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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환경 수업, 어떻게 시작할까 - 온작품 읽기와 함께하는 생태환경교육
전국초등국어교과모임 우리말가르침이 지음 / 푸른칠판 / 2024년 3월
평점 :
몇 년 전 동네 산에 갔다가 양말목으로 나무를 둘러싼 걸 봤다.
양말목? 플라스틱인데 왜 나무를 쌌을까 이해가 안됐다.
그것도 나무를 사랑한단 명목으로 해와 플라스틱이 비와 바람에 잘게 부서져서 나무를 괴롭히는 활동을 왜 하는지 이해가 안됐다. 우리 주변에는 그런 이벤트적인 환경교육이 꽤 많다.
그래서 더욱 이런 책을 반갑다.
사람을 위한 환경교육이나 이벤트적인 활동을 나열한 게 아니라
삶 속에서 고민하고 아이들과 살아가기 위해 고민하고 실천하는 삶을 제안했다는 게 좋았다.
처음에 자연과 계절 부분을 읽을 때는 책표지를 다시 봤다.
분명히 환경교육이라고 했는데 독서나 글쓰기 교육인가 싶었기 때문이다.
기대했던 환경교육의 심각성이나 위기감을 고조시키는 내용이 아니어서 신선했다.
많은 환경교육책들이 한숨나오게 하는 게 많고 살아있는 것 자체에 죄책감을 주는 게 많다.
아이들이 충분히 자연을 느끼고, 관찰하고 글로 표현하고 책으로 만나고 노래하며 자연이 익숙해지면 자기도 모르게 자연을 사랑하게 된다. 그렇게 무르익었을 때 자연스레 내가 아끼는 것이 아픈 걸 보고 해결 방법을 찾으려고 작게 노력해보게 되는 과정이 나타난 것 같아 자연스럽고 좋았다.
생명과 존중 파트에서는 동물권, 동물 복지, 야생조류에 대한 이야기가 나와서 처음에 참 불편했다. 동물 복지 관련해서 인터넷에 불편한, 엄청 충격적인 영상이 본 경험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몇 편을 보면서 해야 할 일을 알았지만, 내가 생활 속에서 실천하기 어려운 부분이라 위선자가 되는 것 같아 아이들 지도도 망설였는데, 5가지 수업을 살펴보면서 내가 어디로 한발짝 내딛을 수 있을까 가늠해볼 수 있을 것 같단 생각도 들었다. 동물복지에 대해 전면적으로 지도하기보다 일단 주변 동물을 관찰하고 관심을 갖는 것부터 시작한다면 어떤 흐름 속에서 아이들 수준에 맞는 교육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 같다.
탄소와 소비 파트는 기후 위기와 탄소를 줄이는 실천에 대한 이야기였다.
여긴 진짜 심각한 이야기겠지 싶었는데, 다른 파트처럼 이야기로 풀어가서 쉽게 읽을 수 있었다. 물론 앞선 이야기보다는 위기감 조성이 되었지만 나도 쓰레기 주우러 다니다가 지치고 의욕없어졌던 경험이 있었는데 그런 경험담이 있어서 공감되기도 했고 탄소발자국을 줄이는 방법이나 자원순환이야기는 다시 복습이 되기도 하고 나도 몰랐던 것들이 있어서 도움이 되었다.
우리는 살아가야만 하기에 외면하고 싶지만 환경교육을 안 할 수는 없다.
하지만 '환경 교육 시간' 이렇게 일 년에 몇 시간 정하기보다는
주변에 자연을 직접 만나고 식물과 동물에 대해 알아보고 새삼스럽게 좋아지다가
실천해나가는 생태 시민을 키우길 소망한다면 이 책이 도움이 될 것이다.
적어도 어떤 선생님들이 치열하게 고민하면서 꾸준히 실천해온 장면이 용기가 되어줄 것으로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