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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호랑녀 > 내가 어릴 때 이 책이 있었으면...
말랑하고 쫀득~한 세계 지리 이야기 생각이 자라는 나무 2
케네스 C. 데이비스 지음, 최달수 그림, 노태영 옮김 / 푸른숲주니어 / 2003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고등학교 1학년 때 처음으로 지리를 배웠다. 그때 지리를 가르치셨던 선생님의 별명은 '인간수면제'. 수업 들어와서 나가실 때까지 목소리는 크기도 높낮이도 전혀 변하지 않았다.

심지어는 바로 코앞에서 아이들이 엎드려 자고 있어도 부처님 같은 마음씨로 그냥 못본 척 해주셨으니, 별로 범생이가 아니었던 내가 공부를 열심히 했을 리가 없다. 지리 과목은 내 평균을 깎아먹는 과목이었고, 그나마 수능시험(학력고사였던가?)에 출제되지도 않았으니 태평양과 대서양을 구분이나 할 수 있으면 다행인 정도의 실력이었다.

그러다 대학을 졸업하고, 유럽 배낭여행이라는 것을 가게 되었는데, 그때 스케줄을 짜다 보니 유럽지도가 머리 속에 훤하게 박혔다. 북유럽부터 남유럽까지, 동유럽부터 서유럽까지, 어느 나라에 어느 도시가 있고, 뭐가 유명한가까지 꿰는 데 한 달이 걸리지 않았다. 아, 지리가 어쩌면 재미있을 수도 있겠구나... 생각했다.

10년쯤 전에, 우연히 책을 한 권 발견하고 구입했다. '교과서에서 배우지 못한 세게지리'. 고려원에서 나온 책이었다. 그럴 듯한 제목들이었는데, 난 역시 이 책을 끝까지 읽지 못하고 말았다. 그리고 결국 지리에 대해 길고 높은 담을 쌓게 되었다. 일단 단조로운 글씨체에 빡빡한 편집으로 하품이 좀 나왔다.

그 담을 부순 게 바로 이 책, '말랑하고 쫀득~한 세계 지리 이야기'이다. 앞의 교과서에서 배우지 못한~을 청소년판으로 축약하고 삽화도 곁들여놓은 책이었는데... 딱 내 수준이었다.

지구와 지도, 아시아에서 남극 북극까지... 고등학교 때 1년 내내 나를 괴롭혔던 그 지리시간보다, 이 책을 손에 잡고 있었던 딱 사흘(출근도 해야 하고, 애들도 키워야 하는 엄마임을 감안하면 긴 시간은 아니다)이 적어도 지리에 있어서는 훨씬 영양가가 높았다.

찾아보니, 고려원의 그 책도 푸른숲에서 다시 출판되었다. 제목이 지오그라피 던가? 한번 사보고 싶은 생각이 든다.

다만 한 가지. 2003년 12월에 나온 2쇄본을 봤는데, 초판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너무 심한 오자가 있었다. (출판사에 알려주고 싶어서 홈페이지에도 들어갔는데 아직 게시판이 안 달린 홈피라서 말을 할 곳이 없었다. 푸른숲을 공개적으로 망신주고자 함은 아니니 오해 없길 바란다.)

만리장성의 길이가 4,828km라는데, 하루에 4km씩 걸으면 7주쯤 걸린다고... 했다. 그런데, 하루 4km씩만 걸으면 1,207일이 걸리는데, 그게 어찌 7주랴. 아마 100km씩 걸어야 7주일 것 같다. 원서에 마일로 나온 걸 km로 고치면서 나온 실수였을까?

또, 책 뒤에 연대표가 나오는데, 기원전 1600년에 태평양 연안의 섬들이 식민지로 바뀌었다고... 한다. 아무래도 믿을 수 없다. 기원 후 1000년 무렵에야 바이킹들이 북아메리카를 식민지로 만들었다는 얘기가 나오는데, 기원전 1600년에?

그뿐 아니다. 남극의 기온이 섭씨 마이너스 89도씨 라는 말이 나온다. 섭씨라고 썼으면 마이너스 89도라고만 써도 될 일이고, 마이너스 89도씨라고 썼으면 섭씨라는 말을 빼는 것이 옳을 것 같다. 섭씨 마이너스 89도씨라는 말은 아무래도 거슬리는데, 세 번이나 연거퍼 나온다...

가끔 난해한 문장들이 나오는데, 것두 번역기술의 문제라고 느껴진다. 청소년들이 읽을 책이니 더욱 신경 썼어야 할 것 같은데... 게다가 초판 1쇄도 아니고, 2쇄인데...

너나 잘 하라고 하시는 분들이 있을까 두렵다. 그렇지만, 나는 독자고, 이 책을 만드는 사람들은 전문가니까. 난 돈을 내고 이 책을 사는 거고, 이 사람들은 돈을 받는 거니까... 이해해주시길 바란다. 내 아이 읽히려고 봤더니 좀 걸려서 하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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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두뇌개발 초점책 세트 - 전4권 (병풍책 2권 + 보드북 2권) - 0~2세 아기를 위한
삼성출판사 편집부 엮음 / 삼성출판사 / 2001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많이 안 봐요~

자주 봐야 할 듯 싶네요.

걍 없으면 허전하니깐 구입했는데 욕심대로 활용은 안되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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