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지금, 너에게 간다
박성진 / 북닻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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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코로나때문에 의료진과 소방대원들의 노고가 크다는 것을 더욱  더욱깨닫고 있는 요즘, 18년전 대구지하철 참사를 다룬 책을 만나게 되었다.

"지금, 너에게 간다" 시나리오 작가 협회 부설 영상작가 전문 교육원 공모전에서 우수작품상으로 당선되어 2003년 대구 지하철 참사를 배경으로 짧은 분량이지만 긴 여운을 남긴 전개가 흡입력있어 금새 한번에 몰입하며 읽었다.

주인공 수일은 사랑에 서툰 소방관이다. 그의 연인인 애리와 이별 후 3년 후에 다시 만나는데... 업무의 특성상 약속을 지키지 못하게 되는 수일과 오해가 쌓여가는 애리... 그런데 지하철에 갇힌 애리의 전화를 받고 수일은 현장에 출동하게 된다.

"얼마나 달렸을까. 심장이 터질 듯 뛰고 숨이 턱 끝까지 차올랐다. 폐가 찢어질 듯한 고통에 금방이라도 바닥에 쓰러질 것만 같았다. 하지만 멈출 수가 없었다. 조금 전까지도 그녀가 문자를 보냈기에...아직 살아 있는 걸 알기에...믿기에 그 믿음을 내려놓을 수 없었다. 있을 때 잘할 걸, 상처 주는 말 하지 말걸, 사랑한다고 자주 말할걸....수백, 수천 번을 후회했다."

"'사람 살려. 제발... 좀 살려...줘...' 수일의 귀에 다시 남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 목소리는 마치 길게 늘어진 테이프 소리 같아서 귀신 목소리를 들은 것처럼 그는 공포감을 느꼈다. 그 공포스러운 목소리에 그의 심장 박동도 점점 빨라져 심장이 터지기 일보 직전이었다. 수일의 얼굴이 점점 창백해졌다. 결국, 두려움을 주체하지 못하게 되자 옆 가게에서 세워둔 입간판을 들어 병원을 향해 힘껏 던져버렸다"

식물인간이 된 아내의 장기를 기증한 묵현이란 사람, 트라우마와 동료의 죽음 등 각기 그려지는 .. 장면 하나하나가 눈앞에 그려지듯 표현한 문장들이 마음을 울린다.. 소방관으로서의 삶과 그의 여인 애리와의 로맨스가 적절히 섞여 웹소설 같은 흡입력도 있다. 마지막 장면은 영화의 한장면 같기도 했다. 오직 이북으로만 볼 수 있는 "지금, 너에게 간다"!! 부끄럽게도.. 그 때 그 일이 희미해지고 잊고 있었는데 .. 이 책을 통해 뉴스 속에서 보았던 유가족들과 소방대원들의 모습과 뉴스에서 대대적인 보도가 이루어지던 그 날이 주마등처럼 머릿속을 스쳤다. 숙연해지기도 하고 잊고 지냈다는 점에서 반성도 하게 되었다.



"전국에 계신 소방대원분들을 포함해 지금도 제복을 입고 있는 많은 분들이 노고를 인정받는 사회가 되길 바랍니다. 전국에 계신 소방공무원 여러분, 당신이 진짜 영웅입니다. 당신의 헌신과 희생이 있어, 저희가 이곳에서 안심하고 편히 살 수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작가의 말 중에서

우리는 소방관들의 처우 개선에 대한 이야기를 때가 되면 항상 듣고 있다. 지금 소방관들의 처우가 얼마나 개선 되었을까? 각박해져가는 세상 속, 이 들의 노력이 없었다면 우리는 어떤 삶을 살고 있을지.. 한 번 더 생각해보는 기회가 되었다. 사랑하고 소중한 사람 곁에 있어야 할 때 아무 대가 없이 화재 현장에서 사활을 걸며 타인을 지켜내는 소방대원들께 다시 한번 감사를 드린다.

불펌금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제공 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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