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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에 쉼표를 찍다
김정희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6년 8월
평점 :
품절
패션은 단지 옷에 대한 것이 아니다.
패션은 하늘에도 있고 거리에도 있다.
그것은 우리의 생각,
우리가 사는 방식,
우리가 하는 일,
그 모든 것에 깃들어 있다.
- 가브리엘 코코 샤넬
내가 감히 패션에 관한 책을 읽다니.
두려웠다. 딱히 감각이 있는 것도 아니고 그냥 되는 대로 편하게 입는 편이기 때문에.
그래서 살짝 긴장 하면서 이 책을 읽기 시작했다.
하, 이게 뭐람.
몇장 넘기는 순간 내가 너무 바보같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패션은 정말 그저 우리가 살아가는 그 순간마다 있는 것이고
그냥 우리다.
뭔가 거창한 그 무언가가 있지 않을까 하고 지레짐작으로 겁먹고
한걸음 물러났던 내가 살짝 민망했다.
복식에 대해 깊이 학문적으로 연구해야하는 사람이 아니라
우리는 그저 이해하면 되는 사람들이기에
이 책을 한번쯤은 읽어봐도 되지 않을까 싶다.
예전에는 옷을 어떻게 입었는지.
어떤 식으로 명예와 신분을 강조하며, 어떻게 상징했는지.
옷뿐만 아니라 여러가지 장신구들에 관한 설명까지.
스타킹이 만들어지고, 미니스커트가 처음 나왔을 때.
코르셋이 여자의 건강을 해칠정도로 압박할때,
전족으로 중국 여자들의 발을 옳아맬때,
뽕-_-으로 남자들의 어깨를 넓게 보이게 했을 때,
자전거와 함께 여자들이 바지를 입게 되었을 때를
쉽고 재미있게 이야기해준다.
이렇게 교양으로 반을 읽었다면
나머지 반은 영화로 패션을 읽을 수 있다.
내가 보면서 정말 예쁘다, 어쩜 저리 고울까 했던 스캔들부터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셰익스피어 인 러브, 시카고, 친절한 금자씨, 장화홍련 등
동서양 고금을 막론하고 (진부한 수식어-_-;) 좋은 영화들과 함께
그 영화 속 패션에 관한 이야기들이 있다.
비비안 리가 몇 벌의 드레스를 입었고,
무슨 영화에서 베레모를 유행시켰고,
단 6분의 출연으로 여우조연상을 거머쥔 배우 이야기까지
다시 한번 패션의 중요성을 말해준다.
이 책을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정말 책표지에 있는 말처럼
[교양으로 패션을 읽고, 패션으로 영화를 읽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