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터 캐리 (양장)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36
시어도어 드라이저 지음, 송은주 옮김 / 문학동네 / 2016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사실, 시골 소녀의 성공담이라고 하기에 너무 거창한 것을 생각한 내 탓도 크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살짝 실망을 한 것은 어쩔 수가 없다. 내가 어떤 기대감을 품고 이 책을 접했든. 차라리 시골 소녀가 여배우가 되기 위해 경험하는 여러 가지 우여곡절과 마음고생이라고 말을 했더라면, 어떤 커다랗고 웅장한 드라마를 생각하지 않았을지도 모르지만, 이미 내 마음속에는 캐리가 보란 듯 우아한 여배우로 성공해서 탄탄대로를 걷는 장면이 그려져 있었다.

그래서 많은 기대감을 품고 내 마음속 상상이 실현되기를 바라며 참 흥미진진하게 읽었고 끝에 가서는 약간의 실망을 했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만족스러울 정도 잘 읽혔다.

캐리가 생각한 성공, 내가 생각한 캐리의 삶, 그것에 따른 회의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우울.

캐리는 순진한 시골처녀로 더 넓은 곳으로 나가고 싶어 대도시로 오게 된다. 그곳에서 각기 다른 특성을 각진 두 남자를 만나게 되고 그 중 한 남자와 사랑에 빠지게 된다. 그는 유부남으로서 나름 지위가 있는 남자였다. 그는 자신의 상황을 속이고 캐리와 연애를 하는데 그러다가 어떤 커다란 실수를 저지르고 캐리를 데리고 도시에서 달아난다. 어쩌면 그 때가 캐리에게 있어 터닝 포인트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좋은 의미에서든 나쁜 의미에서든.

캐리는 돈을 벌어오지 못하는 남편을 대신해 돈을 벌기 위해 극장을 찾아가고 그곳에서 다시 한 번 자신의 능력을 발휘한다. 그 이후 캐리는 점점 성공의 길로 한발 두발 걸어 나가기 시작한다.

내내 그런 생각을 했다.
과연 성공은 행복의 척도를 나타내는 데 적합할까. 내가 계속해서 성공을 하고 더 높은 지위를 얻게 되면, 더 많은 돈을 움켜쥐게 되면 많은 사람들의 우상이 된다면, 그것이 행복해지는 길인 걸까.

사람이 행복을 느끼는 시간은 극히 짧다고 한다. 어떤 것을 성취하고 행복을 느끼는 것은 아주 찰나에 불과하다.
끝없는 행복을 가지고 싶다면, 계속해서 무언가를 이루어낼 수밖에 없다는 뜻인데, 캐리의 성공도 그와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바로 끝없는 성공이 캐리의 행복의 근원인 셈이다.

분명 이 소설은, 한 시골소녀의 성공담인데 어째서 내 눈에는 이토록 불행한 인간들만 보이는 걸까.
유쾌하고 통쾌한 반전을 기대하며 읽은 소설이었는데 정작 느껴지는 것은 지독하게 올라오는 쓴물이다.

"당신의 여자가 현명하건 머리가 비었건,
아름답건 못생겼건,
부유하건 가난하건,
그녀가 정말 줄 수도 있고 안 줄 수도 있는 것이
딱 하나 있어요.
그건 바로 그녀의 마음이에요."
캐리가 연인을 향해 슬픈 눈으로 말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