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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내기들
레이먼드 카버 지음, 김우열 옮김 / 문학동네 / 2015년 3월
평점 :
내가 어디에서 착각을 한 건지는 몰라도 로맨스 소설집이라고 알고 본 소설. 레이먼드 카버가 「대성당」을 썼다는 건 알고 있지만 그의 소설은 한 권도 읽어본 적 없다. 어쨌든 이 책은 개인적으로 꽤 재미있었다.
비록 착각으로 구매한 소설이기는 했지만, 소설 편식은 없는 편이니까.
레이먼드 카버의 소설은 이 책을 처음으로 접했는데 원래 이런 스타일의 작가인가는 다른 책을 조금 더 읽어봐야 알 것 같다. 왠지 「더블린 사람들」을 떠올리게 만드는 식의 소설. 그 책과 닮은 듯 안 닮은 듯.
오픈 엔딩이나 어딘가 어중간하게 느껴지는 결말을 싫어하는 사람이라면 별로 읽고 싶지 않아 할 것 같다. 이야기 한 편을 읽고 나면 잠시 멍 때리게 만드는 소설이다. 모호한 것 같기도 하고.
소설은, 짧은 단편들로 이루어져 있다. 어딘가에 존재할 것만 같은 우리의 일상을 약간 비현실적인 느낌으로 서술한다. 나만 그렇게 느낀 것일지도 모르겠지만.
긴장감으로 인해 신경을 잔뜩 곤두세우게 만든 후, 갑자기 이야기의 중간 부분을 칼로 쳐내는 느낌이 든다. 그 뒤에 각각의 등장인물들이 어떤 선택을 할지 또다른 결말을 맞이할 지는 독자들의 상상 속에 맡겨둔 채. 이런 식의 소설도 꽤나 좋아하는 편이라 상당히 즐거웠다.
술과 담배, 날카로운 분위기들이 어우러져 퇴폐적인 분위기도 은근 풍기고.
그러고 보면 진짜로, 술, 담배가 안 나온 편이 없는 듯. 알코올 중독자인가 싶을 정도로 등장인물들은 연거푸 술을 마셔대고 매캐한 담배 냄새가 진동을 한다.
「더블린 사람들」이나 이 책이나…… 비슷한 분위기의 단편 소설집을 연이어서 읽으려니 머릿속이 복잡해지고 생각이 많아지는 듯하다.
아무래도 다음부터는 단편 소설 - 장편 소설 이런 순으로 봐야할 듯. 거의 대부분은 장편 소설 위주로 보기는 하지만.
그는 계속 창가에 서서 지나간 삶을 떠올린다. 그날 아침 이후 힘겨운 시간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그에게 다른 여자들이 생기고, 그녀에게 다른 남자가 생기고. 하지만 그날 아침, 바로 그날 아침에, 그들은 춤을 췄다. 둘은 춤을 췄고, 언제까지나 그런 아침이 올 것처럼 서로를 품에 안았고, 나중에는 와플 이야기를 하며 웃었다. 바깥에서는 모든 것이 얼어붙고 있었지만, 그들은 서로 기대어 웃다가 눈물이 다 났다, 잠시 동안이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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