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분의 1은 비밀로 넥서스 경장편 작가상
금성준 지음 / &(앤드)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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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제1회 넥서스 경장편 작가상 우수상 수상작"

"N분의 9억, 비밀이 샐수록 분모는 점점 커지는데..."

"영끌해도 이생에서 만질 수 없는 돈이 교도소에 갑툭튀!"

돈뭉치 10개짜리 탑이 가로 4개, 세로 4개 정사각형을 이루고 정사각형에 끼지 못한 10개짜리 탑이 두 개나 더 있다. 총 9억원!! 교도소에서 돌연사한 노인이 영치한 캐리어 안의 9억!! 영치품을 담당하는 태규와 봉규 외에는 아무도 모른다. 이제 둘이 나눠 갖기 위한 아슬아슬한 계획이 시작된다.

"하지만 정문은 사정이 달랐다. 정문은 교도소 담장 안과 밖을 경계 짓는, 교도소 밖에서 아무나 못 들어오게 막고, 교도소 안에서 아무나 못 나가게 하는 삼엄한 문지기 역할을 하는 곳이다. 교도소를 성이라고 치면, 담장은 성벽이고 정문은 그 성 전체의 유일한 문이다. 무기를 휴대한 채 정문을 지키는 세 명의 교도관들은 오가는 사람과 그 소지품, 차량 들을 매섭게 쳐다본다. 함부로 사람이나 차량을 들이거나 내보냈다가 사고가 나면 중징계를 받기 때문이다. 변호사들이 변호인 접견을 핑계로 와서 수용자에게 규정에 어긋난 물품을 전달하려다 적발되는 곳도 정문이다."

p.36

허태규: 대학시절 좋아하는 여자를 위해 고기워 먹던 날 농과대 상추를 훔친 허태규. 그런데 그 상추가 질병 저항성이 강한 신품종 연구용이었고 무려 정부 지원금 8532만 580원이 들어간 상추였다니..

지미라: 기봉규의 아내. 그녀의 보습학원 근처에 사교육의 블랙홀 완벽학원이 생겨 지미라의 아이들도 많이 옮겨갔다. 지미라는 동네 맘카페에 "그 원장 학벌 거짓말 같아요" "그 원장 말인데요. 젊고 예쁜 영어 선생과 그렇고 그런사이라는 소문이 파다해요. 애들이 뭘 배우겠어요"라는 글을 올린다. 결국 모욕죄로 고소당한다. 약식 기소됐지만 1억의 민사소송까지 통보 당한다.

사생결단 처남, 눈치 100단 무당, 신내린 북채잡이에 조폭까지.. 이제 그들까지 그 돈을 노리는데...


"이러다가는 N분의 1에서 분모 N이 무한대가 되겠군. 이런 식으로 몇달만 지나면 수두룩한 인간들에게 500원짜리 동전 하나씩 나눠줘야 할지 몰라"p118



"막다른 골목이었다. 도망칠 수도 없었다. 저번처럼 도와주는 오용수도 없었다. 어떻게 한담. 기봉규는 수학 문제를 푸는 기분이었다. 풀 수 없는 문제를 앞에 둔 그 처참하고 절망적인 느낌. 수학 선생이 칠판 앞으로 기봉규를 호명할 때마다 배가 아픈 척했다. 그러고는 급히 화장실로 도망쳤다. 그러기를 두어번 하면 수학 선생은 때리는 게 귀찮아서라도 기봉규를 그냥 놔 두곤 했다. 기봉규는 그 삶의 지혜를 지금 다시 써먹을 생각이었다" p135

"아뇨, 끝난 얘기가 아니에요. 어쩌면 이 이야기가 시작되는 지점인지도 모르죠."p210

공돈이 생기면 얼마나 좋을까? 진짜 하늘에서 9억이 뚝 떨어진다면? 생각만 해도 기분 좋다. 그러나 땀흘려 벌지 않은(정당하게 받는 돈이 아닌) 생판 모르는 남의 죽음으로 남겨진 돈이라면 글쎄다. 상황은 달라질 것 같다.

적당한 재미와 유머, 교도소 안에서 밖으로 돈을 가져나가기 위한 긴장의 끈, 사이사이 등장하는 인물들로 인한 흥미진진한 사건의 전개, 다양한 캐릭터들, 반전이 있는 결말, 또 거기에 깔린 풍자까지. 마치 대학로에서 한 편의 연극을 보는 느낌이었다. 시국이 시국인지라 그렇게 좋아하던 문화생활을 안하고 살고 있었는데.. 모처럼 기분전환하며 연극을 보고 나온 느낌이랄까...

추석 연휴 흡입력 있는 전개로 시간 가는 줄 모르게 재미있고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이었다.

불펌금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제공받았지만 주관적인 견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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