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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사유 - 실천하는 교사, 깨어있는 시민을 위한
함영기 지음 / 바로세움 / 2014년 1월
평점 :
실천하는 교사, 깨어 있는 시민을 위한 교육 사유_마음이 한없이 무거워지네(한우리 북까페 서평단입니다.)
함영기 지음
바로 세움
일단 저자는 독보적인 사람이다. 그는 박사인데 중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친다. 물론 대학에서 예비교사들을 가르치고도 있다. 그래서 나는 그를 독보적인 사람이라 본다. 박사학위를 가진 중학교 교사라... 전국에 몇 명이나 될까 싶다.
내 생각에 아마도 그는 깨어 있는 교사인 것 같다. 그래서 공부를 했고 박사학위를 받았고 아마도 이 책을 썼으리라.
이 책은 아마도 페이스북에 썼던 내용들을 중심으로 편집해 발간한 책인 것 같다. 이제 나도 아마 이 글을 마치고 그의 페이스북을 찾아 ‘좋아요’를 누를 것 같다.
그의 글은 따끔한 현실 비판으로 시작한다.
학부모의 입장을 살펴보자. 현재 초중고 자녀를 둔 학부모들은 IMF 구제금융 이후 생겨난 구조조정, 비정규직, 파견근로 등을 실제로 경험했거나 목격한 세대들이다. 그들은 여차하면 주류 세계로부터 밀려나 삼류 시민으로 살 수도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삼류 시민으로 전락하지 않을 단 하나의 방법으로 이들이 택한 것은 자녀들에게 대한 교육 투자이다. 이들은 망설임 없이 급여의 대부분을 자녀의 교육비에 쏟아 붓는다. 물론 이들도 교육이 잘못돼 가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경쟁의 대열에서 비켜나 있는 것이 이들에게는 더 두려운 일이다. 그래서 교육에 대한 문제점을 토로하면서도 경쟁 문화에 편승해 들어간다. 이들의 희망은 자녀가 좋은 대학을 나와 큰 기업체에 취업하여 높은 급여를 받는 것이다. 학부모들은 자신의 자녀들이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를 바란다.
이런 식으로 그는 현재 교육의 문제점을 날카롭게 꿰뚫어 보고 있었다.
나는 학생이었지만 이제는 어머니가 되었다. 좀 더 있으면 학부모 대열에 합류하게 될 것이다. 그래서 위의 글이 뼈 아프게 다가왔다.
저자의 이야기는 나의 생각과 참 많이 닮아 있었다. 그래서 읽는 내내 통쾌했다. 하지만 어떤 글에서는 너무 비판적으로만 본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이를 테면, 힐링에 대해서 부정적으로 썼는데, 나의 생각은 조금 다르다. 우리는 결국 제도적인 부분이나 사회의 문제를 떠 안고 살아가야 하기에 나의 행복을 위해서는 개인적인 접근이더라도 ‘힐링’이 필요하다는 게 내 생각이다.
한 가지 신선한 충격은 복도에 소파가 있는 핀란드의 학교였다. 따뜻한 복도에서 겉옷은 필요 없고, 자유롭게 모여 앉아 소통의 장이 되는 복도를 가진 핀란드의 학교가 부러웠다. 그리고 우리 학교는 왜 그렇게 지었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난방비의 문제를 거론했더니 설계를 잘 했기 때문에 새어나가는 열을 막아서 별로 난방비가 크게 늘지 않는다고 했다고 한다. 정말 부러운 곳이다.
저자는 현직 교사답게 교사에 대한 철저한 분석도 적어 놓았다.
명예퇴직을 마음에 두는 이들의 늘고 있다. 누군가는 결행하여 교단과의 이별을 선택하고, 또 누군가는 그저 마음속으로만 생각하며 학교 일상에 적응한다. 그 중 몇은 안정된 생활에 감사하며 큰 고민 없이 산다. 또 몇은 자신의 능력이 소모적으로 쓰이는 것을 참지 못하고 교단을 탈출한다. 요즘 교사들 이야기다.
이 얼마나 예리한 분석인가. 내가 본 교사들이 이 안에 다 있다. 나는 실제로 정년퇴직을 앞당겨 일찍 은퇴하신 선생님도 봤고 너무나 힘들게 버티고 있는 친구도 보았기에 이 분석이 피부에 와 닿았다.
학생들의 존경을 받지는 못하지만 연봉은 높으니 생계가 안정되고 부모들이 추천하는 직업 1순위, 교사. 그는 이렇게 적고 있다.
갖가지 예리한 분석과 그것을 뒷받침해 주는 자료들이 주석으로 달려 있다.
읽을 수록 한숨만 나온다. ‘아, 어떻게 해야 하지, 교육이 이 모양이니 나중에 우리 채환이 어떻게 학교에 보내지?’ 이런 생각만 든다. 두려워진다. 저자도 이 두려움을 서두에 피력했다. 아이들을 위해서 이 책을 썼지만 가능하다면 대안도 제시하고 싶었지만 심각성만 재차 더 발견했을 뿐 대안은 커녕 얽히고 설킨 실타래의 끝단을 발견하기도 버거웠노라고. 그리고 그런 한계가 그대로 이 책에 스며들었다고.
어디 우리 나라 교육의 문제점이 단 번에 해결될 일이던가.
이 책은 그저 현실을 직시하는데 도움이 될 뿐. 그래도 이런 생각들이 많은 사람들 사이에 공유되고 여론화된다면 어쩌면 함께 꾸는 꿈이 현실이 되는 그런 미래를 꿈꿔 본다. 아... 마음이 무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