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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하지 않는 도시 - 세상 모든 사랑은 실루엣이 없다
신경진 지음 / 마음서재 / 2021년 7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결혼하지 않는 도시 by 신경진, 마음서재

"세계문학상 수상작가 신경진 신작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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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진 장편소설 "결혼하지 않는 도시"는 서울을 배경으로 1960년대, 1990년대, 2000년대 결혼에 대한 이야기를 각각의 캐릭터에 녹아내 결혼이 갖는 시대상과 변화의 추이를 끊임없이 관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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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임과 하욱
영임: 타고난 감각과 욕망으로 결혼에 골인하지만 '사랑'만은 믿지도 가질 수도 없었던 아내
하욱: 똑같은 얼굴 X 분리된 인격? 신혼 첫날밤, 충격고백으로 인생이 바뀐 쌍둥이 남편
"결혼은 종족 번식과 재산 유지를 위한 수단에 불과했으니까. 그녀는 고통을 감내 하며 남편을 받아들였다. 행복한 가정에 아이의 부재는 치명적인 결핍이었다. 미칠 것만 같았다. 한낮의 게으른 강을 내려다보며 그녀는 괜히 헛구역질로 귀머거리 삼신할머리를 저주했다"p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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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희, 정우, 태윤
은희: 애인을 빼앗아간 여자의 구 남친에게 운명의 2박 3일을 베팅하기로 결심한 여자
정우: 확신과 불신이라는 장력에 휘말려 한날 한시 두 여자와 사랑에 빠져버린 남자
태윤: 증오는 관계를 지속시키는 부서터일까? 치유 불능의 비밀을 간직한 부잣집 아가씨
"정우가 은희를 바라보며 말했다. 그녀의 열기를 탈고 불과 한 뼘 가까이 밀렫르어왔다. 은희는 고개를 숙여 그에게 키스를 했다. 입술이 부드럽게 젖어 있었다. 그리고 고백이라도 하듯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 오빠 우리 결혼할까?"p1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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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나와 태영
한나: 책임의 바운더리 안에서 알맞은 템포로 사랑을 먹고 마시고 즐기는 자유연애주의자
태영: 넘치는 지성과 교양, 이상적 사고 밸런스 세상 어디에도 없을 완벽한 비트루비안 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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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가 되자 한나는 다시 일자리를 잃고 실업자가 되었다. 시베리아의 찬바람이 점령군처럼 밀고 내려와 심장을 얼어붙게 만드는 겨울이었다. 전기장판 위에 담요를 뒤집어 쓰고 다시 인터넷 구직 사이트를 검색했다. 두 달이 채 못 돼 통장 잔고가 바닥났다. 그녀는 수치심에 떨며 엄마 신용카드로 빵과 우유를 샀다" p140
"찰스와의 동거는 새로운 형태의 결혼생활이 가능하다는 확신을 주었다. 그들이 사는 20층 아파트에는 다양한 커플들이 모여 살았다. 법적인 결혼보다는 사랑해서 함께 사는 것에 만족하는 이들이 더 많았다. 동성 커플, 비혼남과 비혼모, 서로 다른 인종과 나이 차를 극복한 커플, 정확하지 않아도 다수의 파트어와 교제하는 커플도 있었다"p1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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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면 꼭 결혼해야할까?
사랑과 결혼... 둘은 뗄수 없는 불가분의 소재 갖기도 하지만 어느 사람에게는 서로가 상충되는 삶을 그려내는 아픔이 될지도 모른다. 이미 오래 전에는 일부다처제, 형사 취수제같은 지금은 절대 이해할 수 없는 게 당연했던 시대도 있었고.. 할머니 세대에는 아들을 낳지 못하면 구박받고 숨어 다니던 시절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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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지금, 애 하나만 낳아도 애국하는 길이고 이혼했다고 하면 서로에게 더 나은 선택일지도 모른다며 그 결정에 대해 응원을 보내주기도 한다. 예전에는 쉬쉬했던 동거가 지금은 예전보다 그렇게 거부감이 없는 오히려 현명한 선택일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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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시대의 흐름에 따라 받아들여지는 것도 달라지고.. 결혼이라는 제도에 대한 세대간의 생각과 의견은 점점 더 확연이 달라지는 것 같다. 특히 요즘 비혼도 많아지고 결혼에 대한 중요성보다는 다른 것에 대한 우선순위가 더 많아져서 일까? 시대간 변화하는 결혼과 사랑에 대한 의미와 더불어 진짜 중요한게 무엇인지 생각해보는 기회가 되었다.⠀
같은 배경 속 다른 시대를 교차하며 이야기하는 각 캐릭터 속에서 한 번쯤은 이점에 대해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었다.
세계문학상수상작가에 걸맞게 시간가는 줄 모르게 읽은 동시에 섬세하고 유의미한 소설이었다
"결혼하지 않으면 사랑이 소멸된다고 생각하세요?"
"진화하는 사랑의 단면을 가장 절묘하게 포착한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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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은 사랑과는 또 다른 영역이라 생각합니다. 흔히들 두 대상을 동일한 것으로 착각하고 있죠. 사랑의 종착점이 결혼이라고 여기는 생각 말이에요. 하지만 결혼은 연애와 달리 관습과 제도의 문제를 동반합니다. 반면, 사랑이 결혼의 필수 조건이 된 것은 불과 얼마 안 된 일이에요. 과거에는 결혼이라는 제도에 남녀의 사랑이 필요하지 않았거든요.어쩌면 현재의 결혼은 근대 낭만주의의 욕망이 만들어낸 사생아일지도 모르겠네요"p2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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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펌금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