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한 엄마 무관심한 아빠 - 오은영 박사의 불안감 없는 육아 동지 솔루션
오은영 지음 / 김영사 / 2017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불안을 인정할 것.

불안을 인정한다는 게 어떤 건지?

'오, 나 지금 불안해' 이런 건가?

불안을 회피하려 하지 말라는데 나는 그게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다.

이것도 불안의 한 증상인 건가.

단순히 이해력이 떨어지는 거겠지...

 

아이를 출산한 이후로 육아 서적을 몇 권 읽었다.

딱히 기억에 남는 것은 없지만, 신기하게도 대체로 비슷한 과정을 거쳤다.

육아가 힘들다 → 나도, 아이도 이해가 안 된다 → 이대로는 안 되겠다 → 육아 책을 읽는다 → 책에 나온대로 해본다 → 책대로 안 된다 → 내 맘대로 한다...

지금 생각하면 왜 그렇게 성급하고 멍청했지, 싶어서 부끄럽지만 당시엔 몹시 간절했다.

간절하고 피곤하고 지쳐서 얼른 이 상황이 해결(?)되길 바랐다.

몇 번의 시도와 좌절 끝에 얻은 결론 중 하나는 사람 일은 책대로 안 된다는 것(너무 당연한가).

그리고 여유를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나에게도 아이에게도 시간이 필요하다, 우리는 서로를 알아가고 있는 거다, 모든 걸 알 수는 없겠지만 바라보고 귀기울이는 게 중요하다, 내려 놓아야 한다...

이런 마음가짐이라면 조금은 덜 힘들지 않겠나.

 

요즘 내가 아이와 아주 평화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어서 이 책이 싱겁게 느껴지는 건가.

한번 절박해 봐야 가슴에 와 닿으려나.

심지어 내용도 (내 생각엔) 먼 미래의 일인 것만 같다.(아이가 이제 19개월인데, 말도 못하는데... 대화로 어쩌고 저쩌고, 초딩이 어쩌고 저쩌고... 응???)

 

제목부터가 "불안한 엄마 무관심한 아빠"라니, 딱 내 상황이다 싶은 사람들이 펼쳐보지 않겠는가.

뭔가 해답이 있을 것만 같아서, 간절해져서 말이다.

나도 제목만 보고 딱 내 얘기다 싶은 어느 날 이 책을 구입했을 것이다.(기억 상실)

사놓고는 막상 읽을 여유도 없어서 이제야 펼쳤겠지.

 

그래, 육아책은 심신이 평화로울 때 읽어야 한다.

나와 아이를 객관적...까지는 아니더라도 약간 거리를 두고 바라보려면 비교적 좋은 시절(?)에 읽는 게 나은 것 같다.

책 한 권 읽고서 큰 변화가 일어나길 기대하는 것보다, 나 자신을 성찰하는 데 시간을 쓰는 것이 독서의 효용이 아닐까 싶다.

이렇게 멀쩡하고 당연한 소리를 늘어놓을 줄 아는 나도 상황이 절박하면 책 한 권에 말도 안 되는 기대를 품는다.

아, 제발 절박한 상황이 오지 않기를.

이 아름다운 시간을 좀더 깊이, 뜨겁게 누리고 싶다.

첫째는 자신을 자주 들여다볼 것. (...) 두 번째는 자기 자신한테 조금 너그러워져야 한다. 너무 지나치게 완벽하려고 애쓰지 말라는 것이다.
(51~52쪽)

불안하면 생각을 정리해라. 결단할 것은 결단하고 버릴 것은 버려야 한다.
(38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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