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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트 히어애프터
요시모토 바나나 지음, 김난주 옮김 / 민음사 / 2015년 5월
평점 :
스위트 히어애프터
요시모토 바나나
김난주 옮김
민음사 출판
요시모토 바나나를 읽는 것은 처음이었고 내게는 너무나 어려운 일이었다. 더군다나 ‘죽음’에 관한 것이라서 더더욱 더.
그가 왜 유명한지 알 수 있었고 읽는 내내 상실에 관해 생각했다. 소소한 작은 것들은 빼고 굵은 줄거리는 사랑하는 사람의 상실, 곧 죽음이었다. 결혼을 앞두고 사랑하는 사람이 죽고 그의 부모님과의 관계에서 오는 어색함과 친밀감, 떠나보냄, 추억하기 등이 미묘한 것까지도 잘 표현되어 있었다. 읽다가 ‘그래, 이런 생각 들겠다.’ 많은 공감과 짠함을 느꼈다. 나는 아직 경험해 보지 못한 상실감.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죽은 경우는 아직까진 없다. 할머니의 죽음이 그나마 내가 겪은 다다. 초등학생 때 친할머니가 돌아가셨다. 참 생경한 느낌이었다. 사람들이 슬퍼하면서도 고깃국에 밥을 말아 먹으며 술잔을 부딪히고 떠들고 웃기도 했지만 더러는 울기도 하고 대체적인 분위기는 비가 오는 가운데 고즈넉하고 적막했다. 죽은 사람은 죽은 사람이고 산 사람은 산 사람이구나, 삶은 계속 이어지는 것이고 이어져야 하는 것이구나 생각했다. 어린 나이에도 죽음이란 그저 삶의 연장선 같았다. 그리고 지금 돌아보면 결정적으로 할머니는 주님을 믿는 분이셨기에 천국에 가셨다. 그래서 장례식장이 편안했던 것이다. 주님을 믿는 사람들은 죽음이 그다지 슬프지만은 않다. 하늘나라로 소천하는 것이기에. 아픔도, 슬픔도, 노여움도, 아무런 고통도 없는 그 곳에서 평안을 누리는 것이기에. 주님 옆에서 육신의 지긋지긋한 고통 없이, 인간관계의 어려움 없이 행복한 곳이기에. 그런 내게 죽음이란 요시모토 바나나처럼 그런 죽음은 아닌 것 같다. 하지만 그가 그린 상실감은 절절히 나에게도 다가왔으며 나도 문득 상상은 해 보았다. 내 엄마나 아버지나 남편이나 아이가 또는 언니가 죽는다면 천국에 간다고 해도 참 상실감이 크겠다 싶었다. 그리고 믿지 않는 아버지가 돌아가신다면 난 그 아픔을 어떻게 견딜 수 있을까 싶기도 하다. 그러니까 아버지 돌아가시기 전에 얼른 전도해야지. ^^ 이 책은 죽음을 다루고 있기에 참 내게 무겁고 버겁고 어려웠다. 힘들었다. 그래서 얇은 책이었지만 읽는데 엄청난 시간과 그 사이의 공백, 생각들, 에너지가 소진되었다. 그래서 너무 늦어져서 죄송합니다. 하지만 나는 나 나름대로는 엄청 부지런히 노력했다고 말하고 싶다. 죽음을 생각하는 것은, 그렇다. 시간이 오래 걸린다. 힘겹다. 그의 대표작 <<키친>>도 읽어보고 싶다. 죽음을 다룬 것이 아니라면.
내 시 한 편 마지막으로 소개하면서 마칠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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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혜
깊은 슬픔을 가진 사람에겐
가령 자식을 잃은 사람에게는
어떤 말을 해야할지 모르겠다
입 다물고 있는 게 어쩌면
도와주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만약 그 사람이 내 앞에 있다면
말없이 꼬옥 안아주고 싶다
그저 같이
잠잠히
눈물 흘리고 싶다
이 독서 감상문은 한우리 북카페에서 책을 무상 제공받아 작성한 것입니다.
늦게 올려서 죄송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