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큰누나 일순이 ㅣ 파랑새 사과문고 48
이은강 지음, 이혜원 그림 / 파랑새 / 2007년 10월
평점 :
절판
이 이야기는 일순이의 친구인 나 '미향이'를 통해 그려지고 있다. 두 아이의 엄마가 되어버린 어느 날. 나는 신문광고속 '사람을 찾습니다'를 통해 오래동안 잊고 살았던 내 친구 일순이을 보게 된다. 남의 돈 이천만원을 떼먹은 아줌마가 엄마 친구가 맞냐는 딸아이의 말에 나는 '그럴리 없어'라는 혼자의 다짐을 하며 지난 추억속에 일순이를 떠올리게 되는데.
그 기억속에 서 있는 일순이는 올망졸망 매달리는 아이들 속에서 용케도 버티며 휘청거리는 감나무의 가지처럼 있는 대로 몸을 벌려 동생들을 안고 업고 있다.
폐병을 앓으시는 아버지가 5학년 이른 봄을 넘기지 못하고 돌아가시자 아픈 엄마를 대신해 집안 살림을 도맡아 하게 된 일순이. 다음해 봄 피를 토하곤 하시던 어머니마저 폐병으로 돌아가시게 되고 예방주사를 맞지 못해 학질에 걸리게 되지만 일순이는 독학으로 영어를 공부하려는 굳은 의지로 '영한사전'이 을 상품으로 내건 시험에서 일등을 하게 된다.
하지만 가슴속에 꿈을 지닌 사람은 절망하거나 포기하지 않는다는 말을 증명하듯 졸업장을 타기 위해 결석만은 하지 않으려는 일순이에게 불행은 찾아온다. 동생 사순이가 백일기침 끝 허약해진 탓으로 끝내 세상을 떠나고 동생을 잃은 깊은 슬픔으로 얼굴에 풍을 맞게 되는 되자 울어도 웃게되는 일순이는 하루도 쉴 틈 없이 품을 팔러다니다 결국 공장으로 떠난다.
아무런 부족험 없이 모든 걸 누리며 일순이를 잊고 지나던 나는 내 아이들에게 일순이의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친구 일순이를 위해 아무것도 한 일이 없음에 미안함에 가슴이 먹먹해진다. 그리고 그 친구의 빚을 갚기 위해 전화를 걸게 된 나는 뜻밖의 사실을 듣게 된다.
과연 그 이천만원은 어떻게 된일 일까요?
이 책을 읽는 동안 내내 머리속을 떠나지 않는 또 한명의 사람은 바로 '몽실언니''였다. 분단의 시대를 힘겹게 살아가면서도 꿋꿋하게 살아간 몽실언니처럼 일순이도 행복한 웃음을 지을 수 있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가난하고 어려웠던 시대에 살았던 나에게는 마음속에 와 닿는 큰누나이야기가 아들에게는 그냥 조금 슬픈 이야기가 되어버렸다. 세월이, 시대가 그만큼 변한 탓이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