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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나로 살아야 한다 - 자기실현을 위한 중년의 심리학
한성열 지음 / 21세기북스 / 2021년 8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고려대학교 심리학부 명예교수. 미국 미드웨스턴 침례신학 대학원과 데이브레이크 대학교의 특훈 교수이며, 국내 긍정심리학계의 최고 권위자 한성열은 그 동안 강의실과 상담실에서 만난 사람들과의 진솔한 대화를 통해 배운 내용 중 꼭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주제들을 정리하여 자기실현을 위한 중년의 심리학 '이제 나로 살아야 한다'를 썼다.
더이상 젊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늙은 것도 아닌 시기, 젊은이와 늙은이의 가운데 있는 시기 중년기.. 중년기에는 많은 변화가 생긴다. 체력도 예전같지 않고 사회적인 관계에서도 처음 회사에 입사했던 패기넘치던 20대와는 다르다. 또 자녀들이 성장하여 부모의 곁을 떠나는 진수기를 겪는다. 이런 다양한 변화를 경험하는 중년기는 현재 자신의 삶을 평가하는 시기이다. 정확한 평가와 그것을 바탕으로 새로운 변화에 대한 준비를 할 수 있는 중년기는 우리의 삶에서 매우 귀중한 시기이다. 자신과 일에 대한 정의를 새롭게 내리고, 나이에 대한 시간 전망을 바꾸어 지금까지의 삶에 대해 재평가하게 하는 동시에, 미래의 삶에 대해 준비하게 하는 귀중한 발달의 시간, 기회의 시간이기도 하다. 중년을 맞은 이들이라면 더이상 '소리 없이' 울지 말고 더욱 적극적으로 중년의 변화에 대해 이해하고, 새로운 변화에 대처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중요하다. (본문 중에서)
요즘 바람이 하나 있다면 '젊게 하는 것'이다. 예전에는 나이 들어서도 당연히 젊게 살 수 있을 줄 알았다. 그런데 해가 거듭될수록 체력적으로 너무 확연히 드러나는 힘듦과 하나씩 나오는 새치를 보면 내가 언제 이렇게 나이가 들었지? 깜짝 놀라곤 한다.(몇년전까지만 해도 나름 동안이란 소릴 들었었는데 ㅠㅠ) 또 정석에 가까운 것을 요구하는 내 자신에게 가끔 꼰대일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도 하며 산다. ㅠㅠㅠ 중고등학교 시절에는 친구관계나 대학 진로에 대해 고민을 해왔다면 대학생일 때에는 취업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이제는 가정을 꾸리고 나니 또 다른 앞으로의 고민들로 마음 쓸 일이 많아졌다. 카를 융은 중년이 넘어서야 비로소 사는 것이 무엇인지 그 깊은 맛을 알 수 있고, 비로소 자기실현을 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p7) 지금 딱 내가 그 시기로 들어서는 시점에 서 있기에 꼭 필요하다고 생각되어 책소개를 보자마자 무조건 읽어야겠다고 생각을 했다.

"변화하는 세상에서는 삶의 모든 영역에서 수시로 준거틀을 점검하고 판에 남아 있는 부스러기들을 말끔히 닥아야 한다. 그리고 필요하면 때때로 판을 바꿀 수 있는 용기를 가져야 한다"p107
우리 모두는 나름대로 세상을 이해하는 마음의 판을 가지고 있는데 이것을 '준거틀' '준거체계'라고 부른다. 이틀을 기준으로 행동의 옳고 그름을 판단하고 자기와 남을 비교하고 평가한다고 한다. 저자는 준거틀이 한때는 세상과 효율적으로 관계를 맺게 해주는 역할을 했지만, 지나치게 오래 고정되어 있다면 새로운 환경에 효율적으로 적응하는 데 방해가 된다고 말한다. 과거 감정의 응어리들과 생각의 틀이 그대로 남아 있기 때문이다. 우리 모두는 서로 나름의 색안경을 끼고 있는데, 너무나 복잡하고 변화무쌍한 이 세상과 효율적으로 관계를 맺기 위해 우리는 각자의 색안경, 나름대로의 준거틀을 가지고 세상을 바라보는 것이다. 이 부분에서 많은 공감을 했다. 우리는 서로 다른 환경에서 다른 경험과 가치관을 통해 살아왔다. 그렇기에 나만의 준거틀을 가지고 세상을 살아왔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것들이 충돌하고 부딪히다보면 서로를 잘 이해하지 못하고 관계가 틀어지거나 언쟁으로 번질 위험도 있다. 그렇기에 과거의 기준에 얽매이지 않고 자연스럽게 세월의 흐름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옳바른 준거틀을 가지고 세상을 바라볼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을했다.
"서로 독립된 인격체라는 것을 인정하는 것만으로는 진정한 대화를 하기 어렵다. 독립된 인격체로 인정하되 서로 대등한 위치에있다는 것을 인정해야 비로소 진정한 대화가 이루어진다..(중략)..지금까지 가족과 나눈 대화가 진정한 대화였는지 아니면 독백에 불과했는지 돌아보자. 만약 독백에 불과했다고 판단되면 과감하게 인정하고 노력하자"p228
솔직히 부모로서 자식을 독립된 인격체로 인정하며 서로 대등한 위치에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은 꽤 어려운 일 같다. 물론 기본적으로 인정한다고 생각은 하겠지만 실제로 대화를 하다보면 부모의 일방적인 대화가 더 많은 것은 비단 극소수의 문제는 아닐 것이다. 분명 가족사이에서도 일방적인 관계는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책의 본문 내용중에 어떤 조사에서 청소년들에게 "어려운 문제가 생겼을 때 부모, 교사, 친구 중에서 누구와 의논하고 싶냐?"라고 물었을 때 제일 먼저 부모와 의논하고 싶다고 대답했다고 한다. 질문을 바꾸어"어려운 일이 생겼을 때 지금까지 실제적으로 누구와 의논을 하였는가?"라고 물으면 친구라고 답한 청소년이 제일 많다고 한다.
"결국 '하고 싶은 대상'과 '하는 대상'이 서로 다르다는 것이다"p231 이유는 부모와는 말이 안통하기 때문이다. 저자는 감정을 주고 받기 위한 대화를 심정대화라고 부른다고 했다. 심정대화가 잘 이루어지는 관계를 마음이 통하는 관계라고 하는데.. 부모와 자식 관계뿐만 아니라 남편과 부인사이에서도 서로 통하지 않는다고 느끼게 되는 이유는 심정대화를 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솔직히 많은 반성을 했다. 심정대화를 얼마나 했을까 생각해보면 그렇지 않은 부분도 너무 많았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도움이 많이 되었다는 것이라면 내가 중년이라는 위치에 확실하게 들어선 것은 아니지만 곧 입문을 하기 시작하는 단계로서 충분히 현실적으로 고민할 법한 것들에 대한 언급이 많았다는 점이다. 그렇다고 꼭 중년만 읽을 수 있는 내용만 있는 것도 아니다. 누구든지 다 도움이 되는 내용들로 이루어져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이미 많은 변화를 겪으면서 살아왔을 것이다. 평균 수명이 계속 늘어남에 따라 앞으로 살아 갈 날이 너무 많기에 또 많은 기로에 서 있을지도 모르겠다. 진정한 나로 살기 위해 나를 돌아보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지 마음의 움직임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이 책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불펌금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제공 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