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식민지 독립선언 - 서울민국 타파가 나라를 살린다
강준만 지음 / 개마고원 / 2015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지방’(地方)이라는 이슈에 꾸준한 관심을 보이며 지방은 식민지라 주장해 온 강준만의 새 책이다. 전작 지방은 식민지다에서 지방 문제의 현실을 꼼꼼히 짚었다면, 이번 책에서는 그 원인과 해결책을 보완해서 논의하고 있다.

 

식민지라는 표현이 과격한 느낌을 주기도 하지만, 강준만의 논의를 따라가다 보면 지방은 식민지라는 주장에 고개를 끄덕이게 될 것이다. 어째서 지방은 (중앙의, 서울의, 수도권의)식민지인가? 중앙에 의해 통제된다는 점, 중앙을 선망한다는 점, 중앙에 의해서 규정당하고 평가된다는 점 등에서 그렇다. 차분하게 말하는 것 같겠지만, 태어나서부터 지금까지 지방에서만 살아온 나는 책을 읽는 내내 가슴속에서 울화가 치밀었다. 강준만이 비분강개의 투로 글을 쓴 것에 십분 공감하며, 도대체 나는 무엇을 할 수 있는 것인지 생각해보게 된다(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다는 사실에 기운이 빠지지만).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읽었으면 좋겠다.

 

서울로 인구를 유인하는 구조를 그대로 둔 채 아무리 규제를 가해봐야 부질없는 일이었다. 왜 서울로 인구가 집중되는가? 권력과 부, 그리고 그 권력과 부에 접근할 수 있는 주요 수단인 명문 대학이 서울에 집중돼 있기 때문이다.”(66)

참말로 정곡을 찌르는 분석이다. 학생들은 인서울대학으로 진학하기 위해 죽기 살기로 공부하고, 대학을 졸업한 청년들은 일자리를 찾아 서울로 떠난다. 자신이 나고 자란 고향에 자리를 잡고 싶어도 마땅한 일자리가 없어 서울로 가는 것이다. 학업과 취업뿐만이 아니다. 강연회, 공연 등의 대부분은 서울에서 열린다. 음악과 미술, 연기 등을 하려고 해도 서울이 아니면 힘들다. 시위를 해도 서울 가서 해야 주목받는다. 심지어 뉴스의 선거 소식도 서울 중심이다. 지난해 64지방선거에서 나는 우리 지역 후보 소식이나 토론회보다 서울 시장과 서울시 교육감 선거 소식을 훨씬 많이 접했다. 왜 서울시 선거 후보 소식이 나라 전체의 이슈가 되어야 하는지도 모른 채 무덤덤하게 뉴스를 접했다. 서울은 그만큼 힘이 세다.

 

우리 지역 출신이 권력을 잡아야 우리 지역이 더 많은 돈을 가져올 수 있다는 생각, 이게 바로 모든 문제의 근원이다.”(115)

지방에서의 일자리를 위해 그간 정부는 무슨 일을 해왔던가? 지방의 젊은이들은 이런 질문을 던지지 않는다.”(199)

 

그래서 결론은? “우리 지역 출신이 중앙권력을 잡는 게 우리에게 더 이익이다”(288)는 생각을 버리고 지방의 이익을 생각하여 지방 식민지 독립투쟁에 나서자는 것이다. “비수도권에서는 수도권의 입장까지 헤아리는 제3의 대안들을 적극 제시해야”(293)하며, “비수도권의 연구홍보 기능이 앞서야 한다. 돈과 인력을 더 많이 투자해야 한다.”(294).

 

 지방 독립 만세!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