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항상 패배자에게 끌린다 - 내 취향대로 살며 사랑하고 배우는 법
김경 지음 / 달 / 2013년 4월
평점 :
절판


부럽다.

글 잘 쓰는 사람을 보면 그 글에 매료된 나머지 잠시나마 글쓴이의 생각에까지 동화된다.

나와 다른 '취향'을 펼쳐놓는데도 어쩐지 따라하고 싶어진달까.

 

김경의 글을 연달아 읽으면서(<뷰티풀 몬스터>와 이 책) 난 내용도 물론이지만 에피소드, 표현방식, 단어 선택, 연상의 고리들 같은 것에 더욱 끌렸다.

그것이야말로 김경이란 사람을 보여주는 장치들이다.

이를테면 특정한 상황에서 지난 일을 떠올리고, 어떤 예술가를 떠올리고, 문장을 떠올리고, 다시 자신의 삶에 끌어오는 그런 것들.

자주 사용하지 않아서 오랜만에 접하는 단어들과 '어쩜 저걸 저렇게 표현하지?' 싶은 문장들.

왠지 이 사람은 고상하고 지적인 것 같으면서도 어딘지 속물적이고 우중충하며 애틋한 구석이 있다.

 

 

읽고 나니 미묘한 느낌이 든다.

읽을 때는 '아, 이 사람 매력 있네'라며 뭔가 친근한 느낌마저 가졌는데 읽고 나니 모든 것이 희미하다.

"나는 항상 패배자에게 끌린다"는 것 말고는(사실 이것조차도) 김경의 '취향'이 정확히 어떤 것인지 두루뭉술하다.(대충 읽은 건가...)

더불어 그녀의 '스타일'은 그녀 말에 따르면 '그런지'한 스타일이라는데 쉽게 상상이 가질 않는다.

확실한 건, 그녀는 책도 읽고 음악도 듣고 미술관에도 가고 영화도 보고 여행도 다니며, 강원도에서 화가 남편과 함께 여러 가지를 만들면서 살고 있다는 것이다.

즉, 그녀는 그녀의 취향대로 잘 살고 있다.

그게 어떤 취향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자본과 사회가 인정하고 종용하는 방식이 아니라 자신의 생각과 느낌, 가치관을 보여주는 방식으로 사는 거다.(그런 거라고 생각한다)

여기까지 적고 보니 김경이 말한 취향이란 삶의 방식이자 그 사람과 그의 인생을 담고 있는 뭔가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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