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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수 김태원의 청춘을 위하여!
최경 지음 / 미르북컴퍼니 / 2014년 1월
평점 :
절판
이외수 김태원의 청춘을 위하여! _ 그대, 나에게 힐링을 주었네(한우리 북까페 서평단입니다.)
최경 지음
미르북 컴퍼니
나는 이외수를 참 좋아한다. 그가 쓴 책은 거의 다 읽었다. 얼마 전 까지만 해도. 정말 가난해서 동네 가로등 기둥이 떡으로 보이기까지 했다는 그의 고백을 읽으며 난 나의 가난을 견딜 수 있었다. 나는 적어도 그렇게까지 가난하지 않았으므로. 그렇지만 뭔가 하려고 할 때마다 내 발목을 붙잡고 늘어지는 끈질긴 가난이라는 놈을 난 용서할 수 없었다. 그래서 어쩌면 가난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는지도 모르겠다.
얼마 전 한겨레에서 광고메일이 왔다. ‘전화 영어 일주일 무료체험’이었다. 나는 잠시 망설이다가 신청을 눌렀다. 그리고 며칠 뒤, 전화가 왔다. 서울이었는데, 받았더니 웬 여자가 밝은 목소리로 영어로 말한다. 음... 들어 보니, 내가 전에 신청한 그 전화 영어 강사였다. 나더러 듣기 실력이 좋다면서 말하기도 나쁘지 않다고 한다. 그러면서 묻는다. 어떻게 공부했냐고. 혼자 했다고 했다. 대단하다고 한다. 어떻게 혼자 이렇게 잘 하냐면서. 그리고 자신감을 가지라고 했다. 끊고 나서 또 매니저한테 전화가 왔다. 그도 물었다. 어떻게 공부했냐고. 나는 또 혼자 했다고 답했다. 그러자 또 대단하다고 한다. 어떻게 회화를 혼자 할 수 있냐면서. 믿을 수 없다는 태도였다. 씁쓸했다.
나는 돈이 없어서 혼자 할 수 밖에 없었다. 그 정도로 나는 가난했다. 물론 나는 굶지 않았지만 내 주변 사람들이 하도 잘 살아서 나는 상대적 박탈감에 시달렸다. 그래서 이를 악 물고 뭐든 혼자 열심히 했다. 다행히도 나는 책을 좋아해서 책을 통해서 많은 것들을 채울 수 있었다. 그래서 나는 도서관을 사랑한다. 거기엔 책이 있기 때문이다. 물론 무료고. 그리고 이젠 문화도 녹아 들어 영화나 음악회, 공연 등의 문화 생활도 그 곳에서 가능하다. 물론 무료로 말이다. 나에겐 무료인지 아닌지가 정말 중요하다. 돈이 없기 때문이다. 아까도 말했지만 난 물론 굶을 정도로 가난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풍족하지도 않기에 늘 무료로 뭔가를 해결하는 것이 내겐 중요했다. 그렇기에 이벤트 당첨이 내겐 중요하고 지금도 신간의 갈증을 서평단 활동을 통해서 채우고 있는 거다. 그래서 어린 시절 힘들 때면 이외수의 글이 나를 위로해 줬다. 적어도 난 그 만큼은 가난하지 않으니까. 그러면서 칼을 갈았다고나 할까.
이 책을 보면서 난 작은 위로와 큰 위로를 받을 수 있었다. 참 따뜻한 책이다. 그리고 다시금 지금의 청년들이 정말 아파하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우리가 너무 경쟁적으로만 살고 있지는 않은지 반성도 됐다.
온실형 인간이 아닌 잡초형 인간이 되세요. 척박한 환경에서 끊임없이 노력하고 또 끊임없이 인내하며 마침내 성공하는 모습을 보여 주는 그대에게 박수를 보냅니다. 인내심도 연습에 연습을 거듭해야 키워집니다.
오늘도 트위터에는 그의 글이 올라온다. 글 말미에는 접미사처럼 자주 붙는 신종 단어가 있다. 바로 ‘존버’다. ‘존나게 버텨라.’의 준말이란다.
“예술가의 아내라고 하는 자리는 사실 거룩한 자리입니다. 끝까지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진심으로 저는 신한테 떼를 쓰고 싶어요. 축복을 달라고. 그 정도로 거룩한 자리입니다. 곁에 있어 준 것만 하더라도 거룩하고 대단한 겁니다. ”
“모든 아이들을 특별하게 바라봐야 합니다. 모든 아이들을 ‘스팸’으로 만들 것인가, 아니면 ‘스페셜’로 만들 것인가의 문제입니다.”_김태원, <우연에서 기적으로>에서
‘설레면 이기고 긴장하면 진다.’
사실 제가 지금까지 쓴 책을 합하면 40권이 넘습니다. 그런데 제게 대표작이 뭐냐고 물어보면 ‘다음 작품’이라고 하거든요. 그런데 그 말속에는 아픔이 농축되어 있는 겁니다. 수없는 좌절, 수없는 실패, 수없는 자책, 그러면서 사실은 조금씩, 한 계단씩 성장하는 거죠.
김태원: 노아의 방주는 한 쌍씩만 태웁니다. 여러 마리를 태울 수가 없어요. 색깔이 독특한 코끼리, 사자, 호랑이, 한 쌍씩만 탈 수 있죠. 그런데 거기에 탈 수 있는 다른 방법이 하나 있는데 그것은 자기가 다른 종이 되는 수밖에 없어요. 처음 보는 새가 되거나 다리가 다섯 개 달린 범이 되던가 하는 식으로 말이죠. 그래야 배에 오를 자격이 있어요. 너무 같은 색이 많으면 경쟁이 심할 수밖에 없잖아요. 이 시대에도 독특한 사람을 필요로 합니다. 그래서 지금 제가 보이는 겁니다.
이외수: 세상이 나를 위해서 준비해 둔 의자가 없다면 내가 의자를 준비하면 되지 않겠느냐, 내가 차라리 만들자, 그렇게 생각하십시오.
커버 뒷면에 있듯이 이 책은 ‘이외수 김태원이 보내는 따뜻한 위로’이다. 다만 최경 작가가 엮었을 뿐.
지친 당신, 이 책에서 힐링받지 않겠는가. 지금 우리는 정말 힐링이 필요한 시대에 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