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 품에 안고 - 우리들의 할머니 이야기 즐거운 동화 여행 10
표시정 지음, 강승원 그림 / 가문비(어린이가문비) / 2008년 2월
평점 :
품절


친정엄마가 돌아가시고 나서 어느 날 인터넷에 떠도는 글을 하나 읽고 서럽게 울었던 일이 있었다.

사랑한다고 한 번도 말하지 않아서 미안해.
엄마 새끼보다 내 새끼가 더 예쁘다고 말해서 미안해.
언제나 외롭게 해서 미안해.
늘 내가 먼저 전화 끊어서 미안해.
괜찮다는 엄마 말 100퍼센트 믿어서 미안해.
내가 잘나서 행복한 줄 알아서 미안해....

그때의 가슴저림이 점점 퇴색되어갈때 드는 생각 '우리 아들에게는 외할머니가 없구나' (이것도 어찌보면 엄마의 욕심이기도 하겠지만)그래서 아들에게 할머니의 이야기가 나오는 책들을 자주 권하게 된다.

이 책에서는 7분의 할머니가 등장한다. 작가가 서두에 밝혔듯 자식에 대한 사랑, 이웃에 대한 사랑으로 가득찬 할머니들의 이야기. 그 중 내 맘을 가장 아프게 했던 건 '기차역할머니' 이다. TV를 보면서 '세상에... 말도 안돼... 저런 자식이 있어...."라고 생각했었던 일을 이번엔 글로 만나게 되었다.

오직 자식하나만을 위해 궂은 일도 마다않고 아들을 뒷바라지 한 할머니와 고생하는 어머니를 위해 열심히 공부했다는 아들. 그런 아들이 결혼을 하고, 자식을 낳고,,,할머니에게는 아무 말도 없이 이민을 가버리는 바람에 자식에 대한 그리움으로 정신을 놓아버린 할머니.

내가 우리 엄마에게, 우리 어머니에게 이런 자식은 아닐까 많이 반성하고 뒤돌아보게 되었다.

'할머니와 도토리'를 보면서는  어머니를 떠올렸다. 해마다 커다란 베낭을 등에 지고, 남들보다 많이 줍기 위해 산을 돌아다니시는 어머니. 행여 당신보다 누가 더 많이 주우실까 늘 마음 졸이시는 모습까지도 닮아있었다. 결혼 11년차 겨우 몇해 전부터 어머니가 주시는 도토리묵가루의 소중함을 알게 되어 되었고, 그 세월만큼이나 도토리줍기가 버거워 지신 어머니..

이 책은 이렇게 내게 뒤돌아보며 살아야함을 일러주고 있다. 많이 가지고 있어 베푸는 것이 아니라 함께 나눌 수 있는 따뜻함이 소중함을 ('큰꽃 작은 꽃') 일러주고 있다.

초등학교 2학년 아들은 전부를 이해하지 못하겠지만, 그래도 이런 류의 책을 읽다보면 가슴이 따뜻한 사람으로 엄마보다 더 넓은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사람이 되리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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