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운 남자 (양장)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47
외젠 이오네스코 지음, 이재룡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8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어딘가 알베르 카뮈의 ‘이방인’을 떠오르게 만든다. 처음부터 끝까지 그런 것은 아니고 그저 중간 중간 그런 느낌을 가져다주었다. 이방인과 외로운 남자, 둘 다 부조리를 표명하고 있어서일까. 둘은 닮은 듯 안 닮은 듯 닮았다.

인간은 어디에서 태어나서 어디로 가는가. 이 세상은 옷갖 부조리와 모순으로 가득하고 우리는 또한 그것을 감내하면서도 기어코 살아간다.

이 책에서는 주인공의 이름이 나오지 않는다. 책의 마지막 장을 덮고 나서야 우리들은 그의 이름조차 모르고 있었다는 것을 깨닫는다. 나는 심지어, 중간에 한 번쯤은 나왔는데 잊어버린 거겠지 하고 생각했다.

주인공 ‘나’는 끊임없이 무언가를 생각한다. 끝없는 무한에 대해서, 무의식에 대해서, 죽음에 대해서... 그는 생각이 많은 사람은 행복하지 않다고 말하면서도 끊임없이 생각을 이어가고 살아 숨쉬는 인간들에게 회의감을 느끼며 소음으로 가득한 고독 속에서 스스로를 고립시키려 한다. 그러나 그도 인간이기 때문에 사람을 만나고 그들과 인연을 맺는다. 그는 외로워지기를 원했지만 끝내 그렇게 하지 못했다. 인간이니까.

지금까지 여러 책을 읽으면서 주인공에게 감정을 이입한 적은 많았어도 주인공과 나를 동일시한 적은 없었다. 그 책들에 나온 주인공은 나를 닮지 않았고 나 또한 그들과 같아질 수가 없었다. 그래서 동정을 하고 함께 웃고 슬퍼하면서도 마치 유리판을 사이에 끼운 것처럼 브라우저 너머로 그들을 관찰하듯 그렇게 지켜보기만 했다.
어떨 때는 그들과 내가 같지 않다는 것에 안도를 느끼면서.

죽음에 대해 생각하면서 언젠가 찾아 올 죽음을 두려워한다. 생각이 많은 사람은 행복하지 못하다. 왜냐하면 두려움을 스스로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나는 문득 이 작가가,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그 무한이라는 것을 어떻게 극복해냈는지 궁금해졌다. 죽음의 순간에 이르기까지 극복하지 못했을까. 한편, 나도 그럴까 두렵다.

"아무도 대답할 수 없는 질문을 하시는 군요.
전 그런 것에 대해 생각해본 적이 없어요.
앞으로도 생각하지 않을 거고요.
선생님은 인간들에게 겁을 먹고 있는데,
오히려 선생님이 그들에게 겁을 주고 있어요.
그들이 선생님을 두려워하는 거지요.
선생님은 신경쇠약에 걸릴 거예요.
하지만 대단치 않죠. 나을 수 있어요.
자, 여기 두 잔째 코냑이 있어요.
의사를 만나러 가세요."
"의사들도 병들어 있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우리 모두 앞으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고
모두 죽으리란 걸 알고 있는데,
죽음을 생각하고 고민하면
의사들은 미쳤다고 말해요.
가둬야 할 사람은 바로 그들입니다.
정상적으로 생각하는 사람은 바로 나죠.
그들이 비정상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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