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 이후, 인생을 결정하는 열 가지 힘 - 하버드 심리학 거장의 마지막 강의
B. F. 스키너.마거릿 E. 본마거릿 E. 본 지음, 이시형 옮김 / 더퀘스트 / 2020년 4월
평점 :
절판


늙어 신체의 기능을 잃고 아름다움을 잃는다는 것은 굴욕적이고 두려운 일이다. 노인의 지혜는 교육이 대중화되고 책과 미디어로 쉽게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지금 시대에는 쓸모없어진 지 오래다. 이제 남은 인생은 비참한 연명일 뿐일까.
아니다. B. F. 스키너는 즐거운 노년이 가능하다며 그 실천방법을 친절하게 소개하고 있다.

늙는다는 것은 먼지 낀 안경을 쓰고 솜뭉치를 귀에 틀어막고 두터운 장갑을 끼고 무거운 신을 신은 채 하루를 사는 것과 같다. 명료하고 생생한 삶의 경험이 둔탁해지고 어둠과 안개가 깔리는 것 같다. 당장에라도 우울해진다. 하지만 스키너는 기능을 잃은 몸을 다독이며 세상과 관계맺고 심지어 창의적인 삶도 가능하다고 말한다. 행동심리학의 거장답게 근사한 미사여구로 도배된 ‘노년 준비서‘가 아니라 ‘바닥에 전기선이 늘어져서 넘어지지 않게 청소하라‘ 같은 구체적인 지침을 내린다. 일상과 감정, 관계, 태도와 역할 등으로 이어진 10장의 조언을 듣다 보면 다가올 노년에도 겁먹지 않게 된다. 해야 할 것들로 두근거리기까지 한다.

책 내용도 좋지만 만듦새도 훌륭하다. 읽기 편한 크기의 글자, 넉넉한 행간, 장이 바뀔 때마다 등장하는 모지스 할머니의 목가적인 그림(열심히 일하며 살다가 75세부터 101세까지 엄청난 양의 멋진 그림을 그려낸 미국의 국민화가)이 여유로운 책이다.

노년을 준비할 나의 첫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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