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사가 쓴 악마의 시 - 사랑을 너무 믿거나 믿지 않을 이들을 위하여
고니 지음, 은알 그림 / 노마드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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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낯익은 그림이라더니 <종이여자> 북커버의 작가 은알이더라. 예쁜 그림, 귀여운 그림, 일러스트 이런거에 관심도 흥미도 넘쳐나는 여자라 단번에 손이 가긴 했는데_

 

 아아~. 산문집이라니.

 

 중학생 때 한참 시집에 빠져 살던 나날이 있긴 했었지만 그래도 이제는 손을 놓고 산지 어언 10여년. 그시절의 감수성이 남아 있을 턱이 있나~. 싶은 마음에 조금 망설였지만 그래도 아직은 문학아가씨(?)인 모양인지 다시금 손이 간다.

 

 

 

 

 실제로 아름다운 (조금은 시니컬해보이는) 일러스트와 고니작가의 만남은 정말로 환상적이었다.

 

-사랑을 너무 믿거나 믿지 않는 이들을 위한_ 이던가.

 

 그렇다면 나는 조금 후자쪽. 달콤쌉쌀음한 그 단어의 온도에 한 2도 정도 데여서 아직도 자국이 좀 남아있는 나는 후자쪽.

 

 

"아무도 믿지 말것

 사랑하지 말것

 공복의 쇼핑처럼

 충동적인 사랑하지 말것"

 

 

 일상속에 이야기들.

속으로 웅얼거리기는 하는데 선뜻 입밖으로 내뱉어서 표현해보이기는 힘든 가슴 앓는 감정들.

 한마디한마디가 환상적이다. 그래서 천천히 일러스트와 함께 읽어나가다보면 어쩐지 사실 나는 전자쪽에 속하지 않나싶은 혼란이 생기고만다.

 

'나는 사랑을 너무 믿는 이들 중에 한명일지도 몰라.'

 

 2도쯤 되는 화상자국은 더이상 아프지 않지만 한번남은 흉터는 사라지지 않아서 이제는 시작도 전에 두려움부터 생기는 거다. 그래서 어쩌면 예의 그 달콤쌉쌀음한 단어를 믿지 않는 이들 중에 한명이라고 강하게 믿고 싶은건지도.

 상처받지 않는. 혹은 상처주지 않는 이상적인 사랑을 기다리면서 말이다. 

 

 

 

"숲은 더욱 어두워지고

 이제 더 갈 길은 없다

 그리하여 우리는

 다시 상처받으며

 쓰러지며

 

 할수 있는 일이라고는

 

 

 어이없게도

 

 

 다시 사랑뿐임을

 

 

 알게되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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