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11.17)에 썼던 글이다. 내 친구 한나에게 디카 사용법을 알려주는 에로 사항을 영화의 내용에 빗대어 쓴 일기인 셈이다.

아참 내가 쓴 글엔 항상 특징이 있는데 ... 마지막 단락만 읽으면 된다는 거다. 그 앞 내용은 주로 횡설수설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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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Bend It Like Beckham (슈팅 라이크 베컴) 이라는 영화를 DVD로 다시 보았다. 이 영화를 올해 초에도 본 적이 있지만 다시금 관심을 가지게 되었던 계기는 대학 학부 마지막 학기였던 여름 계절 학기 (-_-;;;) 때 '인류학 개론' 수업을 들으면서부터였다.

이 영화가 많은 것을 함축하고 있는데, 내가 특히 주목했던 점은 영국이라는 '타문화'에 살고 있는 인도계 사람들의 문화(여성의 성역할, 결혼 문화 등)에 대한 것이었다. 영화의 줄거리상 전혀 필요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주인공 '제스'의 언니의 결혼식날 뜬금 없이 사람들이 치고 박고 싸우는 장면이 나오는 것은, 인도식 결혼식에서 '싸움'이 절대 빠질 수 없다는 문화적 이해가 없이는, 그저 '옥의 티'로만 보일런지 모르겠다.

물론 여자가 소위 남자들의 운동이라 불리는 '축구'를 하는데서 오는 어려움과 그 극복 의지를 유쾌하게 그렸다는 점 역시 무시할 수 없겠지만 말이다.

Who wants to cook Aloo Gobi when you can bend a ball like Beckham?

이런 대사가 영화상에서 여러 차례 언급되는데, 'Aloo Gobi'가 인도식 카레라는 사실을 모르면 잘 느낌이 안오는 대사이다. (카레 만드는 방법을 배우는 건 쉬워도 베컴처럼 휘는 슛을 날리는 걸 익히는 건 힘들다는 의미로 해석해 볼 수 있다.) DVD에 포함된 special features에는 Aloo Gobi Recipe에 대해 감독이 별도로 아주아주 친절하게 설명을 해주는데, 시간이 많은 나는 이마저도 흥미롭게(^^) 본 바 있다.

감독인 거린더 차다는 영국이라는 백인 사회에 완전히 동화되지 못하는 이민자들의 초상을 이 영화에서도 그려내고 있는 것이다.

영화 속 문화에 대한 이야기는 이 정도로 하고, 이 영화가 한국에 소개될 때 ('슈팅 라이크 베컴'으로 영화 제목을 바꿈) 나온 Trailers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trailer를 보면 줄스(축구를 좋아하는 영국 소녀)의 아버지가 어머니에게 축구 규칙인 'offside'와 'onside'에 대해 열심히 가르치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축구에 대해 도무지 알지도 못하고 관심도 없는 어머니에게 축구 규칙을 알려 주기 위해서 줄스 아버지는 식탁 위 병을 움직이면서 아주 흥미롭게 설명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를테면, 사이다병을 코카콜라병보다 앞에 두면 offside라는 식으로~)

오늘 한나를 만났다. 요즘 들어 한나와 너무 자주 만나고 있다 ;;;
한나랑은 워낙 편한 사이이긴 하지만, 너무 자주 만나는 건 앞으로 자제해야 겠다. 어차피 대전 내려가면 거의 얼굴 볼 기회가 없을테니 말이다. ;;;

디지털 카메라를 대신 알아봐서 골라달라 해서 여자들이 쓰기에 편리할 꺼 같은 Nikon coolpix 3100을 구입해 줬다. 집에 도착한 건 월요일이긴 한데, 요즘 내가 다른 할일이 좀 많아서 (짐 정리~) 원래 목요일이나 금요일에 만나서 디카 주고 사용 방법도 알려줄 작정이었다. 그런데 낮잠 자고 있는데 한나가 갑자기 전화 와서 오늘 디카 달라고 해서 얼떨결에 승낙을 했다.

기계에 대해 이해력이 일반인보다 조금(?) 떨어지는 한나에게 디카 사용법을 알려 주는 것은 내게 적잖은 부담을 주었다. 안그래도 며칠 전에 아주 어려운(?) 컴퓨터 사용법을 알려 주느라 고생을 좀 했기 때문에 오늘 한나 만나러 가면서 긴장을 많이 했다.

순간 '슈팅 라이크 베컴'에서 줄스의 아버지가 그 어머니에게 축구 규칙을 알려 주기 위해 썼던 방식이 생각 났다. 상대방이 이해할 수 있는 쉬운 소재를 잡아서 다소 유치한 방식으로 설명하는 거였다.

역시나... 대성공이었다. 근데 내가 뭐라 말했는지는 한나가 공개하지 말라고 했다. ;;;

피곤하다. 자야 겠다.


(결론)
김지훈은 영화 보고 나서 깨달은 걸 자랑하고 싶었다.
김지훈은 유한나에게 디카 사용법을 알려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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