 남은 장면을 떠올리는 것에도 늘 얼마간의 슬픔이 묻어난다는 것입니다. 아마 이것은 켜켜이 쌓인 시간이 만들어낸 일이라 생각합니다. 숲이 울창해지는 일도 다시 나무들이 앙상해지는 일도 이러한 일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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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 지음 / 달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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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 읽고 나면 다시는 들춰보게 되지 않는 책이 있고, 다 읽고 나서 어떤 순간이나 상황을 마주하고 별안간 책 속의 문장이 떠올라 다시 들여다보게 되는 책이 있다. 나에게 박준 작가의 산문집은 후자에 해당하는 책이다. 책이 나오기 전에 기대하게 되고, 책을 받아들고 나서 한달음에 읽지 못하고 조금씩 읽어가다가, 다 읽고 나서도 가끔 삶이라는 것이 버겁고 알 수 없을 때면 들여다보게 되는.
이번 산문집은 전작보다 더 따뜻한 시선이 느껴진다. 문체때문이기도 하겠고, 그가 어떤 장면을 바라볼 때의 마음이 내게 더 와닿았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한 해가 다 지나가는 때에 작가가 좋아하는 나무의 빛깔을 닮은 표지의 따뜻한 책을 만나게 되어서, 아직은 추위가 한창이라 새순이 올라오는 봄이 저만치 멀리 있는 것 같지만 까무룩 잠들었다 깨면 봄이 와있을 것만 같은 마음이 든다.

‘과거를 생각하는 일에는 모종의 슬픔이 따릅니다. 마음이 많이 상했던 일이나 아직까지도 화해되지 않는 기억들이 슬픔을 몰고 오는 것은 당연한 일이겠지만 문제는 즐겁고 아름다운 모습으로 남은 장면을 떠올리는 것에도 늘 얼마간의 슬픔이 묻어난다는 것입니다. 아마 이것은 켜켜이 쌓인 시간이 만들어낸 일이라 생각합니다. 숲이 울창해지는 일도 다시 나무들이 앙상해지는 일도 이러한 일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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