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조주의보 - 제8회 윤석중문학상 수상작, 개정판 이금이 고학년동화
이금이 지음, 양양 그림 / 밤티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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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제공 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어린이를 위한 이야기를 쓸 때 가장 행복하다는 이금이 작가. 소천아동문학상과 윤석중문학상, 방정환문학상을 받았으며 2024년에는 한국 최초 국제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상 글 작가 부문 최종 후보로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어린이 동화에 진심인 이금이 작가의 책 건조 주의보는 2012년 출간된 사료를 드립니다의 개정판입니다. 


이 책에는 총 5편의 이야기가 실려 있습니다. <건조주의보><닮은꼴 모녀><요술 주머니><이상한 숙제><사료를 드립니다>


<건조주의보>는 건우의 이야기입니다. 공부를 잘하는 누나는 안구건조증에 걸렸습니다. 컴퓨터도 게임도 아닌 공부를 너무 많이 해서입니다. 공짜나 값싼 인터넷 강의를 듣는 것만으로도 전교에서 최상위권에 드는 효녀, 그런데 건우는 방과후 수업과 학원 두군데로도 모자라 학습지까지하고도 공부를 못합니다. 누나에 비하면 불효자이지요. 아빠는 돈 벌어 오니 참고 누나는 공부 잘하니 참아주는데 오히려 아빠와 누나에게 참는 것까지 합쳐서 분풀이 하는것 같은 엄마. 건우는 할머니한테 태어났을 때 이야기 듣는게 좋습니다. 7년만에 손자가 태어나자 할아버지와 아빠, 엄마 모두기뻐하셨거든요. 인공눈물을 찾는 누나는 집안을 잔뜩 어질러놓았는데 내가 그랬으면 크게 야단 맞을 일이지만 누나는 그렇지 않습니다. 아빠는 온몸이 가려운 피부 건조증에 엄마는 입안이 바짝바짝 마르는 구강 건조증에 걸렸습니다. 누나와 엄마 아빠가 건조증에 걸린 건 스트레스 받아 가며 열심히 살아서라고 합니다. 친구네집에서 숙제하고 간다는말에 엄마가 반가워하며 가족들은 누나가 좋아하는 조개구이를 먹으러 간다고 합니다. 건조증 걸린 세 식구에게서 건우만 혼자 가족 밖으로 밀려나온 기분입니다. 건우도 한 가족임을 인정받을 수 있게 아무 거라도 좋으니 건조증에 걸리고 싶어하는데 마음이 아프더라구요. 그런데, 아윤이는 건우에게 넌 마음이 너무 메말랐다며, 마음이 너무 건조하다고 합니다. 가족 밖에서 밀려난듯한 건우의 마음이었는데, 건조증에 걸린 걸 알아준 아윤이가 고맙기까지합니다. 부모님의 관심이 나아닌 누나에게 갔을 때 얼마나 속상하고 가족밖에서 밀려난 기분 일까요...? 가족의 관심과 사랑을 받고 싶은 건우의 마음이 마음건조증으로서 가족으로 인정 받는 기분이라니... 왠지 제 마음이 찡하더라구요. 

<이상한 숙제>

내일은 숙제를 제출해야 하는 날입니다. 각자 생각하는 아름다운 사람 찾아보기입니다. 아름다운 사람은 어떤 사람일지 저도 궁금해지고 저조차 누가 있을까 생각하게 되더라구요. 해빈이는 아름다운 사람에 대한 고민이 끝나지 않았어요. 그런데 해빈이의 생각은 "남을 도와주는 사람이 아름다운 사람같아"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해빈이는 아름다운 사람을 인터넷이 아닌 직접 찾아보고 싶었습니다. 결국 아무 소득도 없이 한달이 다 지나가버릴때, 버스안에서 이상한 사람을 보게 됩니다. 노약자석에 서있던 어떤 오빠는 아줌마가 그 자리에 앉으려고 하니 안돼!라며 막습니다. 모자라는 사람이었을까요. 그 사람은 의자 손잡이를 잡고 선 채 자리를 꽁꽁 지몄습니다. 다음 정류장에서 어떤 할머니가 버스를 탔고 해빈이는 도시락도 무겁고 양보를 하고 싶지 않아 눈을 감아버립니다. 그런데 그 오빠가 할머니께 여기 앉으라며 자리를 내어주는 것 아니겠어요? 모두 이상하다고 바라봤던 사람이 할머니에게 자리를 내어주는 모습에서 글을 읽으며 저는 마음이 좀 따뜻해졌습니다. 사실 요즘 그런 사람을 저도 많이 보지 못했거든요. 어쨌든 해빈이는 내일까지 아름다운 사람 찾기 숙제를 마쳐야 하는데 그런 사람에게 신경 쓸 겨를이 없습니다. 그런데 이게 왠일이죠? 해빈이는 얼른 수행 평가 숙제를 해야 하는데 그 오빠의 환한 미소가 자꾸 생각납니다. 


건조주의보에 실린 5가지 이야기는 각기 다른 아이들의 모습에서 마음을 움직입니다. 처음엔 <사료를 드립니다>로 출간되었던 작품들을 새롭게 읽을 독자들을 생각하며 한문장, 한문장 공들여 고치고 다듬었다고 하네요. 이 이야기들을 읽으면서 마음이 따뜻해지는 부분도 있었고, 어린시절 제가 느꼈던 감정들이 아 그랬었지 하면서 스믈스믈 마음 속에서 쏫아 나오는 부분도 있었습니다. 요즘처럼 메말라가는 마음이 난무하는 때 짧지만 잔잔한 마음의 변화를 일으켜줄 수 있는 이 책이 읽기 좋았습니다. 초등학교 중~고학년이 읽는 책으로 어린이 동화이지만 어른들이 읽어도 좋을 법한 책인 것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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