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지렁이를 만난 날 ㅣ 한림 저학년문고 37
안트예 담 글.그림, 유혜자 옮김 / 한림출판사 / 2014년 2월
평점 :
절판
지렁이를 만난 날_난 지렁이를 싫어하는데 이 책의 지렁이는 참 귀엽게 느껴지네(한우리 북까페 서평단입니다.)
안트예 담 글, 그림
유혜자 옮김
한림출판사
소소한 따뜻함이 있는 책.
‘지렁이를 만난 날’은 안트예 담이 기차역에서 우연히 어릴 적 짝궁이었던 남자 아이를 만나서 나오게 된 책이다. 그렇지만 이 이야기는 실제 있었던 일에 바탕을 두고 있다. 작가가 ‘작품을 마치고’에 올린 사진을 보면 ‘10월 17일 지렁이를 찾느라고 학교에 8분 지각했음.(지렁이를 찾음)/벤더’ 이렇게 적혀 있다. 너무 재밌다. 이런 이야기를 책으로 쓰다니!
선생님이 이다의 알림장에 ‘지렁이를 찾느라고 학교에 8분 지각했음.’ 이렇게 적은 날, 이다는 엄마에게 변명하길, ‘내가 지렁이를 찾느라고 그런 게 아니라, 구출해 주느라고 늦은 거에요!! 그건 다른 거잖아요!’ 한다. 정말 맞는 말이다. 이다는 정말 지렁이를 구해 주느라고 늦은 거니까. 여기서 엄마는 ‘숲이나 평지에 사는 동물들’이라는 책을 이다에게 읽어 준다. 엄마가 이다를 품어 주려하는 따스한 배려가 느껴진다.
책에는 ‘이로운 동물인 지렁이는 ’올해의 무척추동물‘로 선정되었다. ’라고 나온다. 올해의 동물을 열다섯 마리나 구해 줬다는 생각에 이다는 기분이 좋아진다.
‘이다’와 마음이 통한 남자 아이 ‘파룩’은 비가 억수로 오는 날, 이다와 함께 지렁이들을 주워 모으기 시작한다. 두 사람은 지렁이들을 풀밭으로 가져가 놓아준다. 그리고 지렁이들이 풀 속으로 사라져가는 모습을 같이 본다. 그러느라고 또 학교에 지각한 두 아이. 벤더 선생님 앞에서 둘이 돼 늦었는지를 설명하는 모습이 그려지면서 이야기는 끝이 난다.
별 얘기도 아닌데, 그냥 읽고 나니 마음이 따뜻하다.
작가는 지금도 비 오는 날이면 지렁이를 주워 모은다고 한다. 그리고 이렇게 적었다.
다른 사람들이 나를 이상하게 생각해도 괜찮다.
지렁이를 만날 수 있는 비 오는 날이 그래도 참 좋다.
라고.
작가의 순수하고도 독특한 세계에서 이다와 파룩을 만날 수 있는 책, 지렁이를 만난 날.
순수한 마음에 잊혀졌던 동심이 되살아나는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