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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내가 주어가 아니라는 것을 알려주었다
김삼환 지음, 강석환 사진 / 마음서재 / 2021년 4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작년 갑작스레 돌아가신 가족을 생각하면
아직도 가슴이 먹먹하다..
장례를 치르며 우리 가족에게
많은 심리적 변화가 찾아왔고
한 동안 가만히 있음에도 나의 의지와 상관없이
눈물이 고여 있었다...
일상으로 돌아오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그일로...
나는 가족에게 사랑표현을 듬뿍하기로
하루하루를 더욱 소중하게 살아가기로
가슴 속에 새기며 살았다..
이번에 만난 "사랑은 내가 주어가 아니라는 것을 알려주었다"는 저자 김삼환님의 저서이다. 30년간 함께 살던 아내가 함께 떠난 여행 중 갑자기 하늘나라로 떠났고...3년이란 시간이 흘렀다. 그 간 해외봉사단원이 되어 우즈베키스탄의 누쿠스에서 한국어를 가르치고 낯선 땅에서 글을 썼다. 이는 살아 생전 외국에서 한국어를 가르치는 봉사를 함께 하고 싶어했던 아내와의 약속을 지킨 것이다.
저자가 한국을 떠나서 오기까지 사별에 대한 슬픔을 어떻게 극복하고 이겨냈는지 그 과정을 담은 책이다.

"기억의 모서리가 닳아 없어질 때까지 나는 길을 걷고 있을 것이다"
"마른 먼지가 가득한 길옆에 꽃이 피었습니다. 먼지가 내려 앉으면 꽃은 몸을 흔들어 먼지를 털어냅니다. 가을에 핀 꽃 몇 장을 찍어 바람의 주머니에 넣어 보냅니다. 내 기억이 늘 꽃이 되기를 희망합니다. 무디 편안하시기를!" p93
"무슨 대단한 깨달음을 얻은 건 아니지만 학교와 집을 반복해서 오가는 길 위에 많은 생각을 뿌리기도 하고, 버린 것들을 다시 줍기도 한다. 그 길 위에서 나무는 나무대로 바람은 바람대로 그냥 그렇게 살아가듯이, 나는 나대로 그냥 살다가 가는 것임을 간혹 느끼기도 한다"p110
"이 편지가 언제 북극성에 도착할지 알 수 없다. 몸집이 가벼운 바람은 어쩌면 알고 있을지도 모른다. 우체국 마당을 한 바퀴 돌아 나오는 바람의 주머니에 편지를 넣어 보냈다. 바람이 지나는 길목에서 꽃이 흔들렸고 나뭇가지가 움직였다"p126
"길을 걷다보면 남기고 나누고 간직해야 할 생각들과 잊고 버리고 포기해야 할 생각들이 하나하나 정리되는 시간을 만난다. 그래서 나는 조금 멀리 걷는다"p197
"나를 모두 버리고 너에게 물든다는 것. 사랑은 내가 주어가 아니라는 것을 알려준다. 사랑하는 사람과 같은 색으로 물드는 것이 그 사람 안에 머무는 진정한 사랑이라는 것을 알려준다"p219
"나름대로 의미를 부여할만한 여행과 삶의 흔적이 남은 신발은 조금 더 보관했다가 버려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p295
"내 인생의 꽃길은 어디 있을까, 찾아 헤맬 필요가 없다. 꽃길은 따로 있는 게 아니다. 오늘 내가 살아 있어 행복을 느끼는 이 순간에 나는 꽃길을 걷는 것이다"p301

사랑하는 사람을 떠내보낸다는 것은
가슴 미어지도록 참을 수 없는 고통이 함께 수반되어
그를 잊기 위한.. 아니 잊을 수 없지만..
감당할 수 있는 마음이 되기까지
수 많은 감정의 교류가 있을 것이다.
우리는 이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어쩔 수 없는...
거부할 수 없는 세상 이치인.. 이별을 받아들이고
하루하루 살아가는 의미를 되새기는 마음을 배운다...
사랑하는 아내에 대한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진..
특히나 저자의 사색적인 문체와 표현력이 좋았던 에세이였다..
불펌금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제공받았지만 주관적인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