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고 차가운 오늘의 젊은 작가 2
오현종 지음 / 민음사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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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종종, 깨어나고 싶지 않을 정도로 달콤한 꿈을 꾼다. 그럴 때면 꿈에서 깨어난 현실은 어찌나 비정하고도 날카로운지. 계속해서 잠들어 있고 싶지만 그렇게 하도록 두지 않는 현실이 자못 원망스럽기도 하다.
어쩌면 누군가를 사랑하고 있는 그 순간만큼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달콤하다. 그리고 그 달콤함이 산산조각으로 부서지면 그제야 차가운 현실이 눈앞에 들이닥친다.

누구나 경험해본 이런 것들을, 작가는 누군가를 죽여야만 했던 소년을 통해 풀어내고 있다.
그것이 당연하다고 믿고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살인자가 되어야 했던 소년. 두 사람이 같은 꿈을 꾸고 있다고 착각하며 행복에 젖어 있던 소년. 소년이 자신이 알던 모든 것이 결코 진실이 아닐지도 모른다고 자각을 하는 순간, 결국 꿈에서 깨어나고 만다.

소년은 마지막으로 한낱 실오라기보다도 작은 희망을 갖고 추리를 시작한다.
끝에는 모두의 앞에 달콤함이 아니라 차가움만 존재한다는 것을 깨닫게 되리라는 것은 전혀 생각하지도 못한 채.

책의 마지막 장을 덮고난 뒤에는, 단지 씁쓸함만이 입 안에 맴돌았다. 책의 제목처럼, 어떤 달콤함이나 차가움이 아닌 그저 씁쓸함. 안타까움일지도 모르겠다.

왜 우리는 그렇게 발버둥을 치는 걸까. 현실은 우리에게 자비를 주지 않는다는 걸 너무 잘 알고 있는데. 어쩌면 그 안에 들어있을지도 모르는 부드러움과 상냥함을 조금이나마 느껴보고 싶어서일까.

베개에 등을 대고 기대어 있던 나는
신혜의 머리를 감싸 안고
이불 밑으로 기어들어갔다.
이불 밑은 그녀의 몸속처럼 부드럽고 안온했다.
나는 껍질을 벗긴 사과 알같이
달고 차가운 입술에 오래 입 맞췄다.
너무 달아서 입술을 뗄 수가 없었다.
과즙처럼 다디단 침을 빨아 먹다가,
어두운 이불 속에서 눈을 뜨고
그녀의 얼굴을 더듬었다.
"우리 같이, 따뜻한 곳으로 달아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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