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저히 속도가 안나는, 속도를 낼 수 없는 책이다. 문장을, 상황을, 감정을 곱씹느라 내 마음도 혼란스럽다. ‘예순이 넘은 페미니스트의 글‘이라는 걸, 나는 처음 접해보는 것처럼 놀랍고 새롭고 황홀하기까지 하다. 대체 뭣 때문에?
˝나는, 멀었다.˝(40쪽)
˝자괴는 공소시효도 없이 무의식에 달라붙어 있다가, 일상을 꼬투리 삼아 느닷없이 머리끄덩이를 틀어쥐고 돌려세워, 내 면상에다 수치스러운 나를 들이미는구나.˝(47쪽)
그 밖에도, 여러 문장들에서 자꾸 걸려 넘어져 겨우 50쪽을 읽었다.
좋다기보다... 나를 보게 된달까.