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난 의사와 미친 이웃들
니나 리케 지음, 장윤경 옮김 / 팩토리나인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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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노르웨이 최고 문학상 브라게상 수상

"왜 인생은 바닥을 치고 나서야 행복을 깨다는 걸까?"

노르웨이의 노벨문학상이라고 불리는 브라게상을 수상한 노르웨이 대표 인기 작가 니나 리케는 유머와 비극을 절묘하게 배합한 소설로 유럽에서 널리 사랑받고 있는 작가이다.

책을 받은 순간, 분홍색 표지에 머리칼 휘날리며 어딘가를 보며 씽긋 웃고 있는 여자의 모습이 바람난 의사와 미친 이웃들이란 제목과 찰떡같이 잘어울린다. 왠지 기대되는 책^^!!

주인공 엘린은 의사이다. 엘린은 직장에서나 집에서나 그리 즐거운 삶을 살고 있진 않는다. 이런 생활에 찌들어 갈고 있던 어느날, 사귀었던 옛 남자친구(비에른)와 페이스북을 통해 메시지를 주고 받다 커피를 마시자는 약속을 하게 된다.

엘린이 인터넷에 들어가 비에른의 삶을 훑어보는 한장면이 나오는데 비에른의 아내와 아이들의 사진을 보며 느끼는 감정들에 대한 솔직함에 대해 약간 웃픈 생각도 들었다. 결국 그들은 만나게 되고 많은 이야기들을 나눈다. 첫 만남 이후 사흘 뒤 또 그들은 만난다. 결국 그들의 만남은 불륜이 되어 간다. 그런 와중 진료실은 예상치 못한 이웃들의 등장으로 위기에 봉착한다는 내용이다.





“예를 들어, 초록색 쓰레기봉투를 걸어야 하는 통에 파란색 쓰레기봉투를 걸면 그녀는 몇 초 안에 몬스터로 변신하지. 나는 종종 눈물이 나기도 해. 그 사람이 무서워서가 아니라 내가 처한 상황이 슬퍼서. 그녀가 알아챌 정도로 울지는 않아. 그러면 더한 난리를 피울 테니까. 보통은 지하 운동실로 내려가 90년대 기구 위에 앉아 울부짖어. 새빨개진 얼굴로 올라오면 그녀는 내가 운동을 했다고 생각해. 그러고 나면 그 사람은 잠시 동안 다정해져. 정원 호스가 제대로 감겨 있지 않거나 벤치 쿠션이 실내로 들여지지 않은 모습을 보기 전까진.”

"상투적인 빈말과 스몰토크의 장점은 뒤에 숨을 수 있다는 것이다. 까다로운 환자와 상담을 마치고 나면 나는 미소 지으며 문가에 서서 말한다. “안녕히 가세요. 잘되실 거예요. 행운을 빌어요. 얼른 나으세요.” 하지만 굳게 닫힌 치아 뒤에서는 다른 단어들을 만들어낸다. 누구도 이들을 보거나 들을 수 없다. 그럼에도 분명 말로 내뱉어진다. 밝은 대낮에 환자 얼굴에 대고 쓰레기를 처리하듯이."

인간 본성을 날카롭게 조준하면서도 예측불허의 웃음 투척으로 밸런스를 유지한다는 평(책 날개중에서)을 받는 책인 만큼 한편의 연극을 본 느낌이 들기도 한다. 주인공 엘린이 생각과 감정이 많이 들어간 소설이지만 중간 중간 등장하는 환자들의 모습과 진료실 해골모형 토레와 대화하는 엘린의 모습은 책을 읽는데 있어 더 많은 것들을 느끼게 해준다.

"니나 리케의 소설은 의사가 처방해야 한다. 그녀는 우리 삶의 가장 예리한 관찰자중 한 명이다" -Dagens Naeringsliv

불펌금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제공 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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